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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인의 불가해소성(不可解消性)

작성자 : 홍보국 등록일 : 2024-10-04 10:40:38 조회수 : 111

오늘 복음에서 “남편이 아내를 버려도 됩니까?”라는 바리사이들의 질문에, 예수님께서는 “창조 때부터 ‘하느님께서는 사람들을 남자와 여자로 만드셨다.’ ‘그러므로 남자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떠나 아내와 결합하여, 둘이 한 몸이 될 것이다.’ 따라서 그들은 이제 둘이 아니라 한 몸이다. 하느님께서 맺어 주신 것을 사람이 갈라놓아서는 안 된다.”라며 ‘혼인의 불가해소성’(不可解消性)을 천명하십니다.


당시 이스라엘 남자들은 “어떤 남자가 여자를 맞아들여 혼인하였는데, 그 여자에게서 추한 것이 드러나 눈에 들지 않을 경우, 이혼 증서를 써서 손에 쥐여 주고 자기 집에서 내보낼 수 있다.”(신명 24,1)라는 성경 말씀을 근거로 아내를 내보내는 일을 남용했습니다. 남자들은 성경에 언급된 ‘추한 것’을 멋대로 확대해석해 아내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아내에게) 온갖 허물을 뒤집어씌워 집에서 내쫓았습니다. 아내를 버리는 것을 남자들의 특권이며 자연스러운 것으로 여기고 있었던 이스라엘 남자들과 또 그것을 정당화했던 바리사이파 사람들에게 예수님께서는 “하느님께서 맺어 주신 것을 사람이 갈라놓아서는 안 된다.”라며 이혼할 수 없음을 분명히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이혼을 허락했던 모세의 잘못을 지적하심으로써 이스라엘 남자들에게 미움을 받고 여러 가지 불이익을 당할 것을 아셨으면서도 이혼할 수 없음을 단호하게 말씀하신 것은, 상대방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이혼을 하는 것은 ‘하느님의 뜻에 위배되는 것’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집안이 화목하면 모든 일이 잘 된다.’라는 뜻의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가정이 화목하고 평안할 때 인간은 진정으로 행복할 수 있지만, 가정이 파괴되면 인간은 불행에 빠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우리는 너무도 잘 알고 있습니다. 가정은 ‘부부 관계’와 ‘부모와 자녀 관계’로 이루어진 공동체입니다. 이혼은 가정의 근간인 ‘부부 관계’를 해체하는 행위로 가정을 파탄으로 이끌기에, 교회는 ‘혼인의 불가해소성’을 천명하며 교회법으로 엄격히 이혼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요즘 우리 사회에는 이혼이 성행하고 있습니다. 우리 신앙인도 ‘하느님께서 짝지어 주신 것을 사람이 갈라놓아서는 안 된다.’라는 예수님의 가르침을 저버리고 세속의 논리에 따라 너무나도 손쉽게 이혼을 선택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내가 직접 이혼하지는 않더라도 가족, 친척, 이웃들에게 이혼을 권유한 적은 없는지, 다른 이들이 이혼 문제에 대해 상의해 왔을 때 간접적으로 동의하지는 않았는지 생각해 봐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