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와 한반도의 평화를 위하여 기도와 회개를!
친애하는 수원교구 형제. 자매 여러분,
우리는 이라크 전쟁 소식을 매일 TV를 통해 보고 한반도의 안보를 걱정하며 어둡고 고통스러운 나
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께서는 이라크 전쟁 반대 노력을 줄기차게 하고 계시고, 전쟁이 시작된 이후
에는 전쟁 중단을 위하여 전 세계 천주교 신자들에게 평화를 위하여 기도하고 회개할 것을 촉구하고
계십니다.
교황님께서는 2003년 3월 16일 주일 Angelus 전에 평화를 위한 기도와 회개를 청하시면서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I belong to that generation that lived through World War II ..... "No more war" as Paul VI said
during his first visit to the United Nations. We must do everything possible. We know well that
peace is not possible at any price. But we all know how great is this responsibility. Therefore
prayer and penance.
There is still time to negotiate, still time for peace.
한국 천주교회 주교회의도 2003년 2월 14일에 [우리는 전쟁이 아닌 평화를 바랍니다!] 라는 성명
을 발표하였습니다:
‘테러와의 전쟁’이라는 미명 아래 수많은 무고한 사람들을 희생시켜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미국
이 공언하는 이라크 공격의 도덕적 정당성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러한 공격은 또 다른 폭력의 악순
환을 불러올 뿐입니다. 교황님과 더불어, 미국과 중동의 형제 주교들과 함께 우리 한국 가톨릭교회의
주교들은 전쟁을 반대합니다.....
우리 민족의 앞날을 위협하는 북한의 핵무기 개발 문제 또한 개탄하며 반대합니다.
미국 천주교 주교회의도 2003년 2월 26일에 이라크 사태에 관한 성명을 내며 다음과 같이 호소하였
습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와 마찬가지로 우리도, 전쟁은 ‘피할 수 없는’ 것이 아니며 ‘전쟁은 언제나 인
류에게 패배’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
우리 주교회의는 이라크 정부를 전복시키기 위한 모든 선제공격이나 일방적 군사력 사용의 도덕적
합법성에 대해서 계속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한국 천주교 주교님들은 주교회의 봄 총회 때 이라크 전쟁에 대하여 그리고 파병문제에 대하여 고
심을 하셨습니다. 그러나 천주교 신자들이 이미 교황님의 전쟁반대 의지와 노력을 다 잘 알고 있고 한
국 주교님들의 전쟁반대와 평화를 위한 기도부탁을 이미 받은 바 있으므로 파병반대에 대하여 또 다
른 성명서는 안 내기로 하였습니다.
우리가 우리 땅에서 전쟁이 일어나는 것을 반대한다면 남의 나라에서 벌어지는 전쟁에도 마땅히 반
대해야 하고 전쟁에 동참하는 우리 군대의 파병은 없어야 합니다. 어떤 이는 ‘북한 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한반도의 평화를 위하여 맹방인 미국과 행동을 같이 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말하겠지만, 이라
크 전쟁이 유엔 안보리의 동의도 못 얻었고 처음부터 명분도 없는 불의한 전쟁임을 우리가 잘 알면서
그 전쟁에 동참하는 미련함은 저지르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예수께서 “평화를 위하여 일하는 사람은 행복하다”(마태 5, 9)고 말씀하셨습니다. 수원교구 형제.
자매 여러분, 우리 모두 지금 죽음과 공포와 슬픔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이라크 국민들과 마음으로부
터 함께 하며 교황님과 한국 천주교 주교님들과 함께 평화의 주님이신 예수 그리스도께 그리고 수원
교구의 주보이신 [평화의 모후] 성모님께 간절히 기도합시다!
그리스도교 신앙은 [부활신앙]입니다. 이라크 국민과 한민족이 지금의 고통과 ‘십자가’를 통하여
언젠가 평화라는 ‘부활’의 영광을 맞기를 희망하며 그리스도교 신앙인들이 믿음을 가지고 끊임없이,
간절히 기도하고 희생해 나갑시다!
2003년 3월 29일
천주교 수원교구 최덕기 주교
부록: 이라크에서의 평화를 위한 가톨릭교회의 노력들:
* 교황성하
- 평화를 위한 기도 촉구(2003년 2월 9일)
- 재의 수요일에 평화 기원 단식과 기도 요청(2003년 2월 23일)
- “더 이상 전쟁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호소(2003년 3월 16일)
*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 평화 촉구 성명서 발표(2003년 2월 14일)
- 미국 대통령에게 평화 촉구(2003년 2월 20일)
* 교황특사
- 교황특사 로제 에체가레이 추기경,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과 회담(2003년 2월 15일)
- 교황특사 피오 라기 추기경, 미국 대통령을 만나 유엔 존중 촉구(2003년 3월 5일)
* 미국 등 각국 주교회의 성명
- 미국 주교회의, 부시 대통령에게 전쟁 반대 서한 송부(2002년 9월 13일)
- 미국 주교회의, 이라크에 관한 성명(2002년 11월 13일)
- 미국 주교회의, 이라크에 관한 성명(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