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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구소식

교구[‘가정의 해’에 만나는 성가정] (1)보라동본당 김영근씨 가족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2-02-09 조회수 : 1721

잠들기 전 함께 복음 묵상… “가족에게 힘 되는 시간”


아침엔 복음 팟캐스트 듣고
저녁엔 온가족 모여 성경 통독
“24시간 모두 신앙생활 되도록”


김영근씨 가족이 저녁기도 후 복음 통독 및 묵상 나눔을 하고 있다.김영근씨 가족 제공


2021년 3월 19일부터 제10차 세계가정대회를 마치는 2022년 6월 26일까지는 교회가 선포한 ‘사랑의 기쁨, 가정의 해’다. 「사랑의 기쁨」 반포 5주년을 맞아 선포됐다. ‘사회의 기본 세포’(「복음의 기쁨」 66항)인 동시에 신앙의 못자리인 가정은 코로나19로 본당 중심의 신앙생활이 유지되기 어려워지며 그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 본지는 지난해 교구장 성가정 축복장 수여 대상 가정을 중심으로 삼위일체의 친교를 가정 안에서 살아가며 성가정의 모범을 따르고자 하는 가족들을 만나본다.


‘행복한 김영근 펠릭스(45), 은총이 가득한 조은혜 그라시아(42) 그리고 세 딸 가·나·다, 가림 캐롤리나(13) 나연 글로리아(11) 다은 로사리아(9).’

김영근씨(제1대리구 보라동본당)가 소개하는 가족 프로필이다. 이들은 매 주일 오후 3시 본당 어린이 미사에 함께 참례한다. ‘성가정 중심에 미사 참례가 있고 가족과 함께하는 미사는 큰 은총’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2월 6일 연중 제5주일 어린이 미사에도 김영근씨 가족은 나란히 성당 뒤편에 자리를 잡았다. 가림양과 나연양은 성가대원으로 활동한다. 이날부터 첫영성체 교육을 받는 다은양도 첫영성체 후 두 언니처럼 성가대에서 노래하고 싶어한다. 올해 중학교에 입학하는 가림양이 청소년 미사에 참례하게 돼 앞으로 매 주일 온 가족 미사 참례에는 다소 변화가 생길 전망이다.

김씨는 “아이들이 커가면서 함께 미사에 참례하는 기회는 이제 많지 않을 듯하다”며 “아빠·엄마·언니·동생들과 미사에 참례한 기억은 성장하면서 신앙심을 키우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들 가족은 매일 저녁기도 후 성경 통독 시간을 마련한다. 코로나19가 심해지면서 시작했다. 미사도, 아이들 주일학교 교리도 어려워지면서 신앙심이 움츠러든다는 느낌이 들었고 가정 성화를 위해서는 함께하는 기도가 필요하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주로 다음 날 복음을 읽고 묵상하는데, 이유는 가족들이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듣는 팟캐스트 복음 묵상 내용과 연결되도록 하기 위해서다. 김씨는 “가림과 나연, 다은 세 딸이 잠이 덜 깬 상태에서도 전날 저녁 읽은 복음을 다시 한번 되새기며 주님과 함께 하루를 시작하도록 돕는 노력”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처음에는 김씨가 낭독했지만 지금은 아이들이 돌아가며 읽는다. 특히 막내 다은양이 읽는 것을 좋아해 거의 도맡아 한다. 복음을 들은 후에는 각자 가장 마음에 드는 구절이나 단어를 말하고 그 이유를 나눈다.

이 과정은 가족 대화의 물꼬를 튼다. 자연스럽게 하루 일과를 이야기 하게 되고, 서로의 마음과 경험을 공유하는 시간이 된다.

김씨 부부는 “시선이 가는 구절이나 단어를 설명할 때 미처 생각하지 못한 깊이 있는 내용을 아이들에게서 듣기도 하는데, 그럴 땐 놀랍기도 하고 자랑스럽기도 하다”고 말했다.

김영근씨(맨 오른쪽) 가족. 둘째 나연양, 셋째 다은양, 첫째 가림양, 조은혜씨.(오른쪽부터)
크게 의미를 두지 않고 참여하던 아이들은 이제 점차 집중도가 높아지며 성경에 좀더 친숙해진 모습이다. “읽는 데 그치지 않고 능동적으로 복음에 대해 발표하는 덕분인 것 같다”는 게 부부의 설명.

아이들이 졸리다고 하거나 부모들도 피곤할 때가 있어 대충 통독할 때도 있지만 가능하면 잠들기 전에 거르지 않고 복음을 읽는 것이 원칙이다.
김씨는 “가장 중요한 것은 매일 꾸준히 하는 것이고 특히 말씀 나눔 시간에 부모들이 진심을 다해 생각을 말해주면 아이들이 처음에는 어색해 하다가도 익숙해지면서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족 기도에는 부부가 각자 어린 시절 부모에게서 배웠던 신앙이 스며들어있다. 김씨 어머니는 지금도 새벽 5시면 일어나 묵주기도를 바칠 만큼 신실하다. 조씨에게는 첫영성체 후부터 매일 저녁 꿇어앉아 가족 기도를 바치던 기억이 선명하다.

함께 복음을 읽고 나누는 저녁기도는 아이들에게 뿐만 아니라 부부간 어려움, 양육 갈등 등 가족의 모든 힘든 일을 신앙 안에서 풀어가는 힘을 얻게 했다. 부부는 “기도할 때만 신자가 아니라 하루 24시간 전체가 신앙생활이고 하느님이 중심임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신앙생활을 이어가기가 어려운 요즘 이들 가족은 어떤 대안을 마련하고 있을까.
“각자 나름의 방법이 있겠지만 저희는 캠핑을 자주 가려 합니다. 그리고 인근 성지를 꼭 들릅니다. 코로나19도 극복하고 신심도 고취시키는 1석2조 방안이라고 생각합니다.”

“주님께 온전히 의지하는 것이 모든 것의 해결책”이라고 강조한 김영근·조은혜 부부는“그때 당장 문제가 해결되지 않더라도 배우자와 아이들에 대한 시선이 바뀌게 되고 부부끼리도 아이들과도 공감대가 넓어지면서 문제를 풀어갈 힘이 생긴다”고 밝혔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 가톨릭신문 2022-02-13 [제3281호,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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