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초대 받았지만
아무나 들어갈 수 없는 하느님 나라”
예수님을 믿고 따르는 우리는 가슴속에 소중한 꿈,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고귀한 보물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바로 “하느님 나라”입니다. 우리의 최종 목적지는 바로 그곳입니다. 세상에서 제아무리 부귀영화를 누리며 잘 살았고,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평범하게, 나름대로 열심히 살았다 하더라도 하느님 나라의 잔치에 함께하지 못한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예수님께서는 오늘 “아들의 혼인 잔치를 베푼 어떤 임금의 비유”를 통해 ‘하느님 나라’에 대해 말씀해 주고 계십니다. 하느님 나라에는 누가 초대되었고, 잔치의 기쁨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이들이 누구인지 명확히 알려 주십니다. 하느님 나라는 “누구나 초대받았지만 아무나 들어갈 수 없는 하느님 나라”라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 말씀은 하느님께서는 본래 하느님 나라에 초대받았던 이들이 여러 핑계를 대며 초대를 거절하자 선한 사람뿐만 아니라 악한 사람까지 모든 이를 초대해 주셨다는 것과 잔치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합당한 예복을 꼭 갖춰야 함을 알려주십니다.
먼저 왜 그들이 초대에 응답하지 못했을까 묵상해 봅니다.
초대에 응답하기 위해서는 내 것을 내어놓는 ‘결단’이 필요합니다. 내 것을 포기하지 않고는 불가능합니다. 즉, 하느님께서 나를 초대하시면 즉시 응답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나는 지금 주님의 초대에 잘 응답하고 있습니까? 여러 가지 이유와 핑계가 앞서지는 않습니까? 주님의 초대에 기쁜 마음으로 응답하기 위해서는 ‘인간적인 욕망’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세상적인 욕망에 사로잡혀 있을 때, 하느님의 초대에 응답할 수 없고 하느님과 멀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더욱이 내 노력만으로도 그 욕망이 조금씩 조금씩 채워진다고 착각하는 순간부터 하느님 없이도 모든 것이 가능하다는 교만에 빠져버리기 쉽습니다. 하느님 나라를 잊고 살아가게 됩니다. 그러다 보면 하느님의 초대에 응답할 수 없습니다.
이제 하느님의 초대에 응답했다면 잔치에 ‘합당한 예복’을 준비해야 합니다. 주님께서는 ‘합당한 예복을 갖춘 사람만이 그 잔치의 기쁨을 함께 누릴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초대받기 전까지 그 사람이 무슨 일을 했고, 어떻게 살았는지는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당신의 초대를 받고 응답하며 살아가고 있는 지금, 이 순간 하느님 나라 잔치에 합당한 모습을 얼마나 갖추고 있느냐가 중요합니다.
우리는 하느님 나라 잔치에 초대를 받고, 응답하며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주님의 뜻에 따라 믿음과 희망과 사랑의 삶을 살아가며 합당한 예복을 준비하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나는 지금 마지막 날 “하느님 나라”에 마련된 잔치에서 영원한 기쁨을 나누기 위해 합당한 예복을 잘 준비하고 있습니까?
글 | 이용기 안드레아 신부(교구 복음화국장 겸 제2대리구 복음화1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