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예수 부활 대축일 메시지
“주님께서는 참으로 부활하셨습니다. 알렐루야 !”
사랑하는 수원교구 형제자매 여러분,
주님께서는 말씀하신대로 죽음을 이기시고 참으로 부활하셨습니다. 교회는 오늘, “이날은 주님께서 마련하신 날, 이날을 기뻐하자, 춤들을 추자, 알렐루야!”를 노래하며 주님의 부활 대축제를 성대히 지내고 있습니다. 이 기쁨이 여러분 가정과 본당 공동체, 그리고 교회의 각 분야에서 주님을 위해 봉사하는 모든 이들에게 함께 하길 바랍니다.
빈 무덤은 부활의 징표
1. “어찌하여 살아 계신 분을 죽은 이들 가운데서 찾고 있느냐? 그분께서는 여기에 계시지 않는다. 되살아나셨다.” 안식일이 다가오기 때문에 성금요일 저녁에 서둘러 무덤에 묻히셨던 예수님의 시신에 향료를 발라드리기 위해 무덤을 찾았던 마리아 막달레나와 다른 여인들은 처음으로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났습니다. 이렇게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셨음을 첫 번째로 목격한 마리아 막달레나와 여인들은 이 사실을 제자들에게 알렸고, 그들은 주님의 빈 무덤을 확인하였습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주님의 죽음으로 인해 침통한 표정으로 모여 있던 제자들에게도 부활하신 당신의 모습을 나타내셨습니다. 거룩한 여인들과 제자들은 부활하신 예수님의 증인들로서 이 기쁜 소식을 세상에 선포함으로써 교회의 주춧돌이 되었습니다. 초대 교회 공동체의 신앙은 예수님의 부활을 목격한 이들의 직접적인 증언에 의해 확고하게 되었습니다. 이 기쁜 소식을 전하기 위해 제자들뿐만 아니라 교회 역사 안에서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순교 하였고, 우리나라의 선조 순교자들도 이 복음의 증언자들입니다.
교회의 믿음인 그리스도의 부활 사건
2. 교회가 매일 같이 전례 거행을 통하여 기념하는 파스카 신비의 중심에는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셨다’는 확고한 믿음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리스도의 부활은 “성경 말씀대로” 구약의 약속과 예수님께서 복음을 선포하시며 하신 약속의 실현이며, 그 약속은 세상의 구원을 위하여 복음 선포의 사명을 명하신 교회 안에서 오늘날에도 끊임없이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교회는 오늘도 그리스도의 파스카 신비에 참여하면서 “오늘 외아드님께서 죽음을 이기시고 영원한 생명의 문을 열어주셨으니, 부활 대축제를 지내는 우리가 성령의 힘으로 부활하신 주님의 빛을 받아 새로 태어나” 그분의 사명을 수행할 것을 다짐하고 있습니다. 또한 어제도 오늘도 항상 영원하신 그리스도께 무한한 찬미를 드리는 교회는 세상 끝 날까지 매일같이 성체성사를 거행하며 “주님께서 오실 때까지, 이 빵을 먹고 이 잔을 마실 적마다, 주님의 죽음을 전하며 부활을 선포하나이다!” 라고 고백하면서 주님께서 우리에게 맡기신 사명을 성실히 수행할 것입니다.
그리스도인 생활의 중심인 파스카 신비
3. 교회는 초대 교회부터 “자신의 죽음으로 우리 죽음을 없애시고 부활로 생명을 되찾아 주신” 이 사실을 성경과 사도들의 증언을 통해 확고하게 믿으면서 구원의 기쁜 소식을 세상에 선포합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세례를 통하여 그리스도의 파스카 신비에 결합되어 주님께서 명하신 교회의 구원 활동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주님의 희생 제사와 성사들을 통하여 그리스도의 파스카 신비를 거행하면서, 하느님께 드리는 예배 안에 현존하시며 가르치시는 그리스도의 ‘사랑의 계명’을 생활 안에서 실천하고 있습니다. 사랑의 계명을 가르쳐 주신 예수님께서는 오늘도 예수님의 부활 축제를 지내는 우리로 하여금 이 기쁜 소식을 접하지 못하고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관심을 갖도록 요청합니다. 따라서 그리스도인들은 우리 사회의 여러 소외 계층과 가난한 이들에게 사랑을 실천할 뿐만 아니라, 특히 오늘부터 50일간 거행될 부활 축제 시기를 지내며 우리 사회에서 이주민으로 살아가는 외국인들과 새터민(탈북 주민)들에게 특별한 관심을 가져야 하겠습니다.
이 시대의 이방인
: 하느님의 새 백성이며 우리의 가족인 이주민
4. 현시대는 국제적 경제 관계의 변화와 정보화 세계로의 전환으로 인해 모든 나라들이 적극적으로 교류하며 인종과 문화를 뛰어넘어 서로 협력하는 시대로 변화되어 가고 있습니다. 교통의 발전은 인류의 이동을 가져오고 있으며, 사람들은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더 나은 삶의 질을 추구하기 위해 국경을 초월하여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많은 사람들이 해외로 진출하여 살고 있으며, 그 반대로 많은 외국인들도 구직이나 혼인, 그 외 여러가지 이유로 국내에서 살고 있습니다. 우리들은 이들을 <이주민>이라 부르고 있지만, 이들은 이미 우리와 함께 사는 ‘우리의 이웃’이 되었고, 내국인과 혼인한 외국인들은 ‘우리나라 사람’이 되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이주민은 120만여 명으로 경기도 지역에만 33만여 명이 살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수원교구 관할 지역인 안산대리구에 4만 2천여 명, 수원대리구에 3만여 명, 그리고 화성시에 2만 5천여 명이 생활하고 있으며, 이 외에 나머지 세 개 대리구에도 각각 1-2만여 명씩 고르게 분포되어 우리와 함께 더불어 사는 새 백성이며 가족이 되었습니다.
수원교구 이주사목위원회
5. ‘수원교구 이주사목위원회’는 이미 오래전부터 수원교구 관할 지역에 사는 이주민들의 심각한 인권문제를 해결하고, 국제결혼을 통해 한국에 정착하여 다문화 가정을 이룬 이들이 우리 사회에 잘 적응하며 행복하게 살도록 도움을 베풀고 있습니다. 현재 이주사목위원회에서는 각 대리구에 이주사목센터인 <엠마우스>를 설치하여 그 산하에 외국인과 다문화 가정을 위한 여성쉼터, 남성쉼터, 어린이집, 다문화가족지원센터 등 12개 시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수원교구 내에 나날이 외국인들이 늘어가면서 도움을 호소하는 이들이 더욱 많아지고 있으며, 특히 다문화 가정을 이루고 사는 이주민들의 사회 적응과 그들의 자녀를 위한 특별한 교육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입니다. 따라서 부활 축제를 지내는 교회는 이들에 대한 각별한 관심과 따뜻한 배려의 손길을 펼쳐 이들이 우리 사회의 건실하고 건강한 구성원으로 살아가도록 도와주어야 하겠습니다.
고통받는 북한 주민들과 새터민들에게 삶의 희망을(민족화해위원회)
6. 올해는 동족상잔의 비극인 1950년 6월 25일 한국전쟁이 일어난 지 60년이 되는 해입니다. 복잡한 남북의 정치적 이유와 한계로 인하여, 오늘날 남한의 민간 대북 지원 사업은 거의 끊긴 상태이고, 많은 북한 주민들은 굶주림과 질병으로 죽어가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많은 북한 주민들이 새로운 희망의 삶을 찾아 목숨을 걸고 탈출하여 제 3세계를 통해 우리나라에 들어오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2만여 명의 새터민들이 살고 있으며 그중 30% 정도인 6천여 명이 수원교구 관할 지역에 살면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였습니다. 그러나 초기 정착 과정에서 오랫동안 격리되어 살아온 이들이 우리 사회에 적응하며 사는 일은 매우 험난합니다. 불행하게도 이들 중에는 사회 부적응자로 전락하여 크고 작은 사회문제를 일으키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 천주교회는 ‘주교회의 산하 민족화해위원회’를 통해 ‘부활한 그리스도의 생명과 사랑 나눔’의 실천으로 북한 주민과 새터민들을 적극적으로 돕고 있습니다.
수원교구 민족화해위원회
7. 수원교구의 민족화해위원회(민화위)는 주교회의 민화위와 깊은 결속으로 다른 교구의 민화위와 연대하여 미래의 통일 한국을 준비하며 북한 주민을 위한 의료지원과 영유아 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습니다. 또한 수원교구 관할 지역에 분포되어 있는 새터민을 돕기 위해 그룹 홈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고, 수원과 안산 지역에 새터민 아동들을 위한 <나르샤>를 운영하여 새터민 청소년들이 우리 사회에서 잘 적응해 ‘우리와 함께’ 살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수원교구민은 이들에게 깊은 관심을 갖고 지속적으로 도와주시기를 바랍니다. 특별히 최근 북한에 결핵이 만연하여 주민들이 많이 죽어가고 있다는 보도를 듣고, 사회복음화국 한마음 운동 본부에서는 민족화해위원회와 함께 <북한에 긴급의약품 보내기 운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수원교구민은 우리에게 새 생명의 희망을 주신 그리스도의 부활의 신비를 묵상하며 이 ‘생명 살리기 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시기 바랍니다.
수원교구의 새복음화를 향한 노력들은 주님께서 약속하신 ‘세상 구원의 완성’에 대한 희망과 기쁨이 있기에 미래를 향해 끊임없이 나아가고 있습니다. 부활하신 주님께서 수원교구에 풍성한 은총을 내려 주시고, 주님의 자녀들인 우리가 하는 일에 항상 함께 하실 것입니다.
평화의 모후이시며 하늘의 모후님, 기뻐하소서. 알렐루야!
주님께서 참으로 부활하셨나이다. 알렐루야!
2010년 4월 4일
예수 부활 대축일에
수원교구장 이 용 훈 마티아 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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