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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소식

제25회 한일주교교류모임 기념 메시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3-11-30 조회수 : 387

제25회 한일주교교류모임 기념 메시지 


우리 한국과 일본 가톨릭 주교들은 1996년 첫 모임을 개최한 이후 25차례에 걸쳐 서로의 나라와 교구를 방문하며 교류의 기회를 마련해 왔습니다. 


우리는 “양국의 가슴 아픈 과거 역사를 성찰하고, 정의와 평화가 넘치는 밝은 미래로 함께 나아가기 위하여 성찰과 대화를 통하여 다양한 교류를” 목적으로 이 모임을 시작했습니다(2017년 제23회 한일주교교류모임 성명, 동북아시아의 평화를 염원하며). 한국과 일본 사이에는 이웃 나라로서 다양한 물적, 인적 교류를 쌓아온 역사가 있습니다. 과거의 역사를 성실하게 되돌아보고 진지한 반성으로 세워진 긍정적인 희망을 공유하며 함께 나아갈 때, 이 지역의 교회는 “하느님과 이루는 깊은 결합과 온 인류가 이루는 일치의 표징과 도구”(교회 헌장 1항 참조)가 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당시 일본 주교회의 부의장 하마오 후미오 주교(이후 추기경)와 한국 주교회의 의장 이문희 대주교는, 한국과 일본 교회가 국가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 같은 신앙을 가진 형제자매로서 상호 이해와 공통의 역사 인식을 통해 하느님께서 바라시는 ‘사랑’과 ‘평화’를 실현할 수 있다는 대의를 갖고 교류 모임을 시작하셨습니다. 이러한 노력을 하신 두 주교님께 진심으로 경의를 표합니다. 


이러한 교류 모임의 취지는 2004년 5월 한국에서 『한국과 일본에서 함께 읽는 열린 한국사』(부제: 공동의 역사 인식을 향하여)의 출판으로 이어졌고 같은 해 11월에 일본어 번역본도 출간되었습니다. 


이후에도 서로의 교류는 계속되어 최근에는 역사 인식 공유에 그치지 않고, 이 지역 복음 선교 과제와 사회가 직면한 다양한 과제에 대한 의견 교환과 공통 인식 형성을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양국 교회의 교류가 진행되면서 교구 간 협력 관계도 깊어졌고, 사제, 수도자 그리고 신자의 교류와 협력도 폭넓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올해로 25회를 맞이하는 교류 모임은 지난 3년 간 전 세계가 직면했던 코로나19 감염병의 영향으로 계속해서 연기되었습니다. 사태가 진정되고 국가 간 교류가 재개됨에 따라 올해 2023년 11월에 도쿄에서 교류 모임을 개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시점에 우리 한국과 일본 주교들은 전 세계가 폭력으로 부정적 영향을 강하게 받고 있는 현실을 목격하고 있습니다. 하느님의 선물인 생명을 위기로 몰아넣는 상황이 슬프게도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안타깝게도 해결의 실마리조차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우크라이나를 비롯하여 세계 여러 지역에서 계속되는 전쟁으로 많은 생명이 위기에 처해 있는 상황에서 우리는 다시 한번 폭력이 아닌 평화 구축을 최우선으로 할 것을 촉구합니다. 또한 동아시아의 정치적 긴장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 지역의 안정을 위해 한국과 일본을 비롯한 각국이 자제력을 발휘하여 무력에 의존하지 않으며 대화로 평화를 구축할 것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또한 불안정한 세계 정세는 많은 난민과 이주민을 양산하고 있으며, 생명을 지키기 위해 조국을 떠나 안전과 안정을 찾아 한국과 일본에 들어오는 사람들도 적지 않습니다. 특히 감염병의 영향 아래 있었던 지난 3년, 세계는 이기주의를 강화하고 ‘이질적 존재’에 대해 배타적이고, 때로는 폭력적인 대응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우리는 누구도 배제되지 않고 모든 생명이 하느님의 선물로 소중히 보호받으며 인간의 존엄성이 존중받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모든 사람에게 호소합니다. 


앞으로도 한국과 일본의 주교단은 서로의 교류를 깊게 하고 함께 기도하며 함께 지지함으로써,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는 교회를 앞장서서 증거하고, 이 지역에 하느님의 평화가 확립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입니다.




2023년 11월 16일

도쿄에서

제25회 한일주교교류모임 참가 주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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