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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

[담화]제26회 인권 주일 담화문

작성자 : 수원교구 작성일 : 2007-12-05 조회수 : 1613

제26회 인권 주일 담화문

 

인간의 존엄성은 최고의 가치입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하느님의 자녀로서 하느님의 모습으로 창조된 인간의 존엄성은 최고의 가치로서 수호되어야 합니다. 잉태된 순간부터 하느님의 품으로 돌아갈 때까지, 인간 개개인은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 어떤 물질적 가치와도 비교할 수 없이 존귀한 존재입니다. 모든 구성원들의 생명이 보호되고 인간으로서의 권리를 존중받는 사회를 만드는 일은 우리 모두의 책무입니다. 우리 교회는 생명과 인권을 보호하고 신장하는데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특히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에 대한 우선적인 선택을 강조하고 실천해 왔습니다. 인권 주일을 맞아서 이러한 교회의 관심과 실천이 더욱 요청되는 우리의 현실을 돌아보고자 합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우리 사회는 근래에 인권 분야에서 과거의 아픈 상처를 치유하려고 노력해왔고 어느 정도 진전을 이룬 부분도 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분야에서 인간의 존엄성이 침해당하고 기본적인 권리가 존중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첫째, 우리 사회는 생명의 존엄성에 대한 가치관이 약화되면서 가난하고 약한 생명이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급증하는 자살은 경제적인 어려움이나 부당한 처지에서 좌절하는 어려운 이웃에게 공동체적 사랑과 도움, 삶의 의미와 가치를 올바로 제시하지 못하는 우리 사회의 어두움을 반영합니다. 여전히 지속되는 낙태 및 배아복제 연구 허용, 사형제도의 악법들은 인간 생명을 물질의 수준으로 격하시키고 인간 존엄성에 대한 가치관을 훼손합니다.

  둘째,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인권 보호를 강화하고, 이들을 차별하는 제도와 관행을 철폐해야 합니다. 특히 우리는 국제결혼과 이주 노동자의 증가로 우리 사회가 다민족, 다문화 사회로 변화하고 있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이들을 차별하거나 불이익을 주는 법률과 제도를 개선해야 합니다. 우리 사회는 더 이상 단일 민족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모두가 하느님 백성임을 인식하고 같은 하느님의 자녀로서 이들을 형제자매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또한 이들에게 행해지는 비인격적인 대우와 폭력, 인신매매와 같은 부끄러운 인권 침해의 현실은 하루 빨리 사라져야 합니다. 가난 때문에 사랑하는 가족과 고향을 떠나 먼 나라로 시집 온 외국인 여성들이 문화적 차이, 언어 소통, 외로움 등의 어려움을 이기고 우리 사회의 당당한 일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적극 도와주어야 하겠습니다. 

  셋째, 우리는 북한의 인권에 대해서도 침묵할 수 없습니다. 그동안 우리 교회는 북한에 대한 인도적인 구호 활동을 꾸준히 해왔습니다. 그러나 진정한 민족 화해의 노력은 물질적 지원 뿐 아니라 그들이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는 사회가 되도록 돕는 일도 포함되어야 합니다. 특히 대량으로 발생하는 탈북자의 비참한 상황과 영양 공급도 제대로 받지 못하는 많은 북한 어린이들의 안타까운 처지에 대해 우려를 감출 수 없습니다. 이러한 북한의 인권 상황과 함께 북한에서의 신앙과 선교의 자유가 실질적으로 인정되지 않는 현실도 개선되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계속 북한의 긍정적인 변화를 촉구하고, 한반도의 전쟁 방지와 평화 정착을 위해 애쓰는 모든 선의의 사람들과 연대하며 진정한 민족 화해를 위해 기도해야 하겠습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위에 언급된 현재의 인권 상황 개선은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 신앙인들의 의무입니다. 인간의 존엄성이 제대로 존중 받지 못하는 상황은 잘못된 정치와 정책에 우선적인 책임이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공동선을 추구하며 인권을 침해할 수 있는 모든 정책, 법률, 제도를 개선하고, 사회 정의와 인권 의식 향상을 위한 교육, 그리고 생명 문화의 확산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을 우리의 지도자로 뽑아야 합니다.  
  오는 12월 19일에는 대통령 선거가 실시됩니다. 하느님 나라의 참된 가치를 이 땅에 올바로 실현할 수 있는 지도자를 찾기는 쉽지 않겠지만 조금이라도 나은 후보를 찾는 노력을 포기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민주 시민의 권리이자 의무인 투표를 통해 인간의 존엄성을 수호하고 이를 정책결정과 집행에서 최고의 가치로 삼을 수 있는 지도자를 대통령으로 뽑아야 하겠습니다.

  인권 주일을 맞아 인간의 존엄성을 위하여 활동하는 모든 분들에게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여러분 모두에게 주님의 평화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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