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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

프란치스코 교황 성하의 2014년 사순 시기 담화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14-03-04 조회수 : 2096

그분께서는 가난하게 되시어 우리가 그 가난으로 부유하게 되도록 하셨습니다(2코린 8,9 참조)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하느님께서는 세상의 힘 있고 부유한 모습이 아니라 약하고 가난한 모습으로 당신을 드러내셨습니다. “그분께서는 부유하시면서도, 여러분을 위하여 가난하게 되시었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당신 영광을 벗으시고 자신을 비우시어 모든 면에서 우리와 똑같이 되셨습니다(필리 2,7; 히브 4,15 참조). 하느님께서 사람이 되신 것은 놀라운 신비입니다! 이는 모두 하느님 사랑 때문입니다. 이 사랑은 은총이고 너그러움이며 가까이 하려는 열망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인간의 손으로 일하시고 인간의 정신으로 생각하시고 인간의 의지로 행동하시고 인간의 마음으로 사랑하셨습니다. 동정 마리아에게서 태어나시어 참으로 우리 가운데 한 사람이 되셨으며, 죄 말고는 모든 것에서 우리와 같아지셨습니다”(사목 헌장 22항).
예수님께서 가난하게 되신 것은 가난 그 자체에 있지 않고, “여러분이 그 가난으로 부유하게 되도록”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이 말씀은 하느님의 논리, 곧 사랑의 논리, 강생과 십자가의 논리를 담고 있습니다.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해방시키시고 부유하게 해 주시고자 택하신 이 가난은 무엇입니까? 이는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사랑하시는 방식입니다. 그리스도께서 우리의 나약함과 죄를 짊어지시고 우리에게 하느님의 무한한 자비를 전해주신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가난은 가장 큰 부요입니다. 예수님의 부요는 그분이 아드님이시라는 데에 있으며, 아버지와 맺으신 유일한 관계가 이 가난한 메시아의 최고 특권입니다.

언제나 어디에서나 하느님께서는 그리스도의 가난을 통하여 인류와 세상을 구원하고 계십니다. 하느님의 부요는 우리의 부요를 통하여 전해지는 것이 아니라, 언제나 그리스도의 영에 힘입어 실천하는 우리의 개인적이고 공동체적인 가난을 통해서만 전해집니다.

빈곤은 가난과 같은 것이 아닙니다. 빈곤은 믿음과 연대와 희망이 없는 가난입니다. 이 빈곤에 맞서 교회는 도움을 주면서, 곧 봉사(diakonia)를 하면서 그러한 필요를 충족시키고, 인류의 모습을 훼손시키는 그 상처들을 감싸주고자 합니다. 우리는 가난한 이들과 소외된 이들에게서 그리스도의 얼굴을 봅니다.

복음은 영적 빈곤의 참된 해결책입니다. 그리스도인으로서 우리는 어디에서든지 이 해방의 소식을 선포하도록 부르심을 받고 있습니다. 주님께서는 우리가 이 자비와 희망의 메시지를 기쁘게 전하는 사람이 되라고 요청하십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이 사순 시기에 교회 전체가 물질적, 도덕적, 영적 빈곤 속에 살아가고 있는 모든 사람에게 복음 메시지를 증언할 준비를 하기 바랍니다. 가난하게 되시어 우리가 그 가난으로 부유하게 되도록 하신 그리스도를 닮는다면 그렇게 할 수 있습니다.

성령에 힘입어 우리는 “가난한 자같이 보이지만 실은 많은 사람을 부유하게 합니다. 아무것도 가지지 않은 자같이 보이지만 실은 모든 것을 소유하고 있습니다”(2코린 6,10 참조). 바로 이 성령께서 우리의 결심을 굳게 하여 주시고 우리가 인간의 빈곤에 대한 관심과 책임을 키우도록 도와주시어, 우리가 자비로워지고 또 자비롭게 행동할 수 있게 해 주시기를 빕니다.

바티칸에서, 프란치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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