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그리스도교신앙과직제협의회, 창립 10주년 맞아 그리스도인 일치운동 회고, 향후 과제 모색
천주교와 개신교 신학자, 일치운동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한국 그리스도인 일치운동의 역사와 흐름을 성찰하고 향후 과제를 모색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한국그리스도교신앙과직제협의회(공동의장 이용훈 마티아 주교·김종생 목사, 이하 신앙과직제)는 창립 10주년 기념일인 5월 22일 서울 종로 한국기독교회관에서 ‘한국 그리스도인 일치운동의 살아있는 이야기’를 주제로 제23회 한국 그리스도인 일치포럼을 개최했다.
기조 발제에 나선 장로회신학대학교 객원교수 안교성 목사는 개신교 선교사의 입국으로 비롯된 ▲대치기(1884~)와 ▲병존기(1945~),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후의 ▲대화기(1962~), 민주화 운동 시기의 ▲연대기(1970~)와 1998년 이후의 ▲일치기로 구분해 한국 그리스도인 일치운동의 주요 흐름을 소개했다.
안 목사는 “그동안 일치운동의 기구화와 교회 간 외적 운동에 주력한 나머지 일치운동의 대중화와 민주화가 부족했다”고 지적하고 “종교가 주입이나 해방의 단계를 넘어 자기를 찾아가는 순례가 되고 있는 시대 흐름에 발맞춰 (천주교와 개신교도) 지도 없는 순례의 길 위에서 우정을 쌓고 날로 새로워지는 일치운동에 나서야 한다”고 제언했다.
‘신앙과직제 창립선언문에서 보물 찾기’를 주제로 발제한 신앙과직제 전 공동사무국장 김태현 목사는 “다양성이 전제되지 않은 일치란 있을 수 없고 특히 그리스도인이라는 이름을 지키기 위한 노력은 다양성을 전제로 해야 한다”며 “이는 일치운동의 전담 기구인 신앙과직제가 지키고 보장해야 할 중요한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 목사는 “신앙과직제는 일치운동의 토대를 튼튼히 하고 앞으로 진행될 일치운동의 공론장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며 10주년을 맞이한 신앙과직제의 과제로 일치운동의 확산을 위한 ▲함께 공부하기, 그리스도의 향기가 널리 퍼지도록 하는 창조적 행위로서의 ▲함께 행동하기, 그리스도 안에서 이뤄진 일치를 경험하며 우리를 지탱하는 힘이 될 ▲함께 기도하기를 제안했다.
신앙과직제 전 신학위원장 박태식 신부(프란치스코 하비에르·대한성공회)는 ‘신학위원회의 과거와 미래’를 주제로 한 발제에서 “명실상부한 한국 그리스도교회의 대표적인 신학자 집단인 신앙과직제 신학위원회에서 교회 일치를 위한 심도 있는 토론과 신선한 아이디어들이 제안되고 이를 실행에 옮긴 것은 그 자체로 큰 의미가 있다”며 “신학위원회 활동이 어떤 일치 대화보다 모범적이었던 이유는 각 교단을 대표하는 신학 전문가들이 타 종교 위원회들의 말을 귀 기울여 경청하고 존중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코로나19로 교세가 축소된 가톨릭, 개신교가 모두 노인들의 교회가 되고 결국 몇몇 대형교회만 살아남는 비극적인 날이 올지 모른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 그리스도교회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후대에 알리고 다시금 어리석은 일이 벌어지는 것을 막아야 하는 것이 신학위원회의 책임이자 사명일 것”이라고 전했다.
신앙과직제는 한국 그리스도인들의 일치와 교파 간 신앙적 친교, 그리스도인들이 복음적 삶을 살 수도 있도록 돕고자 2014년 5월 22일 창립했다. 현재 총회, 공동대표회의, 자문회의인 중앙위원회, 각 교단 실무위원회, 신학위원회로 구성돼 있으며 천주교와 개신교 양 교단 실무책임자가 공동 사무국장을 맡고 있다.
그리스도인 일치기도회, 일치포럼, 신학위원회, 신학생 교류모임, 일치피정, 성탄 축하 음악회, 일치 순례 등 기존 활동과 함께 일치아카데미와 에큐메니컬 문화예술제를 기획해 그리스도인 일치운동의 장을 넓혀가고 있다.
이승환 기자 lsh@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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