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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일조의 유래가 궁금해요

작성자 : 홍보실 등록일 : 2021-01-18 16:05:45 조회수 : 1116


십일조의 유래가 궁금해요


창세기 1417절 이하의 내용을 보면 성조 아브라함이 전쟁에서 이기고 되돌아오자 멜키체덱 사제가 빵과 포도주를 들고 그를 마중 나오는 장면이 있습니다. 이때 멜키체덱 사제는 아브라함을 축복하고, 아브라함은 그 모든 것의 십분의 일을 그에게 주었다.”고 전합니다. 이것이 십일조에 관한 성경의 첫 번째 기록입니다. 십일조를 걷는 관습은 고대 중동 지방에서는 매우 보편적이었다고 합니다. 기원전 14세기경 우가리트 문서에는 왕이 십일조를 거두어서 자신의 신하들에게 나누어 주는 세금으로 묘사합니다(1사무 8,15-17 참조). 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서 발견된 기원전 6세기의 문서도 신전 유지를 위하여 걷는 십일조에 관한 내용이 있습니다.

구약성경에서는 위 아브라함의 사례뿐만 아니라, 야곱도 에사우를 피해 가던 도중, 베텔에서 제단을 쌓고 모든 소득의 십 분의 일을 하느님께 바치겠다고 약속한 기록도 있습니다. 레위기에도 하느님께 땅에서 나는 모든 소출과 가축의 십분의 일을 하느님께 바치라고 되어 있고(레위 27,30-33), 민수기에도 사제 직분을 차지한 레위 지파는 땅을 받지 않는 대신 이스라엘 백성의 십일조를 받고, 그 십일조에서 또 십일조를 떼어 주님께 바치는 예물로 올려야 한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민수 18,20-28). 신명기 14장에는 십일조가 가난한 이들을 위하여 사용되어야 한다고 말합니다(신명 14,28-29).


이렇게 십일조에 대한 근거가 성경의 여러 군데에 있으므로 지금도 십일조의 규정을 철저히 지켜야 할까요? 사실 구약시대는 제정일치 사회여서 이스라엘 백성은 십일조를 내는 것으로 납세의 의무를 거의 다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사정이 좀 다릅니다. 오늘날 교회법은 십일조를 규정하지는 않지만 신자들이 교회가 하느님 경배, 사도직과 애덕의 사업 및 교역자들의 합당한 생활비에 필요한 것을 구비하도록 교회의 필요를 지원할 의무가 있다.”(2221)라고 정합니다. , 모든 신자는 교무금을 납부할 의무가 있습니다. 가정의 상황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적어도 자기 수입의 삽십분의 일은 바쳐야 한다고 합니다. 이는 한 달 30일 중 적어도 하루만큼의 수입은 하느님께 바쳐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구약의 십일조 규정들을 오늘날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지만, 그 의미는 되새길 필요가 있습니다. 수입의 일부를 바침으로써 우리가 받는 모든 것이 사실 하느님의 것이었다는 것을 고백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하느님께 기쁘게 바치고, 어려운 이웃을 도울 때 우리가 가진 것의 진정한 의미를 깨달을 수 있을 것입니다.


| 이규용 유스티노 신부(교구 제1심 법원 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