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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이 이어주신 인연

작성자 : 홍보국 등록일 : 2024-08-09 11:15:40 조회수 : 178

고등학교 1학년 때쯤 손을 다쳐 오른손 중지를 서너 바늘 꿰맸었습니다. 붕대를 갈아 끼우려 찾아간 양호실, 그때가 아델라 수녀님과의 첫 만남이었습니다. ‘병원 갈 필요 없다.’라고 하시며 정성껏 치료해 주셨던 수녀님. 가끔 아프다는 핑계로 양호실을 찾을 때에는, 꾀병인 줄 알면서도 씩 웃으시고는 한숨 자고 가라며 양호실 침대를 내어 주셨고, 예비신자였던 저의 교리 선생님까지 맡아주셨습니다.

그렇게 3년을 보내고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수녀님과 이별을 하게 되었습니다. 아쉽지만 수녀님과의 인연은 거기까지라고 생각했습니다.


시간이 흘러 사회생활을 하면서 언제부턴가 신앙생활은 점점 게을러졌고 급기야는 냉담의 길로 들어서고 말았습니다. 그러다 지금으로부터 십수 년 전 11시간의 큰 수술을 받아야 하는 시련이 왔습니다. 후유증으로 왼쪽 다리 신경이 마비되어 걸을 수 없게 되었을 때는 하느님을 원망도 했었지요.


수술 후 몸과 마음이 피폐해져 병실에 누워 있을 때 원목실 수녀님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아델라 수녀님과 같은 수도회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퇴원하자마자 수녀님을 찾아뵙고는 얼마나 울었던지요. 인연을 이어가게 해주셨으니 주님께 감사하다며 저를 반기시던 모습이 아직도 또렷하네요. 수녀님께서는 무신론자였던 아내를 위해 직접 예비신자 교리 일정을 알아보시며 주님 안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인도해 주셨고, 길고 암울했던 저의 냉담도 단번에 끊게 해 주셨습니다.


이후로 생활에 큰 지장이 없을 만큼 몸도 많이 호전되었습니다. 지금은 아내와 함께하는 미사 참례가 즐겁고 감사한 일상이 되었고, 가끔 수녀님을 찾아뵐 때면 마음의 평안을 얻습니다. 생각해 보니 수녀님과의 인연을 이어주신 주님의 사랑은 인연이 아니라 필연이었던가 봅니다.

그 사랑, 지금도 “현재 진행형”입니다, 앞으로도 쭈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