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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화문] 이민의 날 담화

작성자 : 수원교구 작성일 : 2006-04-25 조회수 : 1209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2006년 이민의 날 담화

 


“시대의 징표인 이민”

 


사랑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올해로 제2차 바티칸 공의회가 폐막된 지 사십 년이 됩니다. 공의회는 교회 생활의 여러 분야를 망라하여 풍요로운 가르침을 제시하였고, 특히 현대 세계의 교회에 관한 사목 헌장 「기쁨과 희망」(Gaudium et Spes)은 현대인들에게 복음 메시지를 전달하는 적합한 길을 모색하며 현대 세계의 복잡한 현실에 대한 세심한 분석을 전개하였습니다. 그러한 목적에서, 요한 23세 복자의 권유를 받아들여, 공의회 교부들은 시대의 징표를 탐구하고 이를 복음의 빛으로 해석하는 임무를 수행하였습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새로운 세대에 알맞은 방법으로 현세와 내세의 삶의 의미 그리고 사회 관계의 올바른 구조에 대한 끝없는 물음에 답을 주고자 한 것입니다(사목 헌장, 4항 참조). 오늘날 우리가 인식할 수 있는 시대의 징표 가운데 확실히 꼽을 수 있는 것이 이민입니다. 이민은 지난 세기에 이른바 구조적인 형태를 띠게 된 현상으로, 무엇보다도 세계화의 강한 영향을 받아 세계 노동 시장의 중요한 특징이 되었습니다. 자연히 다양한 요소들이 이 ‘시대의 징표’ 속에 섞여 들어갔습니다. 실제로 국내 이민과 국제 이민, 강제 이민과 자발적 이민, 합법 이민과 인신매매의 대상이 되는 불법 이민이 여기에 포함됩니다. 세계적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외국인 유학생들도 이민의 범주에서 제외될 수 없습니다.

 


경제적 이유의 이민과 관련하여, 최근의 이민 현상의 ‘여성화’, 곧 여성 이민의 수가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은 주목할 만합니다. 실제로 과거에는, 물론 여성 이민들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이민을 가는 사람은 주로 남성들이었고 여성들은 특히 남편이나 아버지를 따라서 또는 그들이 일하는 곳에서 함께 살기 위하여 이민하였습니다. 오늘날에도 그러한 상황은 여전히 많이 있지만, 다른 나라에서 일자리를 찾으려고 혼자 국경을 넘는 여성들의 이민이 점점 더 자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민 여성이 그 가정의 주 수입원이 되는 경우도 드물지 않습니다. 여성들은 주로 저임금 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민 노동자들은 특히 취약한 상태에 있고, 그 가운데서도 여성 이민 노동자들은 더욱 그러합니다. 그러한 여성들의 가장 흔한 고용 분야는 가사 노동, 노인 보조, 병자 간호, 숙박 관련 업종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이러한 분야에서 이민 여성들이 정당한 대우를 받고 여성의 특성을 존중받으며 동등한 권리를 인정받도록 전력을 다하여 노력해야 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삶의 조건이나 나아가 생존 조건마저도 개선될 가능성이 거의 없는 곳에서 점점 확산되고 있는 인신매매, 특히 여성들의 인신매매에 대하여 언급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흔히 자신들이 장차 겪게 될 일에 대해서 조금도 의심하지 않는 희생자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일은 인신매매상들에게는 쉬운 일입니다. 어떤 경우에 여자와 소녀들은 노동 현장에서, 흔히는 성 산업에서 노예처럼 착취당할 운명에 놓이기도 합니다. 여기에서 그러한 이민의 결과들을 깊이 있게 분석할 수는 없지만, 요한 바오로 2세께서 이미 언급하신 바 있는 “체계적인 성 착취를 조장하는 만연된 향락과 상업 문화”[「여성들에게 보내는 교서」(Lettera alle Donne), 1995.6.29., 5항]를 저 또한 단죄합니다. 여기에 그리스도인들에게서 빼놓을 수 없는 구원과 해방의 모든 계획이 있습니다. 

 


다른 이민들, 특히 난민과 망명자들의 경우에,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그들의 입국과 관련하여 제기되는 문제들에만 관심을 가질 뿐, 그들이 자기 나라를 떠나지 않을 수 없는 이유에 대해서는 생각해 보지 않는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교회는 목자 없는 양들처럼 방황하는 군중을 보시고 가엾어 하시는(마태 9,36 참조) 예수님의 눈으로 고통과 폭력이 난무하는 이 세상을 바라봅니다. 인간으로서 또 그리스도인으로서 이들 고통 받는 형제자매들을 돕기 위해서는 희망과 용기와 사랑, 그리고 “사랑의 독창성”[요한 바오로 2세, 교황 교서 「새천년기」(Novo Millennio Ineunte), 50항]이 필요합니다. 이민들의 출신 교회는 같은 언어와 문화를 가진 이민 사목 종사자들을 파견하고, 이민을 받아들인 개별 교회와 사랑의 대화를 함으로써 출신 교회의 관심을 보여 주는 일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오늘날의 ‘시대의 징표’에 비추어, 해외 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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