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환경의 날 메시지
작성자 : 수원교구
작성일 : 2003-05-29
조회수 : 1112
2003년 환경의 날 메시지
환경보존은 지구 평화를 위한 초석
2003. 6. 5
친애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자연이 주는 혜택은 참으로 위대합니다. 산에서 내뿜는 신선한 공기와 맑은 물, 온 세상을 밝게 비추
어 주는 태양, 인간이 배출하는 모든 오염 물질을 받아들이는 풍요로운 바다는 하느님께서 인간에게
주신 선물입니다.
참으로 아름답던 하느님의 창조세계가 아주 짧은 기간동안 처참하게 훼손되고 있습니다. 이를 걱정하
는 지구촌 인류의 목소리가 세계 전역으로 울러 퍼졌고, 그런 연유로 1972년 6월 5일 UN차원에서 처
음으로 수십 개 나라의 정상들이 스웨덴 스독홀름에 모여서 “UN 인간 환경회의”를 개최하게 되었습
니다. 당신 교황 바오로 6세께서는 이 국제환경회의에 특사를 보내시어 “인간이 자연의 생명력과 재
생능력을 조절하는 자연의 법칙을 존중해 나가야 참되고 지속적인 열매를 거둘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교황 바오로 6세계서는 국제 사회의 창조질서 보전을 위한 노력이 미흡하다고 여기시고, 다
시 1977년 6월 5일 환경의 날을 맞아 “인류의 안녕을 위하여”란 담화를 통해 이렇게 말씀하고 계십니
다. “환경 과제에 응답하려면 단순히 좀 더 노력하는 정도 이상의 것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일은 의식
의 전환이, 실천에 있어서 내적 외적 사고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소명은 우리들이 생활양식을 좀 더 단순하고 검소하게 바꾸어 나가고, 우리사회의 불필요
한 소비를 줄이고 자원을 소중히 보존하는 사회로 만들어 나가도록 합니다. 이것은 또한 마침내 우리
모두 가 전 세계적인 연대의식을 가지고 모든 사람과 모든 나라가 자신에게 주어진 과제들을 받아들
여 오늘날 현존하는 세대뿐만 아니라 다가오는 세대들도 생태적으로 건전한 자연환경을 누릴 수 있도
록 나갈 것을 요청합니다” 그런데 25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는 이 메시지의 뜻을 제대로 받아들고 있
지 못함을 부끄럽게 여깁니다. 이제 환경의 문제는 교회 밖의 문제가 아닌 교회안의 문제임을 자각해
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다음 세 가지 환경문제 해결에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첫째로는 내분비계 교란물질(환경 호르몬)에 대한 경계심을 늦추지 말자는 것입니다. 우
리가 별다른 문제의식 없이 환경 호르몬으로 알려진 내분비계 장애물질을 마구 만들어 내고 있는데,
이것이 지속되면 인간의 생물학적 생식 능력을 현저하게 떨어뜨려서 자녀를 가질 수 없는 지경에까
지 이르게 됩니다. 미래 세대 인류의 출현을 우리 스스로 막는 역할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를 차단
하기 위해서는 비닐류와 플라스틱 같은 화학 제품을 절대로 불에 태우는 일을 하지 말아야 합니다. 저
온 소각은 환경 호르몬의 핵심 물질이자 발암 성분을 지닌 다이옥신을 다량으로 방출하게 되기 때문
에 절대로 금해야 할 사안입니다.
둘째로는 에너지 절약입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께서 심히 우려하신 대로 석유 주도권 확보를 위한 이라크 전쟁 같은 행태는 지
구촌 평화를 깨뜨리는 일일 뿐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에너지를 절약하는 것이 지구촌 평화에 조금씩
다가가는 것아 될 것입니다. 또한 재생 가능한 에너지 사용에 각별한 관심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예
를 들면, 태양에너지, 풍력에너지, 조력 에너지가 그것입니다.
셋째로는 물을 소중히 여기자는 것입니다.
올해는 UN이 정한 ‘물의 해’입니다. 과거 한반도는 삼천리 금수강산 어디에서나 옥수(玉水)가 흘렀고
그 양도 풍부했습니다. 산유국(産油國)은 아니더라도 산수국(山水國)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물
부족 국가에다가 마실 물의 가격은 석유값보다 비싸지는 추세에 있습니다. 우선 물이 오염되지 않도
록 가정의 차원에서는 음식물 남기지 않기, 세제 줄이기, 샴푸 덜 쓰기, 저공해 세재 사용하기를 시행
하고 그리고 자칫 환경 파괴로 이어질 수 있는 대형 댐 건설에 앞서서 물을 다량으로 저장하는 녹색
댐 역할을 하는 나무심기에도 주력해야 할 것입니다.
“이렇게 만드신 모든 것을 하느님께서 보시니 참 좋았다”(창세 1,31)는 말씀이 오늘에도 계속되고, 또
한 하느님께서 주신 자연의 혜택이 지금의 우리에게는 물론 우리의 후손들에게도 이어지도록 새로운
사명의식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지구촌의 모든 생명이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는 자연 환경을 보전하는 것이 이 시대가 요구하는 또 하
나의 복음화 사업입니다.
2003년 6월 5일 주교회의 정의평와위원회 위원장 최영수 주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