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 성화의 날에 즈음한
교황청 성직자성 장관
다리오 카스트리욘 오요스 추기경의 서한
(2004년 6월 18일, 예수 성심 대축일)
사제 직무에서 성덕의 원천인 성찬례
사랑하는 형제 사제 여러분,
예수 성심 대축일에 거행될 사제 성화의 날을 맞아 저는 여러분과 함께 우리 사제 직무의 은총에 대하여 성찰해 보고, 모든 신자와 온 인류, 그 가운데에도 특히 여러분이 열심히 또 헌신적으로 협력하고 있는 여러분 각자의 교구장에게 맡겨진 하느님 백성에 대한 여러분의 사목적 관심을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제가 올해 여러분에게 제시하는 주제인 “사제 직무에서 성덕의 원천인 성찬례”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께서 교황 재위 25주년이자 묵주기도의 해인 지난 해 성목요일에 발표하신 교서 ?교회는 성체성사로 산다?(Ecclesia de Eucharistia)와 맥을 같이하고 있습니다.
1. 사랑으로 창조되어
“나 주 너희 하느님이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한 사람이 되어라”(레위 19,2). 레위기는 믿음을 가진 모든 피조물, 특히 모든 성품 직무자의 은총과 목적은 하느님과
친교를 이루고 교회와 모든 사람을 아낌없이 사랑하는 성덕이라는 것을 우리에게 상기시켜 줍니다. 사제 성소는 “근본적으로 성품성사라는 형식을
통해서 성덕으로 초대하는 부르심입니다”(요한 바오로 2세, 교황 권고 ?현대의 사제 양성?[Pastores Dabo Vobis], 33항).
사제는 하느님께서 정해 주신 환경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직무를 수행하면서 그리스도를 만나서 알고 사랑하며, 언제나 그분과 더욱 일치하는 삶을
살도록 요구받고 있습니다.
다가오는 예수 성심 대축일에 우리 주 하느님과 영원한 대사제이신 그분의 성자께 우리의 시선을 고정시킨다면, 우리의 지평은 우리 일상생활의 경계 너머로 확대될 것이며, 우리의 삶은 더욱 보편적이고 선교적인 차원으로 풍부해질 것입니다.
“내 말을 들어라. 저 밭들을 보아라. 곡식이 이미 다 익어서 추수하게 되었다”(요한 4,35). 주님의 이 말씀은 오늘날까지도 우리 마음속에 메아리치며, 강생하신 말씀이신 예수님의 사랑의 임무, 우리의 것일 수 있는 그 임무의 드넓은 지평을 보여 줍니다. 예수님께서는 모든 교회에 유산으로 그 임무를 맡기셨으며, 특별히 당신의 성품 직무자인 우리에게 그 임무를 맡기셨습니다. 우리를 사제로 만들어 준 사랑의 신비는 참으로 위대합니다!
사도행전은 사도들과 함께 생활하시고 음식을 드시고 일상의 어려움들을 나누신 바로 그 예수님께서 지금도 당신 교회 안에 변함없이 현존하신다는 것을 우리에게 일깨워 줍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여러분 안에 현존해 계십니다. 그것은 그리스도께서 당신 구원의 십자가인(골로 1,20 참조) 당신 은총과 영광의 옥좌에서 지금도 모든 신자를 당신께 끌어들이시어 모든 세대의 모든 인류와 유일한 한 몸을 이루시기 때문만이 아니라, 당신 백성을 가르치시고 거룩하게 하시며 다스리시는 머리이며 목자로서 언제나 적절하고 탁월하게 현존하시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현존은 그분께서 당신 교회의 중심에 세우시고자 하셨던 사제 직무를 통하여 실현됩니다. 모든 사제는 사제 직무를 통하여 자신이 선택되고 축성되었으며, 그리스도의 대리자이며 전달자가 되어 그리스도를 알리도록 파견되었다는 것을 단언할 수 있습니다(성직자성, 사제 직무 생활 지침, 1974. 1.31., 7항 참조).
우리가 증언하는 그리스도의 삶은 바위틈에서 흘러나와 메마른 땅을 적셔 비옥한 옥토로 만드는 물과 같습니다. 그리스도께서 시간과 공간 안으로 들어오심으로써 역사는 더 이상 강생 이전의 메마른 땅이 아니라 보편적 희망의 의미와 가치를 띠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세상에 마른 땅과 같은 모습을 보여 줄 수는 없습니다. 또한 우리에게 쏟아 부어진 물의 작용으로 흩어진 밀가루가 한 덩이가 되는 것을 가로막는다면 우리가 하나의 빵이라고 말할 수도 없습니다.”(성 이레네오, 「이단 반론」[Adversus Haereses], III, 17: 『그리스 교부 총서』 7, 930 참조). (요한 바오로 2세, 칙서 「강생의 신비」[Incarnationis Mysterium
신고사유를 간단히 작성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