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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

[담화문] 제43차 성소 주일 담화

작성자 : 수원교구 작성일 : 2006-04-28 조회수 : 1321

 

교황 베네딕토 16세 성하의
제43차 성소 주일 담화

(2006년 5월 7일, 부활 제4주일)


 

 

존경하는 형제 주교님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올해 성소 주일을 맞이하여 저는 교회의 신비와 성소라는 주제에 관하여 성찰해 볼 것을 모든 하느님 백성에게 권유합니다. 바오로 사도는 말합니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아버지 하느님께서 찬미받으시기를 빕니다. … 세상 창조 이전에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를 선택하시어, …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우리를 당신의 자녀로 삼으시기로 미리 정하셨습니다”(에페 1,3-5). 세상 창조 이전에, 인간이 존재하기도 전에,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는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을 뽑으시어 강생하신 말씀이신 예수님을 통하여 성령의 인도로 그리스도와 함께 당신의 자녀가 되도록 부르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위하여 돌아가심으로써 아버지의 사랑의 신비에 우리도 함께하게 해 주셨습니다. 아버지께서는 성자를 온전히 품어 안으신 그 사랑을 우리 모두에게도 베풀어 주십니다, 그리하여 머리이신 예수님과 일치한 우리는 한 몸인 교회를 이룹니다.

 

이천년 역사의 무게가 바오로 성인의 가르침의 핵심인 하느님의 자녀가 된다는 매혹적인 신비의 새로움을 알아듣기 어렵게 만듭니다. 아버지께서 “우리에게 당신 뜻의 신비를 알려 주셨습니다. … 그것은 만물을 그리스도 안에서 그분을 머리로 하여 한데 모으는 계획입니다.”(에페 1,9-10) 하고 바오로 사도는 상기시켜 줍니다. 또한 “하느님을 사랑하는 이들, 그분의 계획에 따라 부르심을 받은 이들에게는 모든 것이 함께 작용하여 선을 이룬다는 것을 우리는 압니다.”(로마 8,28-29) 하고 열성적으로 말합니다. 우리가 예수님의 형제자매로 살아가도록, 같은 아버지의 자녀로 살아가도록 부름 받았다는 전망은 참으로 매혹적입니다. 이것은 인간적인 모든 생각과 계획을 완전히 뒤엎는 은총입니다. 참다운 신앙 고백은 인간 삶에 스며들어 있는 하느님의 무한한 신비로 정신과 마음을 활짝 열어 줍니다. 그렇다면 하느님께서 우리를 위하여 마련하신 신비로운 계획에는 마음을 닫아버릴 정도로 스스로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고 여기는, 매우 강력하게 파고드는 우리 시대의 유혹에 대하여 무어라 말해야 하겠습니까? 그리스도를 통하여 보여주신 아버지의 사랑이 우리에게 이러한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하느님의 부르심에 응답하고 그 길을 따르고자 한다고 해서 이미 완전한 존재이어야만 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집을 나갔던 아들이 자기 죄를 깨닫고 집으로 돌아와 아버지와 화해하는 기쁨을 체험하였음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그리스도의 구원의 은총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언제나 더 잘 인식하게 해 주는 인간의 나약함과 한계는 더 이상 걸림돌이 되지 않습니다. 바오로 성인은 바로 체험을 통하여 이렇게 확신하였던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그리스도의 힘이 나에게 머무를 수 있도록 더 없이 기쁘게 나의 약점을 자랑합니다”(2코린 12,9). 그리스도의 신비체인 교회의 신비 안에서 하느님의 사랑의 힘이 사람의 마음을 바꾸어 그가 형제들에게 하느님의 사랑을 전달할 수 있게 합니다. 수세기에 걸쳐 수많은 남녀들이 하느님의 사랑으로 변화되어 하느님 나라를 위하여 자신의 삶을 봉헌하였습니다. 이미 갈릴래아의 바닷가에서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께 자신을 내어 맡겼습니다. 그들은 몸과 영혼이 낫기를 바랐고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당신 은총의 힘으로 어루만져 주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직접 뽑아 사도로 삼으신 이들도 있었습니다. 스스로 원해서 순수한 사랑을 지니고 그분을 따라다닌 마리아 막달레나와 다른 여인들도 있었습니다. 그들은 요한 사도와 마찬가지로 예수님의 마음속에 각별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그리스도를 통하여 아버지의 사랑의 신비를 알게 된 이 남자와 여자들은 교회에 언제나 있어온 다양한 성소를 보여줍니다. 특별히 하느님의 사랑을 증언하도록 부름 받은 이의 전형은 바로 예수님의 어머니이신 성모 마리아이십니다. 그분께서는 신앙 여정 안에서 강생과 구원의 신비에 직접 참여하신 분이십니다.

 

당신 몸인 교회의 머리이신 그리스도 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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