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자동차 운전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렇다고 과속을 즐기는 것은 아니지만, 핸들을 움직이며 방향을 조종하는 대로 차가 움직이면 참 재미있고 왠지 모르게 마음이 편안해지지요. 오죽하면 어렸을 적 장래 희망이 ‘택시 운전사’였던 때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자동차에 자율주행 기술이 적용되면서, 자동차가 스스로 방향과 속도를 조절하는 기능을 갖게 되었고, 그런 차를 운전하는 재미는 예전 같지 않지요. 머지않은 미래에는 손 하나 까딱하지 않아도 알아서 우리를 목적지까지 데려다주는 자동차가 나올 것 같습니다. 이러한 자율주행은 바로 ‘인공지능’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것입니다. 요즘은 우리가 어디를 가도 인공지능이라는 말을 피해 갈 수 없을 정도로 인공지능은 우리의 삶 속 깊숙이 들어와 있습니다.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이란, 인간의 지능이 수행할 수 있는 다양한 인식, 학습, 사고 등의 활동을 컴퓨터가 수행하는 것을 말합니다. 한마디로 컴퓨터가 인간처럼 생각하는 것이지요. 인공지능 관련 기술은 최근 급속도로 발달하고 있는데, 인공지능 연구의 목적은 결국 인간 지능의 원리를 컴퓨터에 적용하여 인간의 일을 컴퓨터가 대신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인공지능 기술이 발달할수록 우리의 삶은 편리해지고 여유로워지겠지요. 실제로 인공지능은 산업, 의료, 금융, 학문, 심지어 예술까지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어 우리 삶의 편의성을 크게 증가시키고 있습니다. 그러면 이러한 인공지능은 우리 삶에 유익한 순기능만 갖고 있을까요?
인공지능 기술이 발달하면서 제기되는 문제점은 우선 인간의 기본권 침해와 관련됩니다. 업무처리 능력과 생산성이 뛰어난 인공지능이 산업에 확대 적용되면점점 많은 사람이 일자리를 잃고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일 수 있습니다. 최근의 한 연구에 따르면, 국내에서 사람의 일자리 327만 개를 인공지능이 대체할 것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딥페이크 기술로 인공지능이 실제 인물과 동일한 얼굴과 행동을 구현하여 허위 정보를 유포함으로써 실제로 사회 혼란을 야기하기도 하지요. 또한, 첨단 인공지능 기술을 보유한 사람이나 기업은 막대한 정보를 바탕으로 인간을 감시하고 조종하는 새로운 권력층을 형성할 수도 있습니다. 한마디로 인공지능의 발달로 인해 인간이 기술의 주인이 아닌, 기술이 인간의 주인이 되는 모순적인 상황이 도래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물론 이런 걱정어린 시선에 대해 누군가는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글까!’ 하고 반론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이 역시도 맞는 말입니다.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이 인류에게 가져올 수 있는 피해보다 유익이 훨씬 더 크다면, 이는 마땅히 장려되어야 하겠지요. 그러나 기술 발달로 인한 피해가 인간의 정말 중요한 가치를 훼손할 우려가 크다면, 그리고 그것이 회복 불가능 상태까지 이를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이러한 발전은 면밀히 검토하고 검증에 검증을 거쳐 신중히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언젠가 완전 자율주행 자동차가 나온다 해도 저는 운전하는 재미를 포기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 생명을 온전히 컴퓨터에 맡길 생각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