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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화] 2023년 그리스도인 일치 기도 주간 담화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3-01-09 조회수 : 1660

2023년 그리스도인 일치 기도 주간 담화 


선을 행하여라, 공정을 추구하여라 

(이사야 1장 17절)





+ 평화의 인사를 드립니다. 


2023년 그리스도인 일치 기도 주간은 미국 미네소타 교회협의회가 준비했습니다. 미국 역사 속에서 미네소타는 인종 차별이 가장 극심했던 지역이었으며, 최근에도 백인 경찰관에 의해서 젊은 흑인이 사망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미네소타의 그리스도인들은 우리가 사는 세상에 산적한 문제점들과 근본적인 해결책을 자신들의 경험에서 꺼내고 있습니다. 우리는 덤덤히 이 일을 서술하고 있지만, 미네소타 그리스도인들에게는 수월한 일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오랜 부조리의 역사를 일일이 들춰서 다시 들여다보고 자신이 주님으로부터 얼마나 멀어져 있었는지 성찰하지 않는다면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마틴 루터 킹 목사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주일 오전 11시가 기독교 국가인 미국에서 가장 인종 분리적 시간이라는 … 사실은 우리나라의 비극 가운데 하나이자 가장 수치스러운 비극 가운데 하나입니다.” 그리스도인의 불일치와 인류의 불일치 간의 접점을 드러내는 이 연설을 통해서 우리는, 모든 분열의 뿌리는 죄, 다시 말해 주님께서 피조물 전체에 바라시는 일치를 거스르는 태도와 행동에 있음을 깨닫습니다. 1960년대 미국과 2023년의 우리의 상황은 그렇게 다르지 않습니다. 아니, 오히려 더 어려운 상황일지 모릅니다. 코로나19가 여전히 우리의 일상을 위협하고 있고,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으로 많은 사람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경제적 위기는 가난한 사람들을 더욱 힘겹게 할 것입니다. 기후 위기는 우리의 생각보다 더 빨리 더 맹렬하게 우리에게 달려오고 있습니다. 


이사야 예언자는 우리의 병폐를 어떻게 치유해야 할지 알려 줍니다. “선을 행하여라, 공정을 추구하여라!”(이사야 1:7) 미카 예언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공정을 실천하고 신의를 사랑하며 겸손하게 네 하느님과 함께 걷는 것이 아니냐?”(미카서 6:8) 

공정하게 행동하는 것은 우리가 모든 사람을 존중한다는 의미입니다. 인종, 성별, 종교, 사회경제적 지위 등으로 인해 만들어진 오랜 불이익을 해결하기 위해 나서라는 의미입니다. 하느님께서 우리를 용납하시고 사랑하시듯이 우리도 모든 사람과 화해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우리는 성경이 말하는 ‘공의’의 의미를 다시 새겨봐야 합니다. 공의란 회복적 정의이며, 침묵 당한 이들을 대변하는 것이며, 불의를 만들고 유지하는 체제를 바꾸는 일이며, 모든 사람이 존중받고 마땅한 권리를 반드시 누리도록 촉진하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이야기를 다시 들어봅시다. “폭동은 침묵 당한 이들의 언어이다.” 정치나 법의 잣대로 보면 폭동은 납득받지 못할 행위이지만, 하느님의 눈으로 보면 폭동은 사람들이 살기에는 너무나도 힘든 세상이 되었다는 의미입니다. 재빠른 대책과 도움이 없이는 사회가 존속되기 어려울 만큼 힘들어졌다는 말입니다. 교회는 억압받는 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합니다. 


이사야 예언자의 시대는 이전의 그 어느 시대보다 부유했습니다. 그럼에도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은 여전히 그 속에 있었습니다. 이사야는 공동체가 번영을 누리고 있을 때에 그 가운데 있는 어려운 이들을 보호하고 보살피는 데에 소홀해서는 안된다고 요청했습니다. 이러한 요청은 우리 시대에도 울려 퍼지기에 우리는 우리 사회에서 가장 힘없는 이들이 누구인지 숙고해야 합니다. 우리 시대의 악행과 불의에 맞서기 위하여 우리는 그리스도인으로서 어떤 실천을 할 수 있는가? 우리는 대화를 통해서 서로의 경험에 대한 인식과 이해와 통찰을 어떻게 증진할 수 있는가?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공의는 어떻게 실현될 수 있는가? 


2023년 그리스도인 일치 기도 주간입니다. 우리는 한마음으로 갈라진 그리스도인의 일치를 위해서 기도합니다. 지난 100년 동안의 노력 끝에 일치에 대한 많은 진전을 이뤘습니다. 이러한 성과를 이루신 하느님을 찬미합니다. “하느님, 우리가 드리는 찬미를 받으소서!” 이제 우리는 더 넓은 시선으로 세상과 이웃을 바라봅시다. 선을 행하고, 공정을 추구하며 그리스도의 향기로 살아갑시다. 


주님께서 여러분들을 보살피십니다. 


2023년 1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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