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제 인간 탄생에 대한 반대 성명서
작성자 : 수원교구
작성일 : 2003-02-21
조회수 : 1222
성명서: 복제 인간 소식을 접하며
과학과 기술 발전의 양면성
복제 인간이 태어났다는 소식에 우리는 심각한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
다. 과학과 기술의 진보는 인간의 삶을 윤택하고 편리하게 해주었다. 질
병의 치료와 수명의 연장 등 예전 같으면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들이 현
실로 다가왔다. 우리는 과학과 기술의 진보와 발달이 가져다준 혜택을 누
리며 살고 있다. 그리하여 인간이 안고 있는 모든 문제를 과학과 기술이
해결해 줄 수 있다는 과학 발전에 맹신하는 경우도 생겨났다.
그러나 우리는 과학기술의 진보가 항상 또 다른 소중한 가치를 희생시키
고 포기한 결과에 터 잡고 있다는 사실을 망각하면서 살고 있다. 우리는
과학 기술의 진보가 안고 있는 순기능에 열광하여 그 역기능과 부작용에
대해서는 별다른 성찰 없이 살고 있다. 그래서 경우에 따라서는 일부 과
학자들이 오만에 젖어들어 자신의 정체성을 묻지 않고 있다. 자신의 정체
성에 대해 묻지 않음으로써 과학은 윤리적 불감증에 빠져들었고 도덕성
을 상실하고 있다. 우리는 최근에 도덕적 불감증을 극명하게 드러내주는
하나의 사건을 접하게 되었다.
복제인간
지난 12월 26일 유사 종교 단체인 라엘리언 산하 클로네이드사가 인간 복
제 실험을 통해 만들어진 아기가 태어났다는 소식을 전했다. 이로써 복
제 인간에 대한 윤리적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인간 복제는 난자와 정자
의 결합 없이도 인간 생명의 출현이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까
지 우리는 인간 생명의 시작은 남녀의 결합을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인식
과 더불어 살아왔고, 이러한 인식의 지평은 인간의 존엄성을 지켜주는 보
편적인 가치로서 확고하게 인정되어 왔다. 그런데 인간 복제의 가능성이
현실로 나타남으로 말미암아 우리는 기존의 인식이 무너져 내리는 상황
에 직면하게 되었고, 인간 생명의 출현은 인간의 조작 또는 개입에 의해
서도 가능하다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었다. 인간이 인간의 생명에 개입할
수 있는 조작과 기술의 가능성이 점점 더 광범위하게 확대되고 있는 시점
에서 인간의 복제를 가능하게 하는 또 다른 생명 조작 기술의 발표는 우
리를 혼란과 충격으로 몰아넣기에 충분하다.
이미 1997년 2월 영국의 로슬린 연구소가 복제양 <돌리>를 만들었을 때
동일한 생명체를 얼마든지 복제할 수 있다는 사실 앞에 놀라움을 금치 못
했지만, 우리는 설마 인간을 대상으로 한 복제 실험이 과학의 진보라는
이름으로 시도되지는 않으리라고 여겼다. 그러나 이번 복제 인간의 소식
을 접하며 이들에 대한 우리의 신뢰는 산산조각 나고 말았고, 현실에 대
한 우리의 믿음이 너무 순진했었다는 자괴감에 빠져들게 되었다.
인간 복제에 대한 반응
복제인간이 만들어졌다는 사실이 보도된 뒤 이에 대한 반응은 주로 이러
하였다.
<부도덕한 일>,<생명체의 유린>,<인간의 존엄성을 심각하게 훼손시키
는 위험한 처사>,<결혼의 숭고함을 파괴하는 죄악>,<가정의 질서를 근
본적으로 파괴하고 악폐를 몰고 올 일>,<인류에게 수많은 재앙을 가져다
줄 것>,<특정한 집단이 자신들의 목표를 이루기위해 저지르는 범죄 행위
>,<윤리 원칙이 결여된 잔인한 정신상태의 노출>,<우리 사회가 감당하
기 어려운 종교적, 문화적 충격을 강요하며>,<신이 창조한 인간성의 불
균형을 야기할 것>이다.
아울러 이러한 반응은 자연스럽게 인간 복제를 하는 실험의 금지 또는 저
지를 위한 입법화와 제도적 장치의 마련, 위원회 또는 기구의 구성과 같
은 대안 제시로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대안의 제시는 인간 복제
와 관련된 실험의 가능성을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전제하고 있기 때문에-
예를 들어 일부 시민단체는 인간 복제 실험을 원천적으로 금지하는 법규
제정을 촉구하고 있으나, 정부는 무조건 이를 금지하면 생명공학 박전에
지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전반적 금지 규정을 둘 수 없다는 입장- 불충분
하다. 제도와 법은 준수되어야 하지만 많은 경우 준수되지 않는 것도 우
리의 현실이다. 인간 존엄성을 지키기 위한 제도와 법이 없어서 인간 존
엄성이 파괴되는 것은 아니다. 제도와 법이 있음에도 인간의 존엄성은 여
전히 파괴되고 있다.
우리의 호소
우리는 인간 복제 실험과 관련하여 제도와 법규의 제정도 시급하고 중요
하지만 그에 앞서 과학자들의 건전한 양식과 건강한 상식에 호소하고자
한다. 인간을 복제하는 어떠한 실험고 즉각 그리고 조건 없이 중단할 것
을 간곡히 호소한다. 이러한 실험은 인간을 위하여 인간을 수단으로 삼
는 부도덕하고 인간 존엄성을 침해하는 행위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의 고통을 덜어 준다는 미명 아래 다른 인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