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와 천주교의 첫 만남은 아마 1974년 4월 함열 성당 옆 익산군 보건소로 발령을 받은 날부터일 것입니다. 그날 성당 첨탑 십자가가 왜 이리 크고 눈부시게 보였던지 지금도 생각하면 신기합니다. 그 후 ‘미사는 어떻게 진행되는지 한번 참석해 봐야겠다.’는 내면의 바람이 아마 첫 신앙의 시작인 것 같습니다.
76년 군에 입대하여 평택 서정리에 배치되었습니다. 어느 주일 아침, 성당에 갈 사람은 나오라는 소리에 무작정 달려나갔습니다. 물론 간식과 점심을 준다는 유혹도 한몫했음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그 후 매주일 아침이면 부대원과 같이 서정리 성당에 가게 되었고, 그때마다 신부님과 자매님들이 정겹게 맞아주곤 하였습니다. 그때는 신자도 아니었는데 왜이리 신났던지….
세월이 흘러 오산에 정착하였고, 우연한 기회에 차편이 없는 신자분들을 갈곶동 성당에 태워다 주기를 반복적으로 하니 주님의 부르심인지 교리교육을 받게 되었고 2012년 세례, 2016년 견진성사를 받았습니다.
1974년 처음 관심을 갖고 50여 년이 지난 지금 돌이켜보면 주님께서 왜 이리 오랜 시간 부르지 않고 주변만 뱅뱅돌게 하셨는지, 좀 더 일찍 가까이에 두지 않고 왜 이리저리 방황하게 하셨는지.... 그래도 늦게나마 잊지 않으시고 불러주심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주님은 언젠가 꼭 부르십니다. 시간이 조금 걸릴 뿐!! 비록 믿음이 많이 부족하지만 언제나 주님만을 믿고 의지하며 신앙생활을 이어 가리라 다짐해봅니다. 지금도 서정리 성당 사진을 보면 완전군장에 서정리에서 평택까지 구보하던 옛 추억과 인자하신 신부님과 자매님이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문득 그때가 그리워집니다. 항상 주님의 보살핌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