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중반 회사에서 만나 직장 동료가 된 그녀와 저는 두 살 차이입니다. 우리는 서로 ‘대리님’ 이라고 부르며 퇴근 후 술도 마시고 수다도 떨곤 했습니다. 2010년 4월에 그녀가 아기를 낳고 같은 병원에서 저도 9월에 아기를 낳았습니다. 아이를 낳은 후 그녀는 육아와 일을 병행하며 K-워킹맘으로 거듭났고, 저는 전업주부로 아이를 키웠습니다. 각자 가는 길이 달라 보이던 우리가 다시 자주 만나게 된 것은 제가 다시 일을 시작하고 그녀도 예전보다는 덜 바쁘게 지내면서부터였습니다. 우리는 또다시 예전처럼 이야기를 종종 나누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가 하느님의 자녀가 되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 이야기에 ‘좋은 대모를 만나기를 바란다.’는 말로 대충 얼버무리며 슬쩍 자리를 마무리했습니다. 혹시라도 신앙적으로 부족한 나에게 대모가 되어 달라는 부탁을 할까 봐 겁이 나서였습니다. 그런데 주님의 뜻이었을까요! 2022년 성모 승천 대축일에 저는 ‘빅토리아’로 다시 태어난 그녀의 세례 대모가 되었고, 시간이 지나 견진 대모도 되었습니다. ‘대모’라는 자리의 무게는 참 큽니다. 영적 엄마라니, 이 얼마나 큰 존재인가요!
저는 수지 본당, 제 대녀는 청덕 본당 신자가 되었습니다. 동료에서 친구로, 이제는 대모 대녀 사이가 된 우리의 소중한 인연에 항상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부족한 대모이지만 대녀 진 빅토리아를 늘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