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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오로 해> 폐막에 즈음한 교구장 메시지

작성자 : 수원교구 작성일 : 2009-06-23 조회수 : 1833

수원교구 <바오로 해> 폐막에 즈음한
교구장 메시지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

 


  친애하는 수원교구 성직자, 수도자, 교우 여러분,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인 오늘, 교회가 사도 바오로 탄생 2,000주년을 기념하여 거행한 <바오로 해>를 마치며, 바오로 사도의 선교적 열성으로 세상의 복음화를 위해 노력하신 여러분들께 격려와 주님의 축복을 전합니다.

 

1. <바오로 해>의 폐막: 교황 베네딕토 16세 성하께서 2008년 6월 28일, 로마의 성 바오로 대성전의 바오로 사도 무덤 앞에서 선포하신 <바오로 해>가 오늘로서 그 막을 내립니다. 보편교회는 지난 일 년 동안 이 특별희년을 지내면서 사도 성 바오로의 선교정신과 그의 영성을 새롭게 인식하였으며, 또한 그를 본받고자 하는 여러 가지 시도들은 그리스도인들에게 선교적 열망에 대한 신선한 활력을 불어넣어 그리스도인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돌아보며 선교적 열망을 향해 적극적으로 나아가게 하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2. 바오로 사도의 선교적 동기 - ‘그리스도의 사랑’: 바오로 사도는 분명히 우리의 스승이시며 예수 그리스도의 사도요 전교자이십니다. 그래서 우리는 <바오로 해> 동안 그의 말씀을 듣고, 그분께 가르침을 받고자 하였습니다. 사도 바오로의 삶을 가장 근본적으로 움직였던 것은 ‘믿음’이었습니다. 그의 모든 행동은 이 ‘믿음’에 중심을 두고 있습니다: “나를 사랑하시고 나를 위하여 당신 자신을 바치신 하느님의 아드님에 대한 믿음으로 사는 것입니다”(갈라 2,20). 사도 바오로의 믿음은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 그를 압도하여 변화시킨 주님 사랑의 감명에 기인합니다. 그를 그리스도의 사람으로 이끈 가장 강력한 동기는, 다마스쿠스로 가는 길에서 체험한 그가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받고 있다는 사실’과 ‘이 사랑을 다른 사람에게 전하고 싶다는 열망’이었습니다. 그리하여 이 사랑은 바오로 사도의 삶의 법칙이 되었고, 순교하기까지 주님을 증거한 힘이 되었습니다. 따라서 우리의 선교적 열정은 바오로 사도와 같이 그리스도를 사랑하는 마음과 그분께 대한 믿음에서 출발합니다.

 

3. 수원교구의 <바오로 해>: 수원교구는 보편교회와 일치하여 <바오로 해>를 지내는 목적을 ‘복음 선포의 모범이신 바오로 사도 탄생 2000주년을 맞아 수원교구민 모두가 바오로 사도의 정신과 영성을 깊이 알고 그를 본받아, 선교활동에 열성적인 사람들이 되어 사는 본당 공동체, 대리구, 교구가 되는 것’으로 설정하였습니다. 그리고 교구와 대리구는 본당 공동체와 연계, 교회의 선교 사명을 구체화하여 <새 가족 찾기>와 <우리 가족 찾기>에 심혈을 기울였고, 사도 성 바오로의 정신과 영성을 재발견하여 삶 속에서 실천하기 위해 <사도행전과 바오로 서간 쓰기와 읽고 묵상하기>에 열정적인 마음으로 함께 하였습니다. 이에 본 교구장은 수원교구 교우들의 이 모든 선교적 노력에 감사와 격려를 보냅니다. 여러분이 뿌린 신앙과 복음의 씨앗은 지금도 큰 결실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4. 선교는 교회의 영원한 사명: 비록 <바오로 해>는 오늘로서 막을 내리지만, 이방인의 사도 바오로의 선교적 열정은 사도들과 그 협력자들인 사제들을 통하여 세상 끝 날까지 지속되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교회는 창립자의 명령에 순종하여 모든 사람에게 복음을 선포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마태 28,19-20). 그래서 사도로부터 이어오는 가톨릭교회는 어제도 오늘도 그리고 영원히 주님의 사명을 끊임없이 수행해야 하며, 교회가 변함없이 그리스도의 지상 명령을 따라 세상에 복음을 전하였듯이 이 선교는 계속될 것입니다.

 

5. 선교의 꽃 순교자들: 바오로 사도가 주님을 체험하고 “그리스도의 사랑과 그에 대한 믿음” 때문에 죽기까지 주님을 증거하였듯이, 교회는 모든 사람을 위한 하느님의 사랑이 선교의 의무와 열성의 원천이라고 언제나 생각해 왔습니다. 그래서 교회는 모든 성인들 가운데서도 순교자들을 그리스도인들의 씨앗으로 여기며 각별히 공경하고 있습니다. 이 순교자들의 피로 교회가 뿌리를 내렸기 때문입니다. 순교자들이 구원의 복음을 전하고 그리스도를 증거하다가 순교를 하게 된 이유도 그리스도의 사랑을 체험한 후 그리스도를 사랑했기 때문입니다. 우리 자신들이 굳은 믿음 안에서 그리스도를 전하는 일은 바로 그리스도를 사랑하는 행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수원교구는 특별히 순교자의 얼이 깃든 땅입니다. 많은 순교 성인들이 이 지역에서 목숨을 걸고 그리스도를 증거하다가 순교하였습니다. 우리들은 자랑스런 순교 성인들의 후손임을 잊지 말고 그들이 증언하고 전파하였던 그리스도의 복음을 힘차게 전해야 하겠습니다.   

 

6. 당면한 복음화 과제: 수원교구는 넓은 지역을 관할하고 있습니다. 수도권이면서도 중소도시와 농촌이 혼재하여 다양한 문화권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교구 내에는 교회가 새롭게 관심을 가져야 하는 외국인 노동자와 다문화 가정이 늘어가고 있습니다. 경제 지상주의로 인한 빈부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어 극빈층은 늘어만 가고 있으며, 한국 전통문화의 붕괴와 개인주의의 팽배는 많은 가정의 해체를 불러, 청소년 문제와 여성 문제, 그리고 가정에서 그 역할을 잃은 아버지 문제 등, 오늘날 우리 모두가 공감하고 걱정하는 문제를 가져왔습니다. 더구나 갖가지 요인에 의해 삶의 가치를 상실한 이들의 자살과 생명을 경시하는 풍조는 위기의 사회 공동체를 만들어 버렸습니다. 이러한 작금의 현상들은 그리스도인들로 하여금 세상에 나아가 복음화에 투신하도록 강하게 요청하고 있습니다.

 

7. 선교의 주역은 성령: “교회의 모든 선교의 주역은 성령이십니다.” 성령께서 활동하시는 곳에 바오로 사도처럼 그리스도의 사랑을 체험하고 믿음으로 가득 찬 하느님의 백성인 우리가 있습니다. 성령께서는 구원 활동을 내적으로 수행하시며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가 스스로 성화되어 확장하도록 부추기십니다. 성령과 사도들이 결합하여 언제 어디서나 구원활동을 이루신 것처럼 성령께서는 모든 시대를 통하여 우리와 함께 하시며 우리의 복음화 사업을 이끌어 주실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들은 우리 안에 활동하시는 성령께 의탁하며 교회의 구원사업에 헌신함으로써 우리 시대의 ‘빛과 소금’이 되어, 하느님 나라를 위해 매진하는 역동적인 수원교구 신앙공동체가 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내가 갇혀 있을 때나, 복음을 수호하고 확증할 때나 여러분은 모두 나와 함께 은총에 동참한 사람들입니다”(필리 1,7).

 

 

순교자들의 모후이시며,

수원교구의 주보이신 평화의 모후 복되신 동정 마리아!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그리스도 안에서 일치를 이루며,
2009년 6월 29일

             수원교구장 이용훈 마티아 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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