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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당노숙인쉼터 ‘요한의 집’ 수리 봉사 나선 수원교구 조원동주교좌본당 ‘사랑나눔봉사단’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4-04-25 조회수 : 608

'쓱싹쓱싹' 소외된 보금자리 쓰다듬고 주님 사랑 함께 나눠요

본당 교우 대상 봉사 이어오다 지역사회 대외 활동 첫발…도배·전기공사 등 봉사 역량 펼쳐


이른 아침 작업복을 맞춰 입은 이들이 수원역 인근의 낡은 옛 교회 건물에 삼삼오오 모였다. 최근 노숙인쉼터로 개소한 ‘요한의 집’을 쉼터에 알맞게 개조하고 부족한 부분을 보수하기 위해서다. 누구나 쉬고 싶은 주말, 부슬비를 맞으며 장비를 옮기고 작업 중 떨어지는 먼지를 마셔도 불평 하나 없다. 수원교구 조원동주교좌본당(주임 전삼용 요셉 신부)의 집수리 재능봉사단체 ‘사랑나눔봉사단’(단장 양진규 토마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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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단과 이준섭 신부(앞줄 왼쪽 첫번째)가 집수리 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이형준 기자

사랑나눔봉사단은 지난해 1월 창단돼 사정이 어려운 본당 교우들을 대상으로 집을 고쳐주고 있다. 동시에 지역사회 전반을 위한 봉사단으로 확장을 꾀하며 외부단체의 집수리 봉사에 참여하기도 했다. 그러던 중 이번 노숙인쉼터 집수리를 통해 창단 후 처음으로 주체가 되어 지역사회에도 이바지하는 봉사단체로서의 첫발을 내디뎠다.

이날 봉사는 일반 봉사단체인 ‘나눔인테리어 협의회’와 ‘쟁이들 봉사단’도 참여했다. 사랑나눔봉사단이 SNS를 통해 함께 봉사할 기술자들을 모집했고, 이에 응답한 단체를 합쳐 총 25명이 모였다. 이 중에는 비신자 봉사자도 몇 있었다. 노숙인쉼터와 봉사단을 연결해 준 도시변방위원회 위원장 이준섭(도미니코) 신부도 봉사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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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원들이 쉼터 내부에 설치할 칸막이를 옮기고 있다. 사진 사랑나눔봉사단 제공

양진규 단장은 지원 나온 단체를 하나하나 소개하며 감사를 전했다. 양 단장이 사전 브리핑에서 유의할 사항을 검토하고 역할을 분배했다. 이어서 이준섭 신부의 기도와 강복으로 본격적인 작업이 시작됐다.

봉사자 중에는 인테리어나 도배를 직업으로 삼고 있는 인원도 많았다. 이날 봉사도 도배, 칠, 전기, 장판, 칸막이 설치 등으로 봉사자들은 각자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펼쳤다. 먼저 기존의 장판을 들어내고 곰팡이가 핀 벽지를 뜯어낸 뒤, 필요한 부분을 칠하고 도배했다. 한쪽에선 각종 장비로 천장 타일을 뜯어내 전기선을 새로 연결하기도 했다.

동시에 화장실 타일의 묵은 때도 비누칠을 해가며 벗겨냈다. 외부 복도는 물청소로 쌓인 먼지를 씻어내고, 내부와 연결된 문틀의 녹슨 부분과 각종 스티커 자국을 지우는 작업이 이뤄졌다. 작업하는 내내 단원들끼리는 물론이고 처음 만난 봉사자들끼리도 호흡이 척척 맞았다. 기술자가 아닌 봉사자들도 한두 번 해 본 솜씨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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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배 작업에 한창인 단원들. 사진 이형준 기자

오후에는 장판을 다시 깔고, 사무실처럼 공간을 분리할 수 있는 칸막이를 설치했다. 1층으로 내려가는 계단과 벽을 청소하고 손이 안 닿는 부분은 호스를 이용해 물로 씻어냈다.

이날 보수한 건물은 현재 ‘노숙인쉼터’로 쓰이고 있다. 수원역에서 노숙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밥 나눔 봉사에 참여하던 센터장 박상길(요한)씨는 인근에 방치돼 있던 낡은 교회 건물을 매입해 ‘요한의 집’으로 정하고 3개월 전부터 식사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한 끼에 20여 명의 노숙인이 센터에서 식사를 받아 간다.

박상길 센터장은 “고쳐야 할 부분은 많은데 비용 면에서 엄두를 못 내던 중 교구 도시변방위원회가 봉사단을 소개해 줬다”며 “아직 후원자도, 전담하는 봉사자도 없이 힘든 상황에서 큰 힘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도시변방위원회 이준섭 신부는 “지역 내 비신자 집수리 봉사단체는 주변에 꽤 있지만 본당에 소속된 봉사단체는 처음 본다”면서 “노숙인센터 수리가 필요하다는 소식을 듣고 수소문하던 중 조원동본당에 ‘사랑나눔봉사단’이 있다는 것을 듣고 추천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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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인 쉼터 천장 보수작업중인 단원. 사진 이형준 기자

집수리는 대부분 주말에 이뤄지는 데다가 이날의 경우 몸 쓸 일이 많고 시간도 오래 걸리는 작업이라 지치기 쉬웠다. 하지만 봉사자들은 자신이 맡은 부분이 끝나도 빈 곳이 없는지 주변을 꼼꼼하게 살펴봤다. 일하는 중간 농담도 빼놓지 않았다. 봉사자들은 몸은 고돼도 마음이 따뜻해진다고 말했다.

김이자(위비나) 부단장은 “처음 봉사를 시작했던 때는 너무 힘들어 작업이 끝나고 한 걸음도 못 뗄 정도였다”며 “그런데 바로 다음 모임 때 웬지 모르게 마음 한편이 따뜻해지는 느낌을 받아 지금까지 계속하게 됐고, 꾸준하게 봉사하는 우리를 보며 동참하고 싶다는 신자들도 많아졌다”고 말했다. 김 부단장은 이어 “봉사는 물질적이고 일시적인 행복이 아니라 진정한 행복을 찾는 여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활동하는 데에 본당의 도움도 컸다. 봉사단 창단은 신자들의 아이디어였지만 대사회 활동을 장려하는 교구 사목 방침과도 일치해 본당 주임 신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 후원금으로 유지하던 초기와 달리 지금은 운영이 어느 정도 안정화됐다.

사랑나눔봉사단은 지역사회가 필요로 하는 봉사를 평신도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단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이준섭 신부는 “사목 현장에 나가면 곰팡이 문제나 낡은 수도관 등 어르신들 건강과 직결된 문제가 있는 집을 많이 본다”며 “그런 면에서 평신도를 중심으로 한 공동체가 사회적 필요성을 인식하고 봉사단을 결성한 것이 놀랍기도 하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사랑나눔봉사단은 집수리가 아니라도 단원들의 다양한 재능을 활용해 본당과 지역사회에 봉사할 예정이다. 또 봉사활동 범위를 다양화해 본당 청소년도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 사랑나눔봉사단 봉사 문의 010-5578-5237 양진규 단장
※ 요한의 집 봉사 및 후원 문의 010-7385-8953 박상길 센터장

이형준 기자 june@catimes.kr 가톨릭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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