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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구[제2차 조부모와 노인의 날 특집] 수원교구 시니어 합창단 ‘베아띠’를 만나다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2-07-20 조회수 : 1486

나이만큼 익어가는 열정… 지금이 노래하기 딱 좋은 때죠


50여 명 규모 합창단 구성 목표
공식 창단 앞두고 미사 봉사
노인 프로그램 다양화 기대


시니어 합창단 베아띠 단원들이 7월 13일 제2대리구청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지난 7월 13일 의왕 오전동 제2대리구청 지하 다목적실에서는 오후 1시가 되자 여성 소프라노, 알토 성부가 화음을 맞추는 소리가 흘렀다. 교구 노인대학연합회(대표봉사자 김혜경 클라라, 영성지도 이정재 베드로 신부) 소속 시니어 합창단 ‘베아띠’(Beati)(지휘 정애란 베로니카)의 연습 시간이었다. 공식적인 창단에 앞서 7월 24일 교구 제2차 조부모와 노인의 날 기념미사 성가를 맡았다. 약 한 달여 전부터 매주 수요일에 모여 하모니를 만드는 중이다. 현재 65세 이상 20여 명이 참여하고 있는데, 최고령자는 84세이고, 평균 나이는 70세다.


이날 연습의 시작은 7월 24일 미사의 입당 성가인 가톨릭성가 304번 ‘보아라 대사제’였다.
“보아라 우리의 대 사제~”.

지휘자 손길에 따라 소프라노와 알토 각 파트가 소리를 냈다. 라틴어로도 불러야 하기에, 명확한 발음을 위해 악보에 발음을 써가며 박자대로 읽는 연습도 했다. 이어서 ‘대영광송’ 등 미사 전례곡들을 차례로 불렀다. “대영광송에서 알토는 ‘주~’ 부분에서 가슴이 울려야 합니다.” 부족한 부분이 생길 때마다 지휘자 목소리의 톤은 올라갔다.
마스크를 쓴 상태로 노래를 하다보니 시간이 흐를수록 힘이 부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힘을 좀 더 내보라”는 지휘자의 주문이 나왔다. 이참에 잠시 휴식 시간을 가졌다. 이후 단원들은 다시 악보를 잡고 동료와 지휘자와 함께 하나 된 소리를 맞춰갔다.

연습 현장에서 느껴진 것은 무엇보다 ‘열정’이다. 어떻게든 좋은 소리를 내고 잘 해보려는 열의와 성의. 단원들 얼굴에는 ‘늙어서도 열매 맺으리라’(시편 92,15)는 올해 조부모와 노인의 날 주제처럼 ‘나이’라는 편견을 딛고 교회 안에서, 전례 안에서 음악 봉사자로 나서는 기쁨이 가득했다.

지역 실버 합창단에서도 활약 중인 백봉희(루치아·78·제2대리구 분당이매동본당)씨는 “본당 성가대도 65세가 되면 암묵적으로 그만둬야 하는 분위기라 활동하고 싶어도 기회를 찾기 힘들다”며 “그래서 65세 이상 시니어들을 위해 만드신 합창단 자리가 더 소중하고 좋은 시간으로 다가온다”고 말했다.

베아띠 창단은 2019년경부터 논의됐다. 본당에서 열심히 봉사하던 신자들도 연령이 높아지면 활동을 접는 경우가 많고 그로 인해 느끼는 소외감이 큰 상황에서, 노인 프로그램을 활성화시켜 이들을 적극적인 신앙생활로 이끌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몇 명이 뜻을 모아 이런 취지를 노인대학연합회에 건의했고, 결국 합창단 결성으로 이어졌다. 스스로 원한 데서 나오는 적극성과 자신감, 자유로움이 베아띠에서 느껴졌다.

합창단 결성 소식에 ‘과연 될까’라고 생각했던 교구 관계자들도 연습이 이어지는 과정에서 어르신들이 즐겁고 행복하게 열심히 참여하는 모습에 합창단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됐다고 한다.

알토 파트장을 맡은 배진숙(체칠리아·69·제2대리구 동판교본당)씨는 “음악 전공자임에도 나이가 들면서 실력에 대한 자신감도 없어지고 우울감마저 들었는데, 합창단에서 동료와 선배들을 보며 ‘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봉사로 연결돼 교회에 기여하는 시간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베아띠의 목표는 50명 규모의 정통 클래식 혼성 합창단 구성이다. 기본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정통 교회음악이다. 정기 발표회와 더불어 교구 음악회 및 행사에도 참여해 교회 시니어 합창의 면모를 제시할 예정이다. 단원은 계속 모집 중이다.

지휘자 정애란(베로니카·제2대리구 분당성마태오본당)씨는 “돌봄 대상으로서의 어르신 이미지를 떨쳐버리고 젊은이들에게 아름다운 노년을 보여주고 싶다”면서 “자신을 낮추고 합을 만들어가는 화합의 겸손함으로 진정한 봉사자로서의 면모, 신앙 전수자로서의 모범도 보이고 싶다”고 밝혔다.

교구는 베아띠가 어르신들이 미사 전례 안에서 지속해서 봉사하는 좋은 사례가 되길 기대하고 있다.

이정재 신부는 “베아띠가 어르신 합창단의 모습을 갖춰 가면 각 본당에서도 어르신 성가대가 활발히 활동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라며 “프란치스코 교황님 말씀대로 어르신들은 교회 공동체 안에서 하느님 사랑을 드러내는 중심적 역할을 확실하게 하는 소명이 있는 만큼 교회는 그 활동을 위한 역할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신부는 “그 역할을 수행하며 조부모와 어르신들이 많은 사람들을 하느님 사랑으로 이끌어 주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베아띠 단원들이 정애란 지휘자 지도로 합창 연습을 하고 있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 가톨릭신문 2022-07-24 [제3304호,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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