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주적 이미지 벗어나고자 ‘교종’ 혼용하지만 적확한 표현은 아직
‘교회의 황제’라는 의미 지닌 교황
“신학적으로 잘못된 표현” 지적도
‘종들의 종’이 뜻하는 의미와 달리
교종의 종(宗)자도 황제를 뜻해
교황 부르는 호칭 다양한 이유는
한 단어로 온전히 표현 못하기 때문
시노드 정신에 맞는 칭호 고민해야
발행일2023-07-02 [제3350호, 10면]
7월 2일은 교황 주일이다. 한국교회는 매년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6월 29일)이나 이날과 가까운 주일을 교황 주일로 지낸다. 그런데 왜 우리는 가톨릭교회의 으뜸 지도자를 교황(敎皇), 바로 ‘교회의 황제’로 부를까? 최근 들어서는 황제라는 말이 갖는 부정적 의미를 피하기 위해 교종(敎宗)이라는 용어를 쓰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교황 주일을 맞아 ‘교황’의 호칭과, 교황과 교종이라는 말에 담긴 의미를 알아본다.
교황을 부르는 다양한 호칭
가톨릭교회의 최고 목자인 교황은 여러 호칭으로 불린다. 「교황청 연감」에는 로마의 주교(Bishop of Rome), 예수 그리스도의 대리자(Vicar of Jesus Christ), 사도들의 으뜸 후계자(Successor of the Prince of the Apostles), 보편교회의 최고 대사제(Supreme Pontiff of the Universal Church), 이탈리아 교회의 수석 주교(Primate of Italy), 로마관구의 관구장 대주교(Archbishop and Metropolitan of the Roman Province), 바티칸시국의 원수(Sovereign of the Vatican City State), 하느님의 종들의 종(Servant of the servants of God), 이렇게 8개의 공식 호칭이 열거돼 있다.
영어로 교황을 가리키는 ‘Pope’라는 명칭의 원어 ‘파파’(Papa)는 아버지라는 뜻의 ‘파파스’(papas)에서 유래했다. 본래는 지역 교회 최고 장상을 부르던 말이었지만, 8세기 이후부터 로마의 주교에게만 사용되다, 그레고리오 7세 교황(1073~1085) 때부터 교황을 부르는 고유한 말로 정착했다.
그렇다면 동양 문화권에서는 ‘Pope’를 어떻게 쓰고 있을까? 우리나라와 일본은 정부와 교회 모두 교황(敎皇)을 공식 명칭으로 사용하고 있다. 일본은 오랫동안 법왕(法王)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다가 1981년 성 요한 바오로 2세의 일본 사목방문을 계기로 일본교회가 ‘교황’을 공식 명칭으로 사용하기 시작했고, 이후 2019년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문으로 일본 정부도 ‘교황’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대만과 홍콩은 정부와 교회 모두 교종(敎宗)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중국의 경우 정부는 교황을 공식 용어로 사용하고, 중국교회의 경우 대개 교종이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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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교황인가 교종인가?’를 읽고 / 성용규 신부
발행일2023-07-09 [제3351호,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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