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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

[담화문] 2005년 성목요일 교황 서한

작성자 : 사무처 작성일 : 2005-03-23 조회수 : 1532

 2005년 성목요일 교황 서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성하께서
성목요일에 사제들에게 보내는 서한

(2005년 3월 24일)

 


사랑하는 사제 여러분!

1. 그리스도의 사랑이 “극진히”(요한 13,1 참조) 드러났던 날, 곧 성찬례의 날이며 우리 사제직의 날인 성목요일에 해마다 여러분과 갖는 영적인 만남을 올해에는 성체성사의 해에 가지게 되어 특히 기쁩니다.

사랑하는 사제 여러분, 저는 다른 환자들과 나란히 병원에서 회복을 기다리며 성찬례를 통하여 저의 고통을 그리스도의 고통에 일치시키면서 여러분을 생각합니다. 이러한 마음으로 저는 우리의 사제 영성의 몇 가지 측면을 여러분과 함께 성찰해 보고자 합니다.

저는 그리스도께서 해골산에서 단 한 번 영원히 드리셨던 희생 제사를 우리의 제대 위에서 재현하고자 우리가 날마다 그리스도를 대신하여 바치는 성찬 축성문을 저의 성찰의 영감으로 삼고자 합니다. 성찬 축성문에서 우리는 사제 영성에 대한 깊은 통찰력을 얻습니다. 온 교회가 성찬례에서 생명을 얻으므로, 사제의 삶은 더욱더 성찬례로 ‘구현되는’ 삶이 되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우리에게 성찬 제정문은 축성문 이상의 것, 곧 “생명의 조문”이 되어야 합니다.

깊이 “감사하는” 삶

2. “아버지께 감사를 드리며 축복하시고”. 모든 미사에서 우리는 예수님께서 빵을 쪼개시며 드러내신 첫 마음, 곧 감사의 마음을 기억하고 되살립니다. 감사는 “성찬례”라는 말 자체의 근원을 이루는 마음자세입니다. 이 감사의 표현에는 성서 전체의 영성인 놀라우신 하느님에 대한 찬미가 담겨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사랑하시며, 당신의 섭리로 우리를 이끄시고, 끊임없는 구원 행위로 우리와 함께하십니다. 

성찬례에서 예수님께서는 우리와 함께 또 우리를 위하여 아버지께 감사드리십니다. 예수님의 이 감사 행위가 어찌 사제 생활의 모습이 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사제는 자기가 살아오면서 받았던 수많은 은혜에 대하여 끊임없이 감사하는 마음을 길러야 합니다. 특히 자신이 선포하여야 할 신앙의 은혜와 자신을 온전히 하느님 나라에 봉헌하게 한 사제직의 은혜에 대하여 끊임없이 감사하는 마음을 키워야 합니다. 우리는 지고 갈 십자가가 있으나 - 물론 우리만이 십자가를 지고 가는 것은 아닙니다. - 우리가 받은 은혜가 너무도 크기에 우리 마음 깊은 곳에서 마니피캇을 노래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주어진” 삶

3. “받아 먹어라. 받아 마셔라.” 사랑이신 하느님의 삼위일체 생명에 근원을 두고 있는 그리스도의 자기 증여는 최후의 만찬에서 성사적으로 선취되었던 십자가의 희생 제사에서 그 절정을 이룹니다. 축성문을 바칠 때마다 이러한 영적인 흐름에 휩싸이는 느낌을 받지 않을 수 없습니다. 어떤 의미에서, 사제는 “받아 먹어라.” 하고 말을 할 때 그 말을 자신에게도 적용하여야 하며, 또 진실하고 관대한 마음으로 그 말을 하여야 합니다. 사제가 공동체의 뜻에 자신을 맡기고 또 도움이 필요한 모든 이를 위하여 자신을 내어줄 수 있을 때에 사제의 삶은 참된 의미를 지닙니다.

이것이 바로, 요한 복음사가가 발씻김 이야기에서 강조하듯이, 예수님께서 당신 제자들에게 기대하신 것이며, 또한 하느님 백성이 사제에게 기대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이를 더욱 깊이 생각해 본다면, 사제가 서품식에서 하였고 성유 축성 미사 때에 갱신하여야 하는 순명의 서약은 성찬례와 맺고 있는 바로 이러한 관계로 빛을 얻습니다. 주교의 권위 있는 판단이 요구할 때, 사제는 자신의 정당한 자유를 어느 정도 희생하더라도 사랑으로 순명함으로써, 그리스도께서 최후의 만찬에서 교회에 당신 자신을 내어주시며 “받아  먹어라.” 하신 말씀을 자신의 온몸으로 구현합니다.  

구원하고자 “구원 받은” 삶

4. “이는 너희를 위하여 내어줄 내 몸이다.” 그리스도의 몸과 피는 인간의 구원을 위하여,  모든 인간의 전인적 구원을 위하여 내어준 것입니다. 이 구원은 완전하며 동시에 보편적입니다. 자신이 자유로이 선택한 것이 아니라면 그 누구도 “너희와 모든 이를 위하여 흘릴” 그리스도의 피의 구원 능력에서 배제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성서에서 말하듯이(마르 14,24; 마태 26,28; 이사 53,11-12 참조) “많은 사람”을 위하여 바치는 희생입니다. 이러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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