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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구[교구 홍보국 북콘서트] 「45일의 기적」 저자와의 만남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2-10-12 조회수 : 892

“발걸음 옮긴 매 순간이 십자가 체험” 순례 묵상 나눠

교구 홍보국 첫 주최로 열려
순례길 걸으며 묵상한 신앙
교구민들에게 영적 위로 선사


10월 8일 교구청 지하대강당에서 ‘수원교구 홍보국과 함께하는 바오로딸 북 콘서트, 「45일의 기적」 저자와의 만남’ 행사가 열리고 있다. 오른쪽이 저자 박지현씨.


“조용한 알베르게의 밤, 상처는 상처로 치유되고, 기억은 기억으로 정화된다는 말이 있다. 그 상처와 기억의 접촉점에서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다. 기억의 정화는 못생긴 과거를 없애고 외면하는 게 아니라, 못생긴 그대로 바라볼 힘을 키우는 것이다. 그조차 내 삶의 일부였음을 인정하고 사랑하는 것, 지나온 길이 가파르고 진흙탕이라고 해서 내가 걸어온 길이 아닌 것은 아니잖은가. 모든 것이 합하여 내 인생, 내 길이 된 것이다.”(박지현의 「45일의 기적」 중에서)

가을바람이 코끝을 스치는 10월 초의 주말, 교구청 지하 대강당에서는 박지현(요셉피나)씨가 45일 동안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으며 묵상한 삶과 신앙의 깊은 깨달음, 회심의 체험을 나누는 시간이 마련됐다.

10월 8일 교구 홍보국(국장 이철구 요셉 신부) 주최, 성바오로딸수도회 수원분원(분원장 최태희 체칠리아 수녀) 주관으로 열린 ‘수원교구 홍보국과 함께하는 바오로딸 북 콘서트, 「45일의 기적」 저자와의 만남’ 현장에서다. 교구 차원에서 북콘서트가 준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좌석을 메운 200여 명 청중은 순례 여정에서 자기 내면을 마주한 이야기, 남편과 걸으며 부딪혀야 했던 갈등의 순간 그리고 화해와 치유 등 저자가 산티아고 순례를 통해 성찰한 진솔한 이야기에 공감하며 함께 눈물 짓고 웃음 지었다.

이철구 신부의 인사와 시작 기도로 막을 올린 북콘서트는 유지영(베데스다) 수녀 사회로 진행된 북토크와 질의응답, 사인회 순으로 이어졌다.

박씨는 소화 데레사 성녀의 손을 잡고 순례하기로 마음먹었던 시작 과정, 그래서 본격적인 순례에 앞서 프랑스 리지외, 알랑송 등 성녀와 관련된 지역들을 만나고 출발한 순례자의 길에 대해 이야기했다. 또 순간순간 발걸음을 옮기며 체험한 ‘매일매일 십자가를 뛰어넘는 시간들’을 전했다.

어릴 때부터 장녀로 성장하며 각인된 신념과 열등감으로 얽매여 구속됐던 그림자들,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은 욕망 때문에 거절도 못 하고 한계를 무시한 채 일과 관계들을 무분별하게 떠안았던 장면 등 자신의 민낯을 만나고 자신을 용서하는 힘을 배운 것도 털어놨다.

남편과 함께 걷는 길에서 겪은 에피소드들은 가정을 가진 이들에게 더 특별하게 다가왔다. ‘다름’으로 갈등을 겪지만 받아들이며 화해하는 시간 속에서 박씨는 ‘산티아고 가는 길은 부부가 함께 살아온 길을 보여준다’고 토로했다. ‘가파른 오르막, 위험했던 내리막, 넘어질까 두려운 돌길,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헤매던 갈림길, 다름의 십자가를 서로 견디며 함께 걸어온 길’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가능하다면 “부부가 함께 걸어볼 것”을 권했다.

박씨는 이날 북토크를 통해 “이제 나의 관심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며, 남의 길이 아닌 나다운 내 길, 그 길을 예수님과 함께 걸으며 천천히 걸어가는 것, 그게 나의 산티아고”라고 강조했다.

이번 북토크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일상은 물론 신앙생활의 모습도 많이 변하며 신앙인들의 ‘긴장도’가 높아가는 처지에서 ‘오늘 그리고 내 삶의 자리’를 통해 하느님이 주시는 평화를 느낄 수 있도록 마련됐다. 급변하는 세상에서도 ‘하느님의 자녀답게 살아가는 우리’가 되기를 바라는 취지였다.

교구 홍보국과 성바오로딸수도회 수원분원이 문화복음화 차원에서 함께 협력한 자리로도 의미를 지녔던 북토크는 교구민들이 더욱 책을 가까이 접하는 문화의 장을 기대케 했다.

행사에 참여한 결혼 24년 차 김민겸(안드레아·제1대리구 동탄영천동본당)·송미순(소화 데레사) 부부는 “저자의 말을 들으며 부부로 살아가며 겪는 힘들고 아픈 경험에 공감됐고 치유의 선물을 받은 것 같아 감사하다”며 “산티아고 길을 걷는 것이 버킷리스트였는데, 오늘을 계기로 부부가 같이 걷기로 했다”고 말했다.

“교구에서 신자들의 신앙생활을 더 풍요롭게 하기 위해 배려한 혜택으로 여겨져 고마운 마음”이라고 참석 소감을 밝힌 윤종숙(소화 데레사·제2대리구 원곡동본당)씨는 “저자와 직접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니 독서에 대한 관심이 커져서 북토크 2탄을 기다리게 된다”고 밝혔다.

이날 북토크에서는 책 기부 나눔도 진행됐다. 기부된 「45일의 기적」은 교구 홍보국을 통해 영적으로 필요한 이들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최태희 수녀는 “물가상승, 기후위기, 코로나19 팬데믹 등으로 고달프게 살아가는 많은 이가 북콘서트를 통해 깊은 위로를 받으면 좋겠다”며 “혼자가 아니라 함께 곧 옆에 있는 사람 그리고 하느님께서 함께 계심을 의식하며 ‘지금 여기’가 행복한 순간임을 자각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 가톨릭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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