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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

[담화] 2011년 해외원조주일 담화문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11-01-25 조회수 : 1771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장
2011년 해외원조주일 담화문

하느님께서는 인간에게 세상을 일구고 돌보게 하셨다(창세2,15 참조)
- 기아와 재난의 핵심 원인, 기후변화 현상에 대처하기 위해 -

 


 하느님께서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한국 천주교회는 세계의 모든 가난한 이웃들과 사랑을 나누기 위하여 1993년에 해외 원조 주일을 시행한 지 올해로 열아홉 번째 해를 맞이합니다. 그동안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실천하시느라 수고하시고 여러 모습으로 도움을 주신 후원자들에게 마음을 다해 감사드립니다.

  오늘날 인류발전은 인간과 자연환경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책임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합니다. 자연환경은 하느님께서 인류에게 주신 선물입니다. 우리는 이 선물을 가난한 이들과 미래 세대와 인류 전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선용해야 합니다. 특히 신앙인들은 자연을 통해 하느님의 창조 활동의 놀라운 결과를 깨닫고 이용하면서 인간의 정당한 욕구를 충족시켜야 합니다(「진리안의 사랑」, 48항 참조). 하느님께서는 인간에 앞서 자연을 창조하셨고 이를 우리의 삶의 터전으로 주셨습니다. 창조주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삶의 터전인 세상을 ‘일구고 돌보라’(창세 2,15)는 사명을 맡기셨습니다.

  그러나 인간은 하느님께서 맡기신 사명을 외면하고 자신의 탐욕을 채우는 수단으로 자연을 무분별하게 착취하고 수탈해왔습니다. 그 결과 자연은 그 본래의 균형을 상실하여 기후 변화를 일으키고 빈번한 대형 재해를 일으켜 인간에게 죽음과 고통과 기아를 가중시킴으로써 “모든 피조물이 다 함께 탄식하며 진통을 겪고”(로마 8,22) 있습니다. 기후변화는 전 지구적으로 인류 모두에게 심각한 영향을 미칩니다. 기후변화에 수반되는 사회경제적 비용은 특히 가난한 이들에게는 매우 견디기 어려운 부담으로 작용합니다. 기후변화는 언제나 가난한 이들에게 가장 잔인한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최근의 자연재해는 규모도 커지고 그 빈도도 증가하고 있으며 저개발국을 중심으로 재해가 반복적으로 발생함으로써 가난한 이들이 겪어야 하는 고통은 더욱 가중되고 있습니다. 지난 2010년 한 해 동안에만 지진, 홍수, 태풍, 화산 폭발 등으로 23만 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고 2억 560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직․간접적인 피해를 입었습니다. UN은 새천년을 맞으며 “세계의 절대빈곤과 기아퇴치”를 그 첫 번째 목표로 삼았습니다. 그러나 수많은 자연재해와 식량 위기, 경제위기 등으로 세계의 절대빈곤과 기아퇴치를 위한 노력이 대부분의 지역에서 좌절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좌절은 ‘하느님의 모상’으로 지음 받은 존엄한 인간이 누려야 할 기본적 권리마저 포기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빈곤은 자연 환경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인간에게 선물로 주신 자연의 혜택을 모든 인간들이 골고루 공유하지 못함으로써, 특히 가난한 나라에서 무절제한 환경 파괴가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저개발과 환경 파괴는 서로 맞물려 있으며, 생태적인 위기를 해결하지 않고는 진정한 인간 발전을 기대할 수 없습니다. 가난한 국가가 환경 파괴를 줄이고 빈곤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기 위해서는 인류가 안고 있는 구조적인 모순과 우리의 생활양식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따라야 합니다(주교회의 지침서「창조 질서 회복을 위한 우리의 책임과 실천」, 36항 참조).

  예수님은 사랑과 연민의 마음으로 가난한 이들에 대한 연대성을 지니고 계셨습니다. 그분께서는 우리에게 부단하게 나 이외에 이웃을 위해 살아가라고 요청하십니다. 그러므로 하느님을 믿으며 사는 우리 역시 여러 가지 곤궁과 궁핍에 처한 이웃을 도와서 살리는 데 앞장서야 합니다. 그리스도교의 정신은 사랑으로 요약됩니다. 사람에게는 불가능하지만 하느님께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는 말씀을 새기고, 그 말씀에 따라 살면서 인류가 안고 있는 어떤 문제도 해결될 수 있다는 믿음을 키워갑시다. 예수님의 가르침에 따라 살려는 그리스도인으로서 우리 역시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의 고통과 아픔에 동참해야 할 책임을 비켜갈 수는 없습니다. 세계의 가난한 이들의 삶을 개선하도록 돕는 것이 그들을 살리고 자연을 살리는 길이며 결국에는 우리 모두를 살리는 길임을 가슴 깊이 새기면서 사랑이신 하느님 때문에 여러분 모두가 행복을 누리시기를 기도합니다.


2011년 1월 30일, 해외원조주일에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 위원장  안  명  옥  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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