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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구소식

교구‘밥 퍼주는 산타’ 김하종 신부가 말하는 자비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1-04-09 조회수 : 3426



[앵커] 30년간 한결같이 노숙인들의 친구가 되어온 사제가 있습니다.

바로 이탈리아 출신 김하종 신부입니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매일 칠팔 백명을 먹이고 보듬고 있는데요.

‘하느님의 자비 주일’을 앞두고, 김혜영 기자가 김하종 신부를 만나봤습니다.

[기자] 오늘도 수원교구 성남동성당 앞엔 긴 줄이 생겼습니다.

다리가 아파 길바닥에 앉아버린 어르신도 있고, 차례를 기다리며 앞쪽을 빼꼼히 내다보는 노숙인도 있습니다.

같은 시각, 안나의 집 식당에선 도시락 만들기가 한창입니다.

오늘의 대표 메뉴는 얼큰한 육개장.

수단 대신 앞치마를 입은 김하종 신부가 큼직한 국자로 육개장을 옮겨 담습니다.

남녀노소에다 국적까지 초월한 봉사자들은 부지런히 도시락을 포장합니다.

덕분에 쌀밥과 육개장, 배추김치, 참치 통조림이 담긴 도시락 550개가 금세 완성됐습니다.

사과와 아보카도 쥬스, 비타민, 꿀차 등의 간식과 마스크도 준비했습니다.

김하종 신부가 도시락과 간식이 담긴 박스를 수레에 싣고 안나의 집 건너편 성남동성당으로 향합니다.

성당 마당엔 노숙인과 어르신들이 거리두기를 위해 띄엄띄엄 자리를 잡았습니다.

안나의 집을 찾는 사람은 매일 700~800명 안팎.

코로나19 전보다 300명 가량 늘었습니다.

철저한 방역을 위해 실내 배식 대신 야외에서 도시락을 전하고 있습니다.

부족한 도시락은 후원을 받아 나눕니다.

오후 2시 30분, 김하종 신부의 우렁찬 인사와 함께 도시락 전달이 시작됐습니다.

<김하종 신부 / 안나의 집 대표>
안녕하십니까. 사랑합니다. 맛있게 드십시오. 사랑합니다.

도시락 배부는 차례차례 순조롭게 진행됩니다.

<김혜영 기자>
정성스럽게 포장한 도시락이 손에서 손으로 전달되는 현장입니다. 도시락엔 밥만 담긴 게 아니고요.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이 듬뿍 담겼습니다.

도시락을 받는 사람도, 도시락을 주는 사람도 행복한 순간입니다.

<안나의 집 방문자>
항시 그냥 고맙고 사랑합니다. 그렇습니다.

<안나의 집 방문자>
잘해줘서 잘 먹고, 맛있고...

<위정인 안드레아 / 대구대교구 욱수본당, 안나의 집 봉사자>
너무너무 뿌듯하고 감사한 하루가 된 것 같습니다.




1998년에 설립된 안나의 집.

크고 작은 어려움이 많았지만, 24년간 문을 닫은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김하종 신부 / 안나의 집 대표>
예수님 덕분에 이거 하고 있고, 예수님 때문에 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 힘으로 이런 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

김 신부는 요즘 안나의 집을 찾는 어르신이 부쩍 늘어 걱정입니다.

<김하종 신부 / 안나의 집 대표>
90대 할아버지가 저한테 와서 밥 달라고 하면 저는 마음이 아파요. 아버지 어머니 생각하면.... 그 나이 되면 그분들은 편하게 집에서 안전하게 따뜻한 진지 드셔야 됩니다.

김하종 신부에게 올해 성주간은 유난히 힘들었습니다.

안나의 집 운영을 불편하게 생각하는 주민들의 민원 때문입니다.

<김하종 신부 / 안나의 집 대표>
‘아, 우리 동네 지저분하다. 복잡하다’ 그런 얘기하면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렇게 생각하면 안 돼요. 자기만 생각하면 안 됩니다. 그거 마음이 아파요.

김하종 신부는 서로가 서로를 자비롭게 생각하는 마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김하종 신부 / 안나의 집 대표>
가엾은 마음 필요합니다. 서로 서로. 완벽한 사람 없습니다. 저는 이번에는 당신에게 도움을 받아야 되고, 나중에 당신은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런 자비 필요합니다.

안나의 집엔 자비와 기적이 매일 이어지고 있습니다.

첫 월급을 기부한 직장인부터 신혼여행비를 통째로 들고온 신혼부부, 매일 조금씩 돈을 모아 해마다 크리스마스에 기부하는 어르신까지...

푸른 눈의 산타로 불리는 김하종 신부는 2015년 귀화해 이젠 한국인입니다.

성은 한국인 최초의 사제인 성 김대건 신부를 따랐고, 이름은 ‘하느님의 종’이란 뜻입니다.

모레는 하느님의 자비를 기억하고 기념하는 ‘하느님의 자비 주일’입니다.

김하종 신부는 온 국민이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는 자비로운 마음을 가질 것을 거듭 당부했습니다.

<김하종 신부 / 안나의 집 대표>
자비스러운 마음으로 가엾은 마음으로 산다면 사회를 아름답게 만들 수 있고, 우리들도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입니다.

CPBC 김혜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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