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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ICAL 설립 25주년에 보내는 교황 성하의 메시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3-07-05 조회수 : 489

AMICAL 설립 25주년에 보내는 교황 성하의 메시지


AMICAL, 곧 라틴 아메리카 한국 가톨릭 선교사회 설립 25주년을 맞이하여 저의 축하를 표명하고자 합니다. 저는 지리적으로 한국과는 지구 반대편에 자리한 라틴 아메리카의 나라들에서 그리스도의 기쁜 소식을 나누는 데에 자신의 삶을 바치는 한국 가톨릭 교회의 선교사들에게 깊이 감사하고 있습니다.


1784년 이승훈 베드로가 북경에서 세례를 받음으로써 태어난 한국 교회는, 지난 몇 세기 동안 하느님 섭리에 힙입어 특별한 역사를 이루었습니다.


조선 시대와 한국 전쟁의 박해 시기에, 많은 남녀가 하느님에 대한 신앙과 복음의 진리를 증언하기 위하여 피를 흘렸습니다. 하느님께서는 한국의 첫 사제인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에게 순교의 은총을 허락하셨고, 이렇게 수많은 남녀 순교자들의 피는 한국 교회를 성장하게 했습니다. 복음은 참으로 모든 사회 계층의 사람들을, 부유한 이들과 곤궁한 이들, 귀족들과 단순한 이들을 끌어당겼습니다. 순교자들의 명단에는 프랑스, 중국, 미국, 아일랜드, 독일에서 온 선교사들도 있었습니다. 이들은 주님의 선교 명령에 따라 복음에 대한 사랑으로, 그 당시의 세계에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던 나라로 갔던 것이었습니다.


한국 사회가 급속히 산업화된 현대에 한국 교회는 인권의 보루였고, 백성의 믿음직한 변호자이며 친구였습니다. 이 기회를 빌려 저는 특별히 한국의 첫 번째 추기경으로서 자신을 가난한 이들의 친구로 두드러졌던 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님을 기억하고 싶습니다.


하느님께서는 한국 교회를, 오늘날 약 천 명의 선교사들을 세계 69개국에 파견한 교회로 성장하게 하셨습니다. 한국 선교사들은 그들의 특징인 근면함과 진실함으로 이미 세상의 여러 구석들에서 풍부한 열매를 거두고 있습니다. 암으로 선종하는 순간까지 남수단의 신자들을 돌보았던 살레시오회 이태석 요한 신부님은 언제나 우리 모두에게 선교적 영감의 원천이 될 것입니다.


교황 권고 『복음의 기쁨』에서 저는 2007년 5월 31일에 나온 아파레시다 문헌을 인용했습니다. 그 문헌은 교회의 삶에 대한 한 가지 진리를 말해 줍니다. “생명은 내어 줌으로써 더 자라나고, 고립되고 안주하면 약해집니다… 다른 이들에게 생명을 내어 주는 그만큼 생명을 얻고 또 자라납니다. 선교도 분명 그러합니다”(10항). 그리고 2014년 9월 19일의 일반 알현에서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교회가 가톨릭적으로 태어났다면, 그것은 ‘나가면서’, 선교적으로 태어났음을 뜻합니다. 사도들이 복음을 전하러 나가지 않고 저 다락방에 머물렀다면, 교회는 오직 그 백성, 그 도시, 그 다락방의 교회가 되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교회가 태어나는 순간부터, 그들 위에 성령께서 내려오신 순간부터 그들 모두는 온 세상으로 나갔습니다. 그래서 교회는 ‘나가면서’, 곧 선교적으로 태어났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삶, 특히 지극히 거룩한 성찬의 신비는 삶이 나눌 때에 더 풍부하게 된다는 것을 보여 줍니다. 이 진리는 한국 교회에도 적용됩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하느님은 한국 교회에 많은 사제성소와 수도성소를 베풀어 주셨고, 한국 교회는 자신이 할 수 있는 한에서 이 은총을 온 세상의 형제 자매들과 나누려고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물질주의, 편안함과 풍요로움의 추구라는 세속적 유혹을 겪는 한국 교회의 구성원들 사이에서 선교 열정이 어느 정도 사라지고 있음을 볼 때 염려스럽습니다.


그래서 저는 한국의 주교, 신부, 수사, 수녀, 평신도들에게, 새로운 선교 열정으로 지리적, 언어적, 문화적 한계를 뛰어넘어 투신하도록 격려하고 싶습니다. 이것은 한국 교회의 선익을 위해서도 드리는 말씀입니다. 주님으로부터 받은 선물들을 나눔으로써, 한국 교회의 구성원들은 더욱 풍요로운 영성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며 영웅적인 조상들로부터 물려받은 신앙의 불꽃을 생생하게 지켜갈 수 있을 것입니다.


만민을 향한 선교 사명을 충실하게 수행하기 위하여 주교들은 특별히 사제, 신학생, 남녀 수도자, 평신도들의 언어적, 문화적, 신학적 양성을 돕도록 권고를 받습니다. 그들은 세계의 여러 곳에서 주교회의 차원의 국가적 기관이나 선교 신학원을 세우고 운영함으로써 선교사가 되고자 하는 이들이 “그 장소에서” 적절한 양성을 받을 수 있게 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여러분과 함께, 푸에블라에서 열렸던 제3차 라틴아메리카 주교 전체 회의 문헌의 핵심적인 말들을 되새기고 싶습니다. 저의 선임자 성 요한 바오로 2세께서 회칙 『교회의 선교 사명』에 인용하신 말씀입니다. “우리 형제들에게 할 수 있는 최고의 봉사는 복음화입니다. 복음화는 그들이 하느님의 자녀로서 살아가고 행동하게 하며 그들을 불의에서 해방하고 그들의 전체적 발전을 도와줍니다”(58항).


사랑하는 한국 선교사 형제 자매 여러분, “바쳐진” 여러분의 귀중한 삶에 대하여 감사드립니다. 여러분은 교회가 자신의 사도직을 통하여 살게 하는 이들입니다. 주님께서 여러분에게 선교 여정에서 많은 위로와 용기를 주시기를 기도합니다. 여러분을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모성적 보호에 맡기고 또한 한국 순교 성인들의 강력한 전구를 청합니다. 제 기도 중에 큰 기쁨으로 끊임없이 여러분을 기억할 것을 약속하며, 진심으로 사도적 강복을 보냅니다.


형제적 사랑으로,

 


2023년 6월 6일

로마, 성 요한 라테라노에서,

프란치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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