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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하느님의 일은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구나!”

작성자 : 홍보실 등록일 : 2021-01-18 17:26:39 조회수 : 740

너는 하느님의 일은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구나!”



하느님의 일사람의 일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왜 예수님께서는 베드로 사도에게 하느님의 일은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마태 16,23) 한다고 하시면서 그에게 사탄이라고 말씀하셨을까요?


베드로 사도는 스승님은 살아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이십니다.”(마태 16,16)라고 고백했습니다. 그랬던 베드로 사도가 예수님에게서 사탄아, 내게서 물러가라. 너는 나에게 걸림돌이다.”(마태 16,23)라는 소리를 듣습니다. “바리사이들과 사두가이들의 누룩을 조심”(마태 16,11) 하라는 말씀의 의미를 깨닫지 못했기 때문일까요?


베드로 사도에게 지금의 현실은 매우 만족스러웠을 것입니다. 교회의 반석이 되었고, 악의 세력도 이기지 못할 힘을 얻었고, 하늘나라의 열쇠를 받았습니다. 이제 베드로 사도의 미래는 탄탄대로가 되었습니다. 이러한 현실을 놓치고 싶지 않았을 것이고, 그 무엇과도 바꾸고 싶지 않았을 것입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조금의 만족스러움이 생기면 그것으로 인해 갈등과 미움, 때로는 분노의 상황에 놓이기도 합니다. 부모와 자식의 관계에서도 그렇습니다. 물질적인 것에서 오는 것이든, 정서적인 것에서 오는 것이든, 자신의 이해관계와 안위에 방해가 되는 것이면 용납하지 않습니다. 하느님의 일과 사람의 일을 구분하지 못하는 분별력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되는 것입니다.


영적인 성장, 신앙의 성숙을 위해서 식별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이렇게 생각해보면 좋겠습니다. 아름다운 화단이 언덕 위에 있습니다. 이 화단에 물을 주기 위해서 언덕 아래 냇가로 가 물을 길어왔습니다. 힘들지만 아름다운 꽃을 보면서 위안을 얻습니다. 하지만 화단 가까이에 우물이 있으면 한결 수고를 덜 것 같아 우물을 팠습니다. 물 주는 것도 쉬워졌고 꽃들도 더 잘 자라는 것 같았습니다. 한 걸음 더 나가서 우물에 관을 연결해서 물을 주니 수고는 없어지고 여유롭게 아름다운 꽃을 볼 수 있어서 더 좋았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다가 문득, 이 동산의 꽃들에게 더 좋은 것은 자신의 노력과 수고(=사람의 일)가 전부가 아니라, 주님께서 제때 알맞은 양의 비를 내려 주시는 것(=하느님의 일) 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하느님의 일은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을 생각할 때 우리는 영적인 성장, 신앙의 성숙을 막는 큰 걸림돌에 걸려 넘어집니다. 올바르게 식별하지 못하고 악의 유혹에 쉽게 빠져드는 것입니다. 우리의 노력과 수고가 헛되지 않은 것은 주님께서 말씀하신 영원한 생명이 있기에 그렇습니다.


| 이철구 요셉 신부(1대리구 복음화1국 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