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림마당

알림마당

Home

게시판 > 보기

공지사항

[주교회의] 부처님 오신 날 드리는 봉축 말씀

작성자 : 사무처 작성일 : 2005-05-12 조회수 : 1235

부처님 오신 날 드리는 봉축 말씀

 


  불기 2549년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모든 불자님들에게 진심으로 축하를 드립니다. 마을마다 거리마다 어둠을 밝히는 연등의 불빛 속에서 불자 여러분의 설레는 기쁨에 이웃 종교인으로서 함께 하고자 합니다. 부처님은 자비로 이 땅에 오십니다. 어둠에는 빛으로서, 무지에는 지혜로서, 아픔에는 위로로서, 미움과 증오에는 사랑으로서 오십니다. 부처님의 자비가 우리 사회의 어두운 모든 곳과 여러분의 가정에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현대는 그 어떤 때보다 자비와 사랑을 필요로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종교와 사상, 국가와 민족의 경계를 넘어 순수한 마음으로 서로 돕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이런 분위기는 참으로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사람이 사는 세상이 늘 그러해 왔듯이 자신의 이익과 편리만을 무한정으로 추구하려는 개인의 이기심, 자기가 속한 집단의 목적 성취에만 지나치게 집착하는 집단 이기주의, 이웃 나라의 어려움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자기 국가의 세력 확장에만 모든 힘을 기울이는 국수주의적 국가주의가 만연하고 있는 현대 세계의 상황도 있습니다.

  이러한 현대 사회에서 자비와 사랑의 정신으로 산다는 것은 큰 희생을 감수하지 않고는 불가능한 일일 것입니다. 바로 이러한 때에 대자대비하신 부처님의 오심은 큰 기쁨이며 위안이 아닐 수 없습니다. 진정한 자비가 무엇인지, 자비심으로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가르쳐주시기 때문입니다.
  지금 우리는 가느다란 하나의 인연으로도 서로 커다란 은덕을 이루는 이른바 “지구촌”에서 살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 종교인들이 각자 믿는 가르침에 따라 서로의 가치를 오롯이 존중하며 모두 성실히 생활할 때에, 자비와 사랑의 문화는 지구촌에 더욱 확산되리라 믿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최근에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선종을 저희와 함께 애도하여 주신 수많은 불자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우리는 그리스도를 믿는 한 신앙인으로서 불자 여러분에게 거는 기대가 참으로 큽니다. 여러분이 모두 자비의 마음과 자비의 행동으로 이 어두운 세상에 빛을 비추어 주기를 소망합니다. 그러한 자비와 사랑의 여정에 불자 여러분과 그리스도인들이 손에 손을 잡고 함께 나아가면서 우리나라와 인류의 평화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다시 한 번 불자 여러분에게 부처님의 크신 자비를 기원합니다.

 


              불기 2549년 부처님 오신 날을 봉축하며,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교회일치와 종교간 대화위원회 위원장 김희중 주교

 

 

신고사유를 간단히 작성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