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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가정의 해’에 만나는 성가정] (6)상현동본당 이동우씨 가족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2-03-16 조회수 : 1648

“기도 안에서 소통하니 아이들도 하느님과 가까워졌죠”
각자 본당에서 기쁘게 봉사하는 부부
삶으로 신앙 실천하는 모범 보여주며
자녀들에게 자연스럽게 신앙 전하고파


지난해 12월 26일 교구장 성가정 축복장 수여 후 송영오 신부(가운데)와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이동우씨 가족.상현동본당 제공

이동우(미카엘·47·제1대리구 상현동본당)씨는 지난해 연말 평소 친분이 있는 본당 가정생명분과장으로부터 ‘교구장 성가정 축복장’ 수여 대상에 선정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처음에 농담인 줄 알았지만, 12월 26일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 축일 교중미사에서 부인 김명선(스텔라·47)씨와 세영(라파엘라·20)·상현(미카엘·17)·세라(세라피나·11) 세 자녀와 함께 성가정 축복장을 받았다.

남편 이씨는 “큰 축복이고 영광인 만큼 아이들을 교회 가르침대로 기르고, 저 또한 성가정 모습을 본받으며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특별히 부인 김명선씨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이씨는 자신을 교회로 이끈 것과 더불어 “아이들이 신앙을 멀리하지 않고 기도하는 것은 엄마의 영향이 큰 것 같다”고 말했다.

이들 부부는 본당에서 각각 봉사에 열심이다. 청소년위원회 부회장직을 역임했던 이씨는 현재 독서해설단 단장을 맡아 독서 봉사를 하고 있다. 김씨는 헌화회에서 활동 중이다.

어떤 봉사라도 계속해서 이어나간다는 것은 쉽지 않다. 부부는 이에 대해 “순명이나 희생이라기보다는 ‘기쁘게’ 하려고 노력하는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억지로 한다면 항상 불편한 문제들과 이유가 먼저 생각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씨는 “열심히 봉사할 수 있었던 것은 서로에 대한 배려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덧붙였다. 봉사를 하다 보면 가족이 함께 미사 참례하는 것이 어려워지고, 그만큼 같이 있는 시간도 줄어들 수 있다. 때문에 가족 구성원들의 양보와 배려는 봉사를 지속하는 밑바탕이다.

자녀들 역시 주일학교에 성실히 다니며 신앙 안에서도 돈독한 우애를 보이고 있다.

첫째 세영양은 대입을 준비하느라 바쁜 상황이지만, 둘째 상현은 초등학교 때까지 복사단으로 활동했고 막내 세라는 아버지를 따라 주일학교 전례부에 입단해 오는 4월 첫 독서 봉사를 앞두고 있다.

입시 경쟁이 치열한 한국 사회 현실에서 청소년기 자녀들의 신앙과 학업 문제는 많은 부모들이 고민하는 주제다. 이동우·김명선 부부는 “신앙을 갖기 전에는 다른 부모들처럼 아이들을 어떤 길로 인도해야 할지 수없이 고민했지만, 하느님을 알게 된 뒤에는 우선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아이들을 신앙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주기 위해서 부부는 주입식 강조와 강요보다는 ‘부모로서 모범을 보이는 것’에 초점을 뒀다. 그래서 몸으로 실천하려 노력했다. 자주 자녀들에게 이야기하는 바가 있다면, ‘신앙은 생활’이라는 것이다.

이동우씨(오른쪽)가 세라양의 첫영성체 교리 활동에 참여해 발을 씻겨주고 있다.

이동우씨 가족이 함께 모여 한반도 평화를 위한 기도를 바치고 있다.이동우씨 제공

이들 가족은 오후 9시 한반도 평화를 위한 기도에 함께 마음을 모은다.

세영양이 교계 고등학교를 다니며 기숙사 생활을 했기 때문에 그간 다섯 식구가 함께 모여 기도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았다. 이 기도 시간은 여러 시도 후에 찾은 방안이다.

부부는 “외부 활동에 제약을 가져온 코로나19는 역설적으로 가족이 기도하는 환경을 만들어 주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막내 세라양의 첫영성체 준비 기간은 가족들이 같이 기도하는 것에 더 의미있는 동기를 부여해 줬다. 이씨는 “가족 기도 실천은 신앙과 일상을 따로따로가 아닌 하나로 이어주는 끈이 됐다”고 밝혔다.

가족이 함께 기도하며 찾게 된 변화라면, 교회에 대한 아이들의 인식과 태도가 자연스러워졌다는 것이다. 주일 의무를 지키고 기도하는 것을 숨 쉬는 것처럼 일상으로 받아들이며, 그만큼 하느님을 친근하게 여기게 됐다. 부부는 “차로 이동할 때 혹은 산책할 때 아이들이 먼저 묵주를 꺼내 기도하거나 여행지에서도 미사 참례를 위해 성당 성지를 검색하는 모습을 볼 때 ‘하느님을 향한 자세’가 많이 성장했다는 것을 느낀다”고 밝혔다. 그래서 ‘자연스러움’을 가족 기도 시작의 조건 중 하나로 제안했다. 가족 기도를 해보려 마음을 먹었다면, 형식과 장소에 집착하기보다 같은 생각과 시간을 나누는 것부터 하면 좋을 것 같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식사를 가족이 함께, 같은 시간에 하려고 애써 보는 것 등이다.

“이번 가톨릭신문과의 인터뷰는 부모와 자녀 전 가족이 서로의 신앙에 대해 생각을 나누는 좋은 기회였다”는 이동우·김명선 부부. “축복장 받은 것이 다소 부담스러운 면이 있었는데 부족했던 부분에 대해 반성도 많이 하는 소중한 시간이 됐다”고 말했다.

지금 가족이 기도 안에서 계획하는 것이라면, 친가 가족 중 냉담교우로 지내는 이들이 모두 하느님께 돌아오기를 바라는 것이다. “우리 가정이 모범이 되어 다른 가족 모두 진정한 성가정을 이루기를 청합니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 가톨릭신문 2022-03-20 [제3286호,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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