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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함, 절실함, 영원함

작성자 : 홍보국 등록일 : 2024-10-11 09:55:37 조회수 : 109

지금이 너무나 편안하고 만족스럽다면, 과연 우리는 절실한 마음으로 살 수 있을까요? 일상에서 부족함을 느끼기 어려운 사람이라면 그에게 무언가를 향한 간절함이 얼마나 존재할까요? 저는 절실하고 간절한 마음은 풍요로움보다 부족함 혹은 결핍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이 부분을 정확히 짚어주십니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어떤 사람’은 아마 부유한 사람이었던 모양입니다. 그가 예수님께 “영원한 생명을 받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합니까?”라고 묻자, 예수님께서는 십계명을 언급하시고 그에게 “부족한 것이 하나 있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여러 개도 아니고 예수님께서 가리키신 단 하나는 바로 ‘가진 것을 팔아 나누라.’라는 말씀이었습니다. 


영원한 생명과 가난을 추구하는 삶, 이 두 가지의 연결고리는 바로 ‘절실함’입니다. 그 이유는 ‘영원’을 살펴볼 때 찾을 수 있습니다. 인간은 누구나 죽지만,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과 영원히 함께하길 원합니다.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할 때 우리는 그 순간이 영원하길 바랍니다. 그러나 그 누구도 인간의 노력으로 영원함을 얻어낸 적은 없습니다. 예수님이 아니라면, 영원함은 인간에게 지독한 결핍으로 남아 있을 뿐입니다. 


곧, 영원 혹은 영원한 생명에 대한 갈망은 인간 존재의 결핍에서 나오는 것인데, 만약 삶이 너무나 풍족하고 안락하다면 영원한 생명을 얻기란 매우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복음에서 예수님은 그를 괴롭히기 위해 ‘재산을 포기하라.’고 말씀하신 것이 아닙니다. 예수님은 그 사람이 무릎을 꿇으면서까지 갈망하는 영원한 생명이 그의 재산 때문에 멀어지고 있음을 가르쳐주십니다.


하느님을 향한 절실한 마음 없이 영원한 생명에 가까워지기란 너무나도 어려운 일입니다. 세상의 풍요로움을 추구할 때 영원을 위한 절실함에서 멀어지니 우리는 비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다만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는 맙시다. 단번에 모든 것을 완성할 수는 없습니다. 오늘 마실 커피 한 잔 값으로 타인을 돕고, 커피에 대한 허전함을 주님의 사랑으로 채워보십시오. 일상의 작은 봉헌은 우리에게 무엇이 더 소중한지 깨닫도록 도와줄 것입니다. 조건 없는 일상의 선행들은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에 대한 절실함을 키워줄 것입니다. 


인간적 욕구에 대한 절실함은 우리를 초조하고 불안하게 만들지만, 하늘나라에 대한 절실함은 우리를 평화롭고 행복하게 만듭니다. 여러분은 어떤 절실함을 선택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