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개신교, 정교회 등 한국 그리스도교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한국그리스도교신앙과직제협의회 창립 10주년을 축하하고, 그리스도인의 일치가 분열된 세상에 변화의 에너지가 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할 것을 다짐했다.
한국그리스도교신앙과직제협의회(공동의장 이용훈 마티아 주교·김종생 목사, 이하 신앙과직제)는 9월 4일 서강대학교 성이냐시오성당에서 ‘이 사람들이 모두 하나가 되게 하여 주십시오’(요한 17,21) 주제로 창립 10주년 기념 기도회를 개최했다.
입례와 경배, 말씀과 응답, 일치와 평화,위임과 파송 순으로 열린 기도회에서 각 교단 대표들은 사랑과 일치의 띠인 영대와 스톨을 서로의 목에 걸어주고 구원과 화해, 일치와 영광의 상징인 십자가를 따라 행진했다.
신앙과직제는 창립 10주년을 맞아 행렬십자가와 탁상십자가, 영대와 스톨을 제작했다. 십자가는 기후위기로 고통받는 창조물이 본연의 모습으로 재창조되어야 한다는 의미를 담아 생명나무를 모티브로 하고 있다. 예수님과 성령의 9가지 열매이자 10개 회원교회를 의미하는 10개 상징도 생명나무의 열매로 새겨 넣었다. 영대와 스톨에는 혼란스러운 시대, 하나로 모이는 사귐과 협력의 교회를 뜻하는 십자가 문양을 담았다.
기도회에서는 또 그리스도교 일치의 근거인 세례의 의미를 되새기며 각 교단에서 가져온 세례수를 합친 물로 세례 안에서 하나 되기를 염원하는 세례 갱신 예식도 열렸다.
프란치스코 교황과 정교회 세계총대주교청 바르톨로메오스 세계총대주교, 세계교회협의회 제리 필레이 총무의 축하서신과 영상메시지 상영 후 각 교단 대표들은 제대 위에 올라 손을 맞잡고 가톨릭성가 39장 ‘하나되게 하소서’를 합창하며 기도회를 마무리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황청 국무원 총리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 명의의 축하 서신을 통해 “주님의 뜻에 따라 그리스도인들 간의 일치를 증진하고 촉진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면서 여러분이 함께 기도하는 시간을 갖는 것은 필수적이라 생각한다”며 “한국 교회들이 친교와 형제적 연대 속에 계속 성장해 이 고귀한 지역 사람들에게 유지되고 그리스도교를 증거할 수 있도록 주님 안에서 힘과 평화의 서약으로 축복을 보낸다”고 했다.
신앙과직제 공동의장 이용훈 주교는 기도회 인사말에서 ‘우리를 일치시키는 것이 우리를 분열시키는 것보다 더 큽니다’라는 성 요한 23세 교황의 호소를 전하고 “10년 동안 경주해 온 일치운동을 위한 협력을 더욱 견고히 하며 우리 그리스도인들 사이의 일치가 어떤 난관에도 흔들림 없이 증진되도록 결의를 다지자”고 당부했다.
신앙과직제는 한국 그리스도인 일치운동의 활성화를 위해 2014년 5월 창립됐다. ▲가깝게 사귀기 ▲함께 공부하기 ▲함께 행동하기 ▲함께 기도하기를 통해 여러 전통의 그리스도인 사이에 쌓인 오해를 씻고 공동의 신앙적 친교를 이루며, 공동선을 지향해 오고 있다.
각 교단 평신도가 만날 수 있는 일치아카데미도 개설해 일치운동의 대중화와 확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매년 개최하는 에큐메니칼 문화예술제는 교회의 사랑과 평화의 메시지를 갈등과 분열의 현대 사회에 전하는 소통 창구로서 자리매김해 왔다.
신앙과직제는 현재 천주교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회원교회(대한예수교장로회, 구세군한국군국, 한국정교회, 기독교대한감리회, 대한성공회,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한국기독교장로회, 기독교대한복음교회, 기독교한국루터회)를 회원으로 두고 있다.
이승환 기자 lsh@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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