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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대응, 교회 맞춤 전략은? "조직과 구성원의 성찰과 쇄신”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3-03-20 조회수 : 631

대구대교구 이영승 신부
종교 위기 대응 전략 논문
“끊임없는 반성 통해 발전”


예상치 못한 위기에 맞서 종교조직은 어떤 대처를 해야 할까? 한국의 종교조직이 위기상황에서 어떠한 대응 전략을 써왔는지 분석한 논문이 최근 발표됐다. ‘신문 기사를 통해 나타난 종교조직의 위기 유형과 대응 전략’ 논문을 발표한 이영승 신부(아우구스티노·대구대교구·전인병원 원목)는 종교조직만이 취할 수 있는 고유한 위기 대응 전략으로 ‘성찰과 쇄신’을 꼽았다.

이 신부는 가톨릭교회와 불교, 개신교의 세 종교가 코로나19로 인한 방역 조치와 신자 수 감소, 구성원 간 마찰 등 위기상황에 어떻게 대처했는지를 연구했다. 대상은 국내 대표 일간지와 종교신문으로, 2016년 1월부터 2021년 12월까지의 보도를 분석했다.

한국 종교조직의 위기 대응 전략 중 가장 높은 빈도를 보인 것은 ‘침묵’(50.0%)이었다. ‘침묵’은 쟁점에 대한 언급이나 해명 없이 위기를 수용하려는 종교조직의 특성을 드러낸다. 자칫 책임회피로 볼 수도 있지만, 더 큰 논란을 막기 위한 대처로 해석할 수 있다. 그 다음은 종교의 정당성과 무결함을 드러내기 위한 ‘공격’(27.2%)으로 나타났다. 다음은 ‘성찰과 쇄신’(10.6%), ‘사과’(6.3%), ‘변명’(2.8%), ‘정당화’(2.4%), ‘부인’(0.4%), ‘개선’(0.4%) 순으로 나타났다. 종교별로는, 가톨릭교회가 ‘침묵’(40.0%), 불교가 ‘공격’(49.2%), 개신교도 ‘침묵’(61.7%)을 전략으로 가장 많이 사용했다.

연구 결과에서 이 신부는 가톨릭교회가 두 번째로 많이 사용한 ‘성찰과 쇄신’(35.0%) 전략에 주목했다. ‘성찰과 쇄신’은 어떠한 위기상황에 대처해 자신들의 내부 상황을 돌아보고 더 나은 방향으로 조직을 이끌기 위한 행동을 취하는 경우를 말한다. 이 신부는 이러한 행동이 비단 신자 수 감소나 종교 내부 갈등의 해결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실제로 종교조직과 구성원들의 끊임없는 반성과 성찰을 통해 발전을 꾀하기 위한 것으로 봤다.

이 신부의 논문은 국내에서 전무한 종교조직의 위기관리 연구에 이론적 근거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이 신부는 “끊임없는 성찰로 인간과 사회와의 관계를 이어나가되 종교만이 전할 수 있는 진리를 현 시대에 맞게 전해야 하는 의무도 함께 지니고 있다”며 “모든 위기의 상황에서 ‘성찰과 쇄신’의 전략이 적합한 것은 아니지만, 조직 내 문제의식을 고취시키고 재발 방지에 기여할 수 있기 때문에 종교조직만이 가질 수 있는 위기 대응 전략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우세민 기자 semin@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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