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종일인 6월 15일로 결정, 주교회의 춘계 정기총회
한국 교회가 최양업 토마스 신부의 선종일인 6월 15일을 ‘가경자 최양업 토마스 신부 시복 시성을 위한 전구 기도의 날’로 정했다. 아울러 올해 124위 복자 시복 10주년을 맞아 시복 기념일인 8월 16일 한국 주교단 명의의 ‘복자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123위’ 시성 기원 담화를 발표하기로 했다.
주교회의는 5~8일 열린 춘계 정기총회에서 이같은 주요 내용을 확정하고, 한국 교회 구성원 모두가 우리 순교 성인을 기리는 데 더욱 힘쓰기로 했다. 주교회의 의장 이용훈 주교는 6일 정기총회 후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가경자 최양업 신부가 복자품에 오를 때까지 한국 교회 차원에서 6월 15일을 ‘가경자 최양업 토마스 신부 시복 시성을 위한 전구 기도의 날’로 지내기로 했다”며 최양업 신부의 시복을 위한 적극적인 기도를 요청했다. 그러면서 “많은 신자가 순교 성인과 복자들의 행적을 가까이 볼 수 있는 성지를 방문하면 한국 교회가 도약하는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한국 주교단이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나는 사도좌 정기방문 ‘앗 리미나’(Ad Limina) 일정이 9월 16~21일 바티칸에서 진행된다. 각 지역 교회 주교단이 교황을 만나는 앗 리미나는 보편 교회와 개별 교회의 만남, 사도좌와 그 일원인 주교들과 교계적 친교를 재확인하는 자리로, 한국 주교단이 앗 리미나에 참여하는 것은 2015년 이후 9년 만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오랜만에 열리는 사도좌 정기방문은 교황 알현, 사도들의 묘소 참배, 교황청 국무원 등 10여 개 부서 방문, 로마 한인공동체 미사, 성지순례 등 일정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주교회의는 또 2027년 서울에서 열리는 세계청년대회에 대한 준비 사안도 논의했다. 2주간 ‘본 대회’와 ‘교구 대회’로 나뉘어 열리는 세계청년대회는 서울대교구가 본 대회를 맡아 준비하고, 주교회의 청소년사목위원장 김종강(청주교구장) 주교가 교구 대회 준비 책임자로 함께하기로 했다.
이용훈 주교는 “각 교구는 이미 세계청년대회 로드맵을 마련하고 실행위원회를 설치했다”면서 “우리나라의 문화와 전통, 장점을 세계에 알리는 좋은 기회이기에 정부의 재정적 협조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의 희망 그 자체인 청년들이 세계청년대회를 통해 바른 가치관을 갖고 살 수 있도록 좋은 메시지를 전해줄 기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한국 교회는 올해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맞아 담화를 발표하고, 세월호 참사 하루 전인 4월 15일 10주기 미사를 봉헌하기로 했다. 세월호 참사 10주기 미사는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가 주관하며, 장소는 논의 중이다. 4월 16일 당일 세월호 참사 10주기 미사와 행사는 교구별 자체적으로 준비키로 했다. 이용훈 주교는 “주교회의 차원, 그리고 전국적으로 미사를 봉헌하는 것은 정치적 사안을 떠나 순수하게 참사 유가족 곁에 우리가 함께하고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기도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유가족들은 우리가 생각하지 못하는 여러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그들의 시간은 10년 전 4월 16일에 멈춰있다”고 말했다. 이 주교는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안전한 사회를 만들고자 하는 염원이 담긴 행사”라며 “세월호 참사는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는 있지만, 진보와 보수의 문제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주교회의는 또 주교회의 가정과 생명위원회와 생명운동본부의 회칙(개정)을 승인하고, 이번 정기총회로 임기가 만료되는 주교회의 사무총장 이철수(수원교구) 신부의 사무총장 연임을 승인했다.
이지혜 기자 bonappetit@cpbc.co.kr
신고사유를 간단히 작성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