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순간 하느님 의식할 때, 기도가 습관이 됩니다”
1남 1녀 모두 독립해 따로 살지만
매일 아침 SNS 가족 대화방에서 기도
조부모의 신앙 생활 손자녀에게도 영향
“자녀 키울 때 ‘하느님의 자녀’라 생각”
이상규(요한보스코·64·제2대리구 오전동본당)씨의 중요한 아침 일과 중 하나는 SNS 가족 대화방을 열고, 멀리 떨어져 사는 아들 두희(마르코·38)씨와 출가한 딸 유리(율리아나·37·청주교구 구룡본당)씨에게 아침 인사와 더불어 또다시 시작되는 하루의 감사함, 기도를 건네는 것이다.
이것은 부인 이영림(체칠리아·64)씨는 물론 아들과 딸을 하느님 안에서 새롭게 이어주는 끈이 되어준다. 비록 이제는 가족들이 한 둥지 안에서 함께 생활하지는 못하지만 각자 자리에서 기쁨과 고통, 어려움도 함께 기도하며 헤쳐 나가자는 뜻이 담겨있다.
이상규·이영림 부부가 이야기하는 가족 신앙생활의 비결은 ‘평범함’이다. 즉 습관이다. 위급한 일이 생겼을 때는 화살기도를 하고, 운전 중에는 모든 차량이 안전 운행할 수 있도록 기도하는 등 하루의 삶을 기도로 시작하고 모든 순간에 하느님을 의식하며 도움을 청하는 것이다.
이영림씨는 “아들과 딸에게 그리고 사위ㆍ손녀에게도 ‘숨 쉬듯 매 순간 기도하는 것이 몸에 배어야 한다’고 잔소리 아닌 잔소리를 한다”며 “경험상 꾸준히 기도하려면 의지를 통한 반복적인 훈련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노력을 하다 보면 기도가 가랑비에 옷 젖듯이 스며들고 하느님 사랑이 함께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고 덧붙였다.
부부는 “교구장 성가정 축복장을 받은 힘 역시 생활 안에 자연스럽게 녹아든 기도와 신앙 덕분”이라고 밝혔다.
그런 집안 분위기를 만드는 데는 부인 이씨의 몫이 컸다. 성직자와 수도자도 많이 나올 만큼 신실한 구교우 집안에서 자란 이씨는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일상의 중심에 있는 하느님을 체험했다. 그런 자세는 결혼 후 남편 이상규씨를 교회로 인도하고 가족 모두 열심한 신앙인으로 살도록 하는 바탕을 만들었다.
두희·유리씨는 ‘늘 기도하는 엄마’를 보고 자랐다. 복사단 활동을 할 때 새벽 4시에 일어나 자신들을 준비시키고, 함께 미사에 참례하는 등 하느님 일에 힘쓰는 모습을 봤다. 한 시간에 한 대 다니는 버스 시간을 맞춰 자신들의 손을 잡고 집을 나선 열성을 유리씨는 잊지 못한다.
이씨의 하느님과 교회를 향한 정성, 밥을 먹듯 일상적이었던 기도 습관은 그대로 자녀들에게로 흘렀다. 두희·유리씨 모두 복사단 활동에 이어 대학생 때 주일학교 중고등부 교사로 봉사하는 등 하느님과 성당이 당연히 우선순위였다. 그 신앙은 손녀 홍채아(라파엘라·6)양에게도 이어지고 있다.
유리씨는 “부모님 특히 엄마에게서 배운 신앙은 지금도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우선 기도로 극복해 보려는 태도를 갖게 했고 딸에게도 예수님께 기도하는 것부터 가르치게 했다”고 말했다.
같은 나이에 태어난 날도 같은 특별함을 지닌 부부는 여전히 본당 활동에도 열심이다. 현재 남편은 성인 복사단과 남성 지역장을 맡고 있고, 부인은 선교분과장과 여성 지역장으로 봉사하고 있다.
본당 신자들은 “제가 무얼 도와드릴까요?” 먼저 질문하는, 따뜻한 마음을 실천하는 봉사자라고 부부를 떠올린다.
지방 근무의 피곤함에도 불구하고 주일에는 본당에서 봉사를 빠트리지 않는 남편 이씨는, 봉사자들을 찾기 힘든 요즘 상황에서 본당 봉사 활동의 선례가 되고 있다.
선교분과장으로 성당에 처음 발을 들여놓은 예비 신자들에게 친구, 선배, 이웃으로 다가가 어려움을 살피는 부인 이씨도 깊은 인상을 남기고 있다. 한 본당 신자는 “이씨는 80세가 넘는 어르신에게 교리를 설명하고 또 설명하면서도 힘든 일이 아닌 기쁨으로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부부는 “가족이 신앙 안에서 더 돈독해지기 위해서는 ‘부모의 모범’이 우선”이라고 밝혔다.
“자녀들에게 먼저 본보기가 되고 하느님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겠죠. 생각과 말, 행동이 표양이 되어야 합니다. 그 안에서 가족이지만 서로의 다름을 인정해 주는 태도도 필요합니다.”
“자녀를 키울 때 ‘내가 낳은 아들딸 이전에 하느님의 자녀’라는 인식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한 부부는 “부모의 모습 속에서 자녀들의 인격이 형성됨을 인지하고, 신앙 안에서 사랑으로 키우기 위해 나의 노력이 얼마나 필요한지 도우심을 청하고 기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앞으로는 “가족들이 함께 자선을 실천하고 어려운 이웃을 돕는 봉사의 삶을 살고 싶다”고 말했다.
“하느님 자녀가 되었다는 것이 얼마나 크고 귀한 사랑의 선물이며 축복인지 알게 해주신 주님을 사랑합니다. 그 사랑은 계속 진행 중입니다. 성가정 축복장을 받게 해주신 천상에 계신 부모님, 함께하는 형제자매들, 이웃들에게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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