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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를 닮은 렙톤 두 닢

작성자 : 홍보국 등록일 : 2024-11-08 11:57:30 조회수 : 91


전 재산 렙톤 두 닢을 낸 가난한 과부의 삶은 ‘예수님의 삶’과 닮았습니다. 

예수님은 마구간에서 태어나셨고, 가난한 동네 목수로 사셨습니다. 공생활 중에 그분은 언제나 가난한 이들 사이에 계셨습니다. ‘머리 둘 곳조차 없는’(마태 8,20) 가난한 예수님은 전 재산을 봉헌한 가난한 과부처럼 매일 모든 것을 봉헌하며 하늘 나라의 신비를 우리에게 보여주셨습니다. 


세속적으로 초라한 렙톤 두 닢은 ‘예수님의 십자가’와 닮았습니다.

예수님의 십자가는 메시아의 영광이나 강한 자의 성공이 아니었습니다. 십자가는 모든 것을 빼앗긴 이가 보여줄 수 있는 가장 비참한 모습이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위기에도 꺾이지 않고 신뢰의 힘으로 나아가 십자가와 부활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습니다(참조: 마틴 슐레스케, 『울림』). 가장 비참한 지금의 상황이 온 세상에 가장 귀한 제물이 되었습니다. 


하느님만을 바라보고 하느님께 다가간 가난한 과부의 마음은 ‘예수님의 마음’과 닮았습니다. 

예수님은 아무리 바쁘고 복잡한 상황 속에서도 하느님께 기도하는 것을 언제나 우선시하셨습니다. 항상 하느님을 바라는 그 마음은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할 것이다.”(요한 8,32)라는 그 말씀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합니다. 하느님만을 바라는 마음은 렙톤 두 닢을 가장 향기로운 제물로 바꾸어 주었습니다. 


가난한 과부의 봉헌은 우리가 놓치고 살아왔던 신앙인의 자세를 깨닫게 도와줍니다. 우리는 예수님의 삶을 묵상하고 닮아가야 합니다. 우리의 봉헌은 세속적으로 귀한 것만이 아니라 고통과 비참함도 포함되어야 합니다. 우리는 예수님의 마음에 자주 머물며 그 마음으로 살아가길 주저해서는 안 됩니다. 


만약 우리가 복음 속 복된 여인처럼 하느님을 간절한 마음으로 바라고 자신의 비천함을 부끄러워하지 않으며 그분과 함께 하고자 노력한다면, 전능하시고 자비로우신 하느님은 우리의 발걸음을 누구보다 기쁘게 인정해 주시고 축복해 주실 것입니다. 


“전능하시고 자비로우신 하느님,

저희에게 해로운 것을 모두 물리쳐 주시어, 

저희가 평안한 몸과 마음으로,

자유로이 하느님의 뜻을 따르게 하소서”

(오늘 미사 ‘본기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