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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의 수호성인, 체칠리아 (축일 11월 22일)

작성자 : 홍보국 등록일 : 2024-11-15 10:06:12 조회수 : 84

‘체칠리아’는 ‘첼리 릴리아’(coeli lilia)라는 말에서 나왔습니다. ‘천국의 백합’이란 뜻입니다. 체칠리아 성녀(?~230년)는 그 이름처럼 아름다우면서 깨끗하고 정결하게 살았습니다. 


체칠리아는 이탈리아 로마의 명문 가문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녀는 신앙심이 매우 깊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기도를 많이 했고, 성경을 품에 꼭 안고 다녔습니다. 체칠리아는 하느님께 자신을 봉헌하기로 약속했습니다. 그런데 부모님은 체칠리아를 한 젊은이와 약혼시켰습니다. 결혼식 날짜가 점차 다가오자 체칠리아는 하느님께 기도드렸습니다. “하느님, 제 몸과 마음을 정결하게 지켜주세요.” 그 순간 하늘에서 오르간 소리가 장엄하게 울려 퍼졌습니다. 이 모습을 르네상스 시대의 화가 라파엘로는 ‘성녀 체칠리아와 성인들’이란 제목으로 그렸습니다. 오르간을 치는 체칠리아가 하늘에서 노래하는 천사들을 올려다보고 있고, 네 명의 거룩한 성인들(바오로, 요한, 아우구스티노, 마리아 막달레나)이 체칠리아를 둘러싸고 있습니다. 체칠리아의 발아래에는 바이올린, 북, 트라이앵글, 탬버린 등의 악기가 놓여 있습니다. 그래서 체칠리아를 ‘음악의 수호성인’이라 부릅니다. 


결혼식 날이 되자 체칠리아는 금실로 짠 아름다운 결혼 예복을 입었습니다. 그리고 예복 속에 동정을 지키겠다는 굳은 표시로 거친 천으로 짠 속옷을 입었습니다. 결혼식이 끝나 신랑과 단둘이 있게 되자, 체칠리아가 간곡하게 말했습니다. “나는 하느님께 동정을 약속했습니다. 그래서 수호천사가 나를 지켜주고 있습니다. 그러니 당신도 나의 동정을 지켜주세요.” 그리고 체칠리아는 신랑에게 우르바노 신부를 찾아가라고 했습니다. 우르바노 신부를 찾아간 신랑은 가톨릭 교리를 배웠고, 세례까지 받았습니다. 집으로 돌아온 신랑은 체칠리아가 천사들과 이야기하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천사는 한 손에 장미 화관을 다른 손에는 백합 화관을 들고 있었습니다. 천사는 이 부부에게 몸과 마음을 정결하게 지키라고 했습니다. 신랑은 자신의 동생도 세례를 받게 했습니다. 그 후, 형제는 자신들이 가진 재산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주었고, 많은 사람에게 복음을 전했습니다. 


로마인들은 형제에게 로마의 신을 숭배하지 않는다는 죄를 뒤집어씌워 참수했습니다. 또한, 체칠리아도 체포해 로마의 신을 숭배하지 않는다는 똑같은 죄로 사형을 선고했습니다. 체칠리아는 ‘뜨거운 증기로 쪄 죽이는’ 형을 받았습니다. 그들은 체칠리아를 욕탕 안에 넣고 밤새 불을 땠으나 그녀는 땀 한 방울도 흘리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체칠리아에게 참수형이 내려졌고 칼로 목을 세 번이나 쳤습니다. 체칠리아는 목이 잘리는 극심한 고통 속에서도 손가락으로 삼위일체를 표시하고는 숨을 거두었습니다. 


“순교를 과거로만 이해해서는 안 됩니다.

순교는 현재이며 미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