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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구세월호 참사 10주기_ 세월호와 함께한 수원교구의 여정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4-04-11 조회수 : 792

실의에 빠진 유가족 다독이고 약자의 편에서 정의 외치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온 국민을 충격과 슬픔에 빠뜨린 이 사건으로 희생된 이들 가운데 신자들 대부분이 수원교구 관할지역 주민이었다. 수원교구는 지난 10년 동안 세월호 희생자들을 위해 기도하고, 유가족들 곁에 함께하며 세월호 참사를 기억해왔다.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맞아 세월호 곁에 함께해 온 교구의 여정을 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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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4월 20일 이성효 주교가 실종자 가족을 위해 안수기도를 하고 있다. 가톨릭신문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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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희생자들을 위해 기도하다

수원교구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미사를 통해 추모하고 기억하고 기도해 왔다. 교구는 2014년 4월 23일부터 2018년 4월 13일까지 4년 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세월호 참사 희생자와 유가족을 위해 미사를 봉헌했다.

교구는 아직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위한 정부의 합동분향소가 조성되기 전인 2014년 4월 23일 제2대리구 와동성당에 임시 합동분향소를 설치하고 매일 오후 7시30분 미사를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위해 봉헌했다. 안산 화랑유원지에 정부가 마련한 합동분향소가 설치된 이후에는 분향소 옆에 콘테이너 건물로 천주교 부스를 만들어 미사를 이어 나갔다.

다른 종교 부스들은 세월호 참사 100일경에는 모두 퇴거했지만, 교구는 2018년 합동분향소 철거로 천주교 부스를 철거하기 전까지 매일 오후 8시 미사를 봉헌했다. ‘세월호 참사 교구 임시 대책위원회’를 구성한 교구는 매달 천주교 부스의 미사 주례 사제를 정해 미사가 끊이지 않도록 운영해 왔다.

또한 해마다 참사 당일에는 교구 차원의 세월호 참사 합동 추모미사를 거행했다. 교구는 세월호 참사 1주기 안산 화랑유원지 야외음악당에서 거행한 미사를 시작으로, 해마다 세월호 참사일 교구 차원의 미사를 봉헌했다. 또 참사일에 앞서 9일 동안은 모든 교구민들이 9일 기도를 바치며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위해 기도하도록 독려했다. 교구는 10주기는 맞는 올해도 9일 기도와 더불어 4월 12일 안산 화랑유원지에서 이용훈 주교 주례로 추모미사를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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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4월 11일 안산생명센터 ‘생명지킴이’로 활동을 시작한 세월호 유가족과 봉사자들이 센터에서 반찬 만들기 봉사를 하고 있다. 가톨릭신문 자료사진

■ 유가족 곁에 함께하다

교구는 특별히 유가족 곁에 함께하고자 노력해왔다.

교구장 이용훈(마티아) 주교는 2014년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을 위로하기 위해 팽목항과 진도체육관, 그리고 희생자가 가장 많았던 와동본당을 방문하고, 세월호 유가족 대표를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경청했다. 총대리 이성효(리노) 주교 역시 세월호 참사 후 첫 주님 부활 대축일인 2014년 4월 20일 진도 실내체육관을 찾아 유가족을 위해 미사를 주례하고, 유가족들을 만나고 위로했다. 교구장대리 문희종(요한 세례자) 주교도 2015년 9월 10일 주교품을 받고 11일 오후 8시 주교로서 신자들을 만나는 첫 일정으로 세월호 합동분향소 천주교 부스 미사를 주례하고 유가족을 만났다. 문 주교는 참사 당시 교구 복음화국장으로 세월호 참사에 관한 교구의 활동을 주관한 바 있다.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을 위해서도 유가족들과 함께 목소리를 냈다. 참사 당시 주교회의 정의평회위원회 위원장이었던 이용훈 주교는 ‘세월호 참사 국정조사 파행과 특별법 제정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고 세월호 참사에 관한 진상규명을 촉구했고, 교구 정의평화위원회도 4월 28일 성명을 발표한 이래 수차례에 걸쳐 정부에 철저한 진상규명을 요구해 왔다. 교구 사제단도 세월호 참사 1~3주기 등 참사일에 맞춰 한목소리로 사제단 공동성명을 발표해 세월호 참사 원인을 규명하고 안전한 나라를 만들 것을 요구했다.

교구는 정의평화위원회 등을 통해 사회·정책적인 목소리를 내는 한편 유가족들의 치유와 회복을 위해서도 노력했다. 교구는 2014년 12월 20일 생명센터를 개소, 미술활동이나 봉사활동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유가족들이 마음을 회복해 나갈 수 있도록 도왔다. 무엇보다 미사 때마다 세월호 참사로 세상을 떠난 모든 이들과 그 가족과 친구를 위해 끊임없이 기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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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4월 13일 경기 안산 화랑유원지 세월호 합동분향소  천주교부스. 가톨릭신문 자료사진

■ 추모공간으로 기억하다

세월호 참사 이후 시간이 흐르면서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고 기억할 수 있는 공간이 사라져 가자 교구는 세월호 참사를 기억할 수 있는 공간을 조성했다.

수원가톨릭대학교는 2017년 4월 25일 팽목항에 있던 세월호 십자가를 교정에 이전, 설치했다. 이 십자가는 2015년 8월 3일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고, 우리나라가 안전하고 평화로운 나라, 진실과 정의의 나라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진도 팽목항에 설치됐던 십자가다. 세월호 인양 후 팽목항 정비 작업으로 십자가를 철거하게 되자 수원가대가 받아들인 것이다.

또 2018년에는 안산대리구와 수원가대가 함께 합동분향소 철거로 갈 곳을 잃은 임마누엘경당을 수원가대 교정으로 옮겼다. 임마누엘경당은 예비신학생이었던 세월호 희생자 고(故) 박성호(임마누엘)군의 꿈을 대신 이뤄주고자 시민들이 힘을 모아 만든 목조 건물이다. 수원가대는 10주기를 맞아 낡은 경당을 대대적으로 보수해 경당이 더 오랜 보존될 수 있도록 했다.

수원가대는 신학생들이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고 나아가 고통 받는 이들 곁에 함께해야 한다는 것을 잊지 않기 위해 임마누엘경당과 세월호 십자가를 교정에 두고 추모공간을 조성했다. 추모공간은 신학교의 특성상 늘 개방되지는 않지만 사전에 수원가대에 문의하면 누구나 방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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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마누엘경당과 세월호 십자가. 사진 이승훈 기자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 가톨릭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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