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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소식

2024년(이슬람력 1445년) 라마단과 파재절 경축 메시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4-03-18 조회수 : 354

교황청 종교간대화부

2024년(이슬람력 1445년) 라마단과 파재절 경축 메시지

전쟁의 불을 끄고 평화의 촛불을 밝히는 무슬림과 그리스도인


사랑하는 무슬림 형제자매 여러분, 


라마단 성월을 맞이하여, 여러분의 영적 여정은 물론 여러분의 가정생활과 사회생활에 이 성월이 지니는 중요성을 인식하며 친교와 우정을 담은 메시지로 다시 한번 여러분께 인사드립니다. 또한 이 메시지를 여러분의 그리스도인 친구들과 이웃들에게도 전합니다.


해마다 라마단 성월을 맞이하여 여러분께 드리는 이 메시지가 전통 매체와 현대 매체, 특히 소셜 미디어 덕분에 전파되어 그리스도인과 무슬림이 우호 관계를 이루고 강화하는 중요한 수단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되어 기쁩니다. 이러한 까닭에 이 메시지를 무슬림 공동체와 그리스도인 공동체 모두에 널리 알리는 것이 유익할 것입니다. 


이번에 선택한 주제와는 다른 주제에 관한 몇 가지 성찰을 여러분과 나누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군사적 전투부터 국가, 범죄 조직, 무장 갱단과 시민들이 연루되는 다양한 범주의 무력 충돌에 이르기까지 오늘날 분쟁 발생 횟수가 증가하고 있고, 이는 참으로 경종을 울리고 있습니다. 최근에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전쟁 행위의 증가가 ‘산발적으로 벌어지는 제3차 세계 대전’을 ‘진짜 전 세계 분쟁’으로 바꾸어 버리고 있는 실상에 대하여 말씀하셨습니다.


이러한 분쟁의 원인은 많습니다. 오래도록 계속되는 원인들도 있고, 최근 생겨난 원인들도 있습니다. 인간의 항구한 지배욕과 지정학적 야욕 그리고 경제적 사리사욕 외에도 분쟁의 주요한 원인은 분명 계속되는 무기의 생산과 교역입니다. 전투에서 이러한 무기의 사용이 끼치는 대단히 파괴적인 영향 때문에 우리 인류 가족의 일부가 극심한 고통을 받고 있는데도, 다른 이들은 냉소적으로 굴며 이 부도덕한 교역에서 얻은 막대한 경제적 이익에 기뻐하고 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이러한 상황을 형제자매의 피로 적신 빵 조각을 먹는 행위라고 묘사하셨습니다.


이와 동시에, 우리는 평화 증진을 위한 방대한 인적 자원과 종교적 자원도 가지고 있다는 점에 감사할 수 있습니다. 평화와 안보를 향한 염원은 선한 의지를 지닌 모든 이의 영혼에 깊이 뿌리내려 있습니다. 인간의 생명을 앗아가고, 수많은 중상자들과 고아들과 과부들이 생겨나는 전쟁의 비극적인 결과를 보지 못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기 때문입니다. 사회 기반 시설과 재산의 파괴는 삶을 이어갈 수 없게 하지는 않는다고 해도 삶을 절망적이고 힘들게 만듭니다. 수백수천 명의 사람들이 자국 내에서 실향민이 되거나, 난민이 되어 다른 나라로 피난을 갈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입니다. 따라서 전쟁을 단호히 규탄하고 거부해야 합니다. 모든 전쟁은 형제를 살해하는 것이고 무익하며 무의미하고 악합니다. 전쟁에서는 모두 패자가 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하신 말씀을 되풀이하자면, “그 어떤 전쟁도 거룩하지 않고, 오직 평화만이 거룩합니다.”


모든 종교는 저마다 인간의 생명이 신성하다고 여기고 그러하기에 존중과 보호를 받을 가치가 있다고 봅니다. 다행히도, 사형을 허용하고 집행하는 국가들이 해마다 줄어들고 있습니다. 생명의 선물이 지니는 이 근본적 존엄성을 존중하는 인식을 다시 한번 일깨운다면, 전쟁은 반드시 거부되어야 하고 평화는 소중히 여겨져야 한다는 신념을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저마다 다름을 보이는 종교들이지만, 종교는 양심의 존재와 그 중요한 역할을 인식합니다. 모든 사람이 지니는 생명의 절대적 가치와 신체적 온전성의 권리, 안전에 대한 권리, 품위 있는 삶을 살 권리를 존중하기 위하여 양심을 기르는 것도 그 어떤 전쟁이든 모든 전쟁을 규탄하고 거부하는 데에 기여할 것입니다.


우리는 평화의 하느님이시고 평화의 원천이신 전능하신 분을 바라봅니다. 그분께서는 평화를 위하여 자기 목숨까지 바치는 모든 이를 특별한 방식으로 사랑하십니다. 평화는 다른 많은 것과 마찬가지로 하느님의 선물인 동시에 특별히 평화를 구축하고 수호하는 데에 꼭 필요한 조건들을 마련하는 인간 노력의 결실이기도 합니다.


2021년 라마단과 파재절 경축 메시지 ‘희망의 증인들인 무슬림과 그리스도인’에서 보듯이, 우리 믿는 이들은 희망의 증인들이기도 합니다. 안전과 기쁨의 빛을 밝히는 촛불은 희망을 상징할 수 있는 반면, 제어되지 않은 불은 동식물과 사회 기반 시설을 파괴하고 인간 생명을 앗아갈 수 있습니다.


사랑하는 무슬림 형제자매 여러분, 증오와 폭력과 전쟁의 불을 끄고, 우리의 풍성한 인간적, 종교적 전통 안에 존재하는 평화의 자원들을 길어 올려 온화한 평화의 촛불을 밝히는 일에 다 함께 동참합시다.


라마단 성월 동안 여러분이 실천하는 단식을 비롯한 여러 신심 행위들과 이 성월을 마무리하는 파재절 축제가 여러분에게 평화와 희망과 기쁨의 풍성한 열매를 가져다주기를 빕니다.



바티칸에서

2024년 3월 11일

교황청 종교간대화부


장관 미겔 앙헬 아유소 기소 추기경

차관 인두닐 자나카라타나 코디투와꾸 칸카남라게 몬시뇰


<원문 Dicastery for Interreligious Dialogue, Message for the Month of Ramadan and ‘Id al-Fitr’ (1445 H./2024 A.D.), Christians and Muslims: Extinguish the Fire of War and Light the Candle of Peace, 2024.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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