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 희년을 맞은 2021년 현재, 한국에는 순교자 103위에 대한 책이 꽤 많이 나와 있다. 가톨릭출판사는 《한국 순교자 103위 성인전》 상‧하 권을 《조선순교자록》으로 합본하여 펴내면서 100여 년 전에 남긴 기록물로서의 사료적 가치를 최대한 구현해 내는 것이 이 책의 성격에 가장 부합할 것으로 판단하였다.
조선의 순교자들을 현대의 한국 교회 역사가들이 바라보는 것과 순교 당시를 함께 살아 낸 타국의 전교 신부들이 바라본 것 사이에는 분명히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판단에 근거하여 이번 개정에서는 이 책을 번역하고 엮은 안응렬 선생(2005년 타계)이 직접 원서를 확인하여 펴낸 1984년판 《한국 순교자 103위전》을 최대한 살리기로 하였다.
1931년에 출간된 《한국 79위 순교 복자전》은 현재의 맞춤법과 많이 다른 데다 한자어를 위주로 썼기 때문에 1984년 현대말로 재편집한 책에 역자의 의도가 가장 충실히 반영되었을 것으로 판단했다. 당시 사용된 표현이나 행간의 의미를 따름으로써 200년 전 프랑스 신부들의 눈에 비친 조선의 천주교회를 최대한 가공 없이 그대로 살리고자 했다.
이러한 편집 의도가 독자들이 이 책 《조선순교자록》을 통해 19세기 조선 천주교회의 분위기와 박해의 참상을 최대한 생생하게 느끼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