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正義), 언행일치로
모든 인간을 선으로 창조하신 하느님 아버지께서 맏아들(다른 민족 사람들, 세리, 죄인)과 작은아들(유대인, 지도자)에게 “포도밭에 가서 일”을 하라고 명하십니다.
아버지 말씀에 맏아들은 “싫습니다.”라고 대답했지만 생각을 바꾸어 일하러 갔고, 작은아들은 “가겠습니다.” 하였지만 결국 가지 않았습니다.
오늘 복음이 우리에게 주고자 하는 가르침은, 큰아들처럼 하느님의 의로움을 실천하겠다고 약속하지는 않았지만 그것을 실천하는 것이, 작은아들처럼 그것을 실천하겠다고 약속하고서 이행하지 않는 것보다는 낫다는 것입니다.
복음을 보면 요한이 와서 의로운 길을 가르칠 때, 세리와 죄인들은 그를 믿었지만 당시 지도자들은 그를 믿지 않았습니다. 요한의 예언을 통해 당신의 계명을 지키라는 하느님의 경고 소리를 분명히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지도자들은 자신들의 사회적 지위와 지식에 취해 교만에 빠져있었습니다.
또한, 많은 것을 오직 율법에만 의지하였고, 죄에 대한 회개조차도 하찮게 여겼으며, 아브라함에게 물려받은 고귀한 특권을 자랑삼을 뿐이었습니다(교부들의 성경주해 中). 분명 “예, 가겠습니다.” 하였지만, 가지 않은 삶을 살았습니다.
그러나 세리와 죄인들은 자신들이 처해있는 상황이 이미 죄 중에 있는 상태임을 깨닫고 있었고, 비록 죄의 상태에 머물고 있었지만 구원에 대한 희망을 포기하고 싶지는 않았던 것입니다. 그러기에 예수님께로부터 오는 구원을 받기 위해 요한에게 세례를 받게 됩니다. 그들은 “싫습니다.” 하였지만 말과는 다르게 가서 최선을 다해 살았습니다.
포도밭에서 일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그것은 ‘정의’를 실천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리스도인들에게 있어 정의를 실천한다는 것은 ‘소명’을 이야기합니다.
일방적인 것이 아닌 대등함을, 서로의 대결이 아닌 평화를, 분열이 있는 곳에 일치를, 증오가 있는 곳에 화해를, 절망이 있는 곳에 희망을, 상처가 있는 곳에 치유를 가져다주는 것을 말합니다(세상을 통해 본 한국천주교회사 中).
이렇게 우리가 소명을 다하기 위해서는 “무슨 일이든 이기심이나 허영심으로 하지 마십시오. 오히려 겸손한 마음으로 서로 남을 자기보다 낫게 여기십시오.”(필리 2,3) 라는 독서 말씀대로 살아가야 할 것입니다.
글 | 김진우 베드로 신부(제1대리구 복음화2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