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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지] 프란치스코 교황 성하의 세계 간호사의 날 기념 메시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0-05-15 조회수 : 2756

프란치스코 교황 성하의

세계 간호사의 날 기념 메시지


(2020년 5월 12일)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오늘 우리는, 세계보건기구(the World Health Organization)가 공식 선포한 세계 간호사와 조산사의 해를 지내는 가운데 세계 간호사의 날을 경축하고 있습니다. 또한 오늘은 현대 간호학의 선구자 플로렌스 나이팅게일의 탄생 200주년을 기념하는 날이기도 합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의 세계적 확산이 초래한 전 세계 보건의 비상 상황이라는 이 역사적 시기는, 우리에게 수많은 간호사들과 조산사들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지를 거듭 깨닫게 하는 때가 되었습니다. 우리는 보건 의료 종사자들이 보여 주는 용기와 희생을 날마다 생생히 지켜보고 있습니다. 특히 전문성과 희생정신, 책임감과 이웃 사랑의 마음으로, 자기 건강의 위험도 무릅쓴 채 바이러스 감염자들을 돌보는 데에 헌신하는 용감하고 희생적인 간호사들을 보고 있습니다. 안타깝지만, 봉사의 사명에 충실하다가 순직하게 된 많은 보건 의료 종사자들의 사례에서 이러한 사실이 드러납니다. 저는 이들을 위하여, 그리고 이 감염증 확산의 모든 희생자를 위하여 기도드립니다. 주님께서는 그들의 이름을 낱낱이 알고 계십니다. 부활하신 주님께서 모든 순직한 의료인과 코로나바이러스 희생자들에게 천국의 빛을 비추어 주시기를 빕니다. 또한 그들의 가족들에게 믿음의 위로를 주시기를 빕니다.

 

간호사들은 언제나 보건 의료에서 중심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날마다 아픈 이들과 접촉하면서 그들은 고통이 인간의 삶에 초래한 정신적 외상을 겪습니다. 간호사들은 특별한 소명에, 곧 이웃의 생명과 상처를 돌보는 착한 사마리아인이 되라는 부르심에 기꺼이 “예.”라고 응답한 이들입니다. 간호사들은 필수적인 치료를 제공하는 동시에 용기와 희망과 신뢰를 심어 주는 생명의 지킴이이자 보호자입니다.1)

 

사랑하는 간호사 여러분, 여러분의 전문성은 도덕적 책임감을 특징으로 합니다. 이러한 전문성은 과학 기술 지식으로만 축소할 수 없고, 환자들과 맺는 인간적이고 인도주의적인 관계에서 꾸준히 빛을 받아야 합니다. “여러분은 남자와 여자, 어린이와 노인 할 것 없이 나면서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 모든 단계의 인간 생명을 돌보면서, 환자들이 어떤 단계에 놓여 있든 그들의 필요를 알아차리고자 끊임없이 귀 기울이며 노력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제각기 특별한 상황을 마주했을 때에 단일 규범을 따르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한 사람 한 사람에 대하여 식별하고 관심을 기울이는 끊임없는 –그리고 수고로운!- 노력이 필요합니다.”2)

 

간호사 여러분 그리고 조산사 여러분, 여러분은 탄생과 죽음, 질병과 치유라는 삶의 결정적 순간에 놓인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그들이 정신적 충격의 상황을 극복하도록 함께 있어 주는 이들입니다. 때로는 임종자의 머리맡을 지키면서 마지막 때에 그들에게 위로와 위안이 되어 주기도 합니다. 이러한 헌신을 보여 주는 여러분은 “옆집의 성인들” 가운데 한 사람입니다.3)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온갖 질병에 고통받는 이들에게 가까이 다가가시어 고쳐 주시고, 몸을 낮추시어 당신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신 분이십니다.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사명을 이어가는 “야전 병원”이며, 여러분은 그러한 교회의 모습을 보여 주는 표상입니다. 인류를 위한 여러분의 봉사에 감사드립니다!

 

여러 나라에서 감염증 확산은 보건 의료 대책이 매우 부족하다는 사실 또한 극명하게 드러냅니다. 그러한 까닭에 저는 전 세계 국가 지도자들에게 당부합니다. 가장 중요한 공동선인 보건 의료에 투자하십시오. 보건 의료 체계를 강화하고 더욱 많은 간호사들을 채용하여 각 개인의 존엄을 존중하면서 모든 이에게 적절한 의료 서비스를 보장할 수 있게 하십시오.  여러분 직무가 환자 치료, 지역 응급처치 활동, 방역, 보건 증진, 가족과 공동체와 학교 내 지원 활동에 핵심적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실제로 깨달아야 합니다.

 

간호사와 조산사는 마땅히 더 나은 대우를 받고 그 가치를 온전히 평가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또한 개인과 공동체의 건강과 관련한 과정들에 참여할 권리가 있습니다. 이들에 대한 투자가 치료와 보건 전반에 걸친 더 나은 결실로 이어진다는 사실이 증명되었습니다. 따라서 양성 과정에 적절한 과학적, 인간적, 심리적, 정신적 훈련 기법을 도입하여 간호사와 조산사의 전문성을 증진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들이 자신의 품위를 온전히 유지하면서 봉사할 수 있도록 근무 환경의 개선과 권리 보장도 필요합니다.

이와 관련하여 의료인 협회들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그러한 단체들은 유기적인 교육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개별 회원들을 지원하고 단체에 대한 소속감을 느끼게 하며, 그들의 직업에 수반되는 윤리적 경제적 인간적 도전들 앞에서 당혹감과 고독감을 느끼지 않게 해 주어야 합니다.

 

특히 임산부 곁을 지키며 자녀의 출산을 돕는 조산사들에게 말씀드립니다. 여러분의 직업은 생명과 모성에 직결되는 봉사이기에 더없이 숭고한 일입니다. 성경에는, 두 명의 히브리 산파 시프라와 푸아의 이름이 탈출기 첫 부분에 기록되어 영원히 전해지고 있습니다(탈출 1,15-21 참조).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는 오늘도 여러분을 대견하게 보고 계십니다.

 

사랑하는 간호사와 조산사 여러분, 올해 세계 간호사의 날을 맞이하여 사회 전체의 건강을 위한 여러분 임무의 존엄성이 강조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기도 중에 여러분과 여러분 가정, 여러분이 돌보는 이들을 기억할 것을 약속드리며, 저의 진심 어린 교황 강복을 보냅니다. 

 


로마 성 요한 라테라노 대성전에서
2020년 5월 12일
프란치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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