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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화] 2018년 제55차 성소주일 교황 담화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18-04-19 조회수 : 2751

프란치스코 교황 성하의
제55차 성소 주일 담화

(2018년 4월 22일, 부활 제4주일)


주님의 부르심을 경청하고 식별하고 실천하기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2018년 10월에 개최되는 세계주교대의원회의 제15차 정기총회에서는 젊은이, 특히 젊은이들 사이의 관계, 신앙과 성소 식별을 주제로 논의할 것입니다. 그 기회를 빌려 우리는, 하느님께서 어떻게 우리를 기쁨으로 부르시는지, 또 이것이 어떻게 “모든 세대의 모든 이를 위한 하느님의 계획”(세계주교대의원회의 제15차 정기총회 예비 문서 “젊은이, 신앙과 성소 식별”, 서문)이 되는지를 우리 삶의 중심에 놓고 더욱 깊이 생각하게 될 것입니다.


제55차 성소 주일을 통하여 이와 같은 기쁜 소식이 우리에게 다시 한번 분명하게 선포됩니다. 우리는 일련의 단편적인 행사들에 몰입하거나 휩쓸려 가는 대신에, 거룩한 성소로 세상 안의 삶과 현존이라는 결실을 맺습니다!


이렇게 힘든 시기들을 살아가는 동안에도 강생의 신비는, 하느님께서 언제나 우리를 만나러 오시고, 우리와 함께하시는 하느님이심을 우리에게 일깨워 줍니다. 그분께서는 때로는 다사다난한 우리 삶의 여정을 함께 걸어 주시며, 우리가 사랑과 행복을 애타게 열망하는 것을 아시고 우리를 기쁨으로 초대하십니다. 말씀께서는 다양하고 유일한 모든 개인적 교회적 성소를 통하여 하늘로부터 우리를 부르시어 우리의 탈렌트를 개발하도록 도와주시면서, 우리를 세상 구원의 도구로 쓰시고 완전한 행복으로 이끌어 주십니다. 우리는 이러한 말씀을 ‘경청하고 식별하고 실천’하여야 합니다.


이 세 가지 측면, ‘경청하기, 식별하기, 실천하기’는 예수님께서 광야에서 기도와 시련의 시기를 보내신 다음에 나자렛의 회당을 방문하시어 당신 사명을 시작하신 때에도 드러났습니다. 그분께서는 회당에서 말씀을 경청하시고, 성부께서 당신께 맡기신 사명의 내용을 식별하셨으며, “오늘” 그 말씀을 이루러 오셨다고 선포하셨습니다(루카 4,16-21 참조).


경청하기

주님께서 우리를 부르신 직후에 그 부르심은 우리가 날마다 듣고 보고 접촉할 수 있는 다른 어떤 소리보다 명확하지는 않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 자유를 억압하지 않으시면서 조용하고도 신중하게 다가오십니다. 그렇기에 우리의 마음과 생각을 가득 채우는 수많은 걱정과 근심이 하느님의 목소리를 짓눌러 버릴 수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주님의 말씀과 생애를 깊이 경청하는 법을 배워야 할 뿐 아니라 우리 일상생활에도 낱낱이 주의를 기울여, 펼쳐지는 여러 사건들을 신앙의 눈으로 읽고 성령의 놀라운 활동에 우리 자신을 내맡겨야 합니다.


우리가 자기 자신 안에만 갇혀 관행대로만 행동하면서, 쳇바퀴 같은 세상 속에서 스러져 가는 사람들에게 무관심하게 지낸다면, 하느님께서 우리를 위해 마련해 두신 특별하고 인격적인 부르심을 결코 찾아낼 수 없습니다. 또한 우리가 원대한 꿈을 꾸며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써 내려가고자 하시는 고유한 본래의 역사에서 주역이 될 기회를 잃게 됩니다. 

예수님 또한 부르심을 받고 파견되셨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분께서는 침묵하시면서 묵상할 필요가 있으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회당에서 말씀을 경청하고 읽으셨으며, 당신 자신과 이스라엘 민족의 역사에 관한 그 말씀의 온전한 의미를 성령의 빛과 능력으로 밝히셨습니다.  
 
오늘날 떠들썩하고 자극적이며 정보의 홍수에 빠진 세상에서 경청은 더더욱 어려운 일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때로는 우리의 도시와 동네들을 가득 채우는 외부의 소음과 우리의 내적 산만함과 혼란이 병존합니다. 이로써 우리는 잠시 멈추어 관상하고, 우리 삶의 여러 사건들에 관하여 고요히 성찰하며, 우리를 위한 하느님의 자애로운 계획을 확신하면서 활동하고 식별하는 결실을 맺는 데에 맛들이지 못하도록 방해를 받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알고 있듯이 하느님 나라는 조용히 눈에 보이지 않게 옵니다(루카 17,21 참조). 우리는 엘리야 예언자처럼 깊은 영적 침잠으로, 감지되지 않는 거룩한 바람의 속삭임에 우리를 내어 맡길 때 하느님 나라의 싹을 틔울 수 있습니다(1열왕 19,11-13 참조). 


식별하기

예수님께서는 나자렛 회당에서 이사야 예언서를 읽으시며 당신께서 부름받으신 사명의 내용을 식별하고 메시아를 기다리는 이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주님께서 나에게 기름을 부어 주시니 주님의 영이 내 위에 내리셨다. 주님께서 나를 보내시어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고 잡혀간 이들에게 해방을 선포하며 눈먼 이들을 다시 보게 하고 억압받는 이들을 해방시켜 내보내며 주님의 은혜로운 해를 선포하게 하셨다”(루카 4,18-19).


우리 모두는 이와 마찬가지로 영적 식별을 통해서만 각자 지닌 고유한 성소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는 “한 사람이 주님과 대화하고 성령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면서 자기 삶의 현실에서 시작하여 근본적 선택들을 해 나가는 과정을 말합니다”(“젊은이, 신앙과 성소 식별”, 제2장 2).


특히 우리는, 그리스도인 성소가 늘 예언자적 차원을 지니고 있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성경 말씀을 통해 우리는, 물질적으로 크게 불안정하고 영적 도덕적으로 위기 상황에 놓인 백성에게 하느님의 이름으로 회개와 희망과 위로의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예언자들이 파견되었음을 압니다. 회오리치는 바람과 같이 예언자는 주님의 말씀을 이미 잊어버린 양심들이 지니는 거짓 평온을 뒤집어엎습니다. 예언자는 하느님 약속에 비추어 사건들을 식별하고, 어두운 역사의 그늘에 있는 사람들이 동트는 표징을 알아볼 수 있게 도와줍니다.


우리는 오늘도 식별과 예언을 절실히 필요로 합니다. 이념과 비관론의 유혹에 저항하여야 합니다. 우리는 또한 주님과 맺은 관계 안에서 그분께서 어떠한 장소와 수단과 상황들로써 우리를 부르시는지 발견하여야 합니다. 모든 그리스도인은 자신의 삶 ‘안에서 읽는’ 능력, 그리고 자신의 사명 수행을 위하여 주님께서 ‘어디로’ 또 ‘무엇으로’ 부르시는지 이해하는 능력을 길러야 합니다. 

    

실천하기

끝으로, 예수님께서는, 많은 이를 열광하게 하는 동시에 다른 이들의 마음을 완고하게 만들 현 시점의 새로움을 알리십니다. 때가 차자 그분께서는 이사야가 선포한 메시아로서, 잡혀간 이들을 해방하시고 눈먼 이들을 다시 보게 하시며 모든 피조물에게 하느님의 자비하신 사랑을 선포하도록 기름 부음을 받으십니다. 실제로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오늘 이 성경 말씀이 너희가 듣는 가운데에서 이루어졌다”(루카 4,21).      
      
우리가 하느님과 또 우리 형제자매들과의 만남에 마음을 열도록 해 주는 복음의 기쁨은 우리 게으름과 나태를 참아 주지 않습니다. 우리가 바로 오늘 결정하는 위험을 무릅쓰려 하지 않은 채 적당한 때를 기다린다는 구실로 창문으로 얼굴만 내밀고 있다면, 우리 마음은 복음의 기쁨으로 가득 차지 않습니다. 성소는 오늘입니다! 그리스도인의 사명은 바로 지금입니다! 우리 각자는 지금 여기에서 주님을 증언하고자 평신도의 혼인 생활로, 성품 직무의 사제 생활로, 또는 특별한 봉헌 생활로 부르심을 받습니다.
  
주님께서 선포하신 이 “오늘”은, 하느님께서 우리 인류 가족을 구원하시고 우리가 당신 사명에 참여하게 하시려고 계속하여 “내려오신다”는 것을 우리에게 확신시켜 줍니다. 또한 주님께서는 특별한 유대의 관계로 직접적인 봉사를 통하여 당신과 함께 살고 당신을 따르도록 지속적으로 어떤 이들을 부르십니다. 하느님 나라를 위하여 우리 자신을 온전히 봉헌하도록 예수님께서 우리를 부르시고 계심을 깨우친다면, 우리는 두려워하지 말아야 합니다! 온전히 영원히 하느님께, 그리고 우리 형제자매를 섬기는 데 봉헌하는 것이 바로 아름다움이며 커다란 은총입니다.   

오늘 주님께서는 당신을 따르라고 부르십니다. 우리는 이를 받아들여 “예, 여기 있습니다.”라고 대답하려고 완전한 사람이 될 때까지 기다려서는 안 됩니다. 또한 우리 한계와 죄 때문에 두려워하지 말아야 하며, 주님 목소리에 우리 마음을 열어야 합니다. 주님의 목소리를 듣고, 교회와 세상 안에서 우리 각자의 사명을 식별하며, 마침내 하느님께서 주신 오늘 안에서 그 사명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변두리의 젊은 여인으로서 하느님의 강생하신 말씀을 경청하고 받아들이고 실천하신 지극히 거룩하신 성모 마리아께서 우리를 보호하시고 우리 여정에 늘 함께하시기를 기도합니다.


바티칸에서
2017년 12월 3일
대림 제1주일

프란치스코


<원문: Messaggio del Santo Padre Francesco per la 55a Giornata Mondiale di preghiera per le Vocazioni Ascoltare, discernere, vivere la chiamata del Signore,  2017.12.3.>

영어:
http://w2.vatican.va/content/francesco/en/messages/vocations/documents/papa-francesco_20171203_55-messaggio-giornata-mondiale-vocazioni.html

이탈리아어:
http://w2.vatican.va/content/francesco/it/messages/vocations/documents/papa-francesco_20171203_55-messaggio-giornata-mondiale-vocazioni.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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