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교회의 2023년 춘계 정기총회
주한 교황대사 말씀
(2023년 3월 14일)
존경하는 주교회의 의장 주교님,
친애하는 한국 교회 주교님들과 아빠스님,
그리고 마산교구장 서리 신부님,
이번 정기총회의 시작을 맞이하여 저는 간략한 제 축하 메시지를 대독하는 일을 저의 협력자인 교황대사관 1등 서기관 몬시뇰에게 맡겼습니다. 요즈음 저는 정기 휴가로 국외에 있다는 사실을 전하고자 합니다. 이 기간에 저는 오는 9월로 예상되는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몽골 사도 순방을 염원하는 준비로 바티칸에서 몇몇 회의에 참석할 것입니다. 그 가운데에는 교황 성하의 바람을 알기 위하여 교황 성하를 개인 알현하는 일정도 있습니다. 사도 순방을 위한 여러 임무, 그리고 수교 30주년을 맞은 교황청과 몽골 사이의 외교 관계에 관한 그 밖의 임무들이 저를 기다립니다. 이를 위하여 저는 오는 5월, 6월, 9월에 울란바토르를 방문해야 할 것입니다. 로마에 머무르는 동안 저는 교황청 평신도가정생명부 장관 케빈 패럴 추기경님의 요청에 따라, 2027년 세계청년대회의 한국 개최 가능성과 관련하여 한국 주교님들과 가졌던 회의들의 후속으로 추기경님과 만날 것입니다.
한국 가톨릭 신자들의 믿음을 더욱 자라나게 하며 사랑하는 이 나라의 문명에 바탕이 되는 위대한 가치들의 증진을 위하여 한국의 모든 주교님께서 앞으로의 사목적 문화적 활동들을 의논하고 계획하고자 모이는 이번 춘계 총회의 시작에, 저를 기꺼이 초대해 주신 주교회의 의장 이용훈 마티아 주교님께 진심 어린 감사를 드릴 수 있어 기쁩니다. 주교님 여러분 한 분 한 분께 진심으로 인사드리며 총회의 과업이 풍성한 열매를 맺기를 기원합니다.
때로는 민감하기도 하며 언제나 힘든 임무를 신중하고도 유능하게 수행하고 계시는 주교회의 사무총장 신부님과 그 협력자들인 사무국장 신부님, 관리국장 신부님, 홍보국장 신부님, 교황청 전교기구 한국지부장 신부님께도 깊은 감사를 전하고자 합니다.
한국 가톨릭 교회와 관련한 최근의 주요 사건들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성찰들을 말씀드리겠습니다.
1. 첫 번째는 서울대교구장님께 팔리움을 수여한 것에 관해서입니다. 2022년 11월 7일, 서울대교구 주교좌 명동대성당에서 정순택 베드로 대주교님께 신임 서울관구장 대주교로서 팔리움을 수여하는 전례 예식이 거행되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 성하의 뜻을 따라 2015년부터, 신임 대주교들에게 6월 29일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에 로마에서 팔리움이 건네지고 이어 각자의 주교좌성당에서 교황 사절이 교황 성하의 이름으로 신임 대주교에게 팔리움을 둘러 드립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지역 교회가 성좌와 하나 되는 깊은 유대를 강조하는 것입니다.
2. 두 번째 성찰은, 교황님께서 안배하여야 할 교구 상황에 대하여 폭넓고 세심한 안목을 가지시고 당신께 제안되는 3배수의 후보자들을 신중하게 검토하는 데에 필요한 정보를 얻으시도록 하는, 매우 소중하고 본질적인 지역 주교님들의 기여에 관한 것입니다. 이 중요한 협력의 결실로서 2022년에는 두 분, 곧 대전교구장 김종수 아우구스티노 주교님과 광주대교구장 옥현진 시몬 대주교님께서 각각 3월 25일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과 11월 30일 성 안드레아 사도 축일에 교회법적으로 취임하셨습니다. 주교 책무를 내려놓으신 주교님들께도 그 깊고 보람찬 헌신에 교황대사관의 진심 어린 감사를 전합니다. 교황님께서 새로운 직권자들께 맡기신 목자의 사명이 풍성한 결실을 맺기를 기원하면서 그 주교 직무를 위하여 특별히 기도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3. 2022년 12월 31일 본향으로 돌아가신 베네딕토 16세 전임 교황 성하를 여러분께서는 기억하실 것입니다. 서울에 있는 교황대사관은 교황청 국무원의 지침을 받아 조문록을 준비하였고, 2023년 1월 2일부터 4일까지 대한민국 정부와 한국 주재 외교 인사들에게 선종하신 베네딕토 16세 전임 교황님을 조문할 수 있도록 마련하였습니다.
대한민국 정부와 국민을 대표하여 첫 번째로 온 조문객은 윤석열 대통령이었습니다. 교황 사절로서 저는 대통령에게 교황 성하의 경의를 확실히 전하고 한반도에 평화와 화해를 이루기 위한 모든 노력을 북돋우려는 성좌의 의사를 재확인해 드렸습니다.
이후 한국의 주요 양당 곧 집권 여당인 국민의 힘과 야당인 민주당 대표자들은 물론 박진 외교부 장관, 권영세 통일부 장관, 문화관광체육부 차관의 방문이 이어졌습니다. 또한 많은 대사와 외교관이 각국 정부를 대신하여 조문하고 조문록에 서명하고자 교황청 대표부를 방문했습니다.
저는 한국천주교주교회의 회원 여러분 모두에게 개인적으로 진심 어린 감사를 표합니다. 주교님 여러분께서 선종하신 전임 교황님을 추모하고자 교구의 주교좌성당에서 기도의 시간과 특별 미사를 마련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또한 서울대교구 주교좌 명동대성당 지하성당에 꽃으로 꾸민 베네딕토 16세 전임 교황님의 영정 사진을 모신 분향소를 마련하여, 다양한 지역에서 온 추모객들이 애도하면서 각별한 영적 열정과 슬픈 마음으로 묵주 기도를 바쳐 준 데에 큰 감사를 드립니다. 한국 교회가 정부 당국을 비롯하여 타종교와 맺고 있는 좋은 관계를 확인하여 주듯이, 서울시장과 경기도 자치단체장들 그리고 지역 동방정교회 몇몇 회원들이 애도를 표하고자 분향소를 방문하였습니다. 오늘 열리는 이번 총회가 제게 지난 1월 7일 토요일 오후 주교좌 명동대성당에서 거행된 베네딕토 16세 전임 교황님의 추모 미사를 위하여 주님의 식탁에 모여 주신 여러분 모두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할 기회를 주었습니다. 저는 추모 미사 때에 애도 메시지를 통하여 베네딕토 16세 교황님께서 온 교회에 유산으로 남겨주신 영적 지성적 풍요로움을 강조하고 싶었습니다. 선종하신 전임 교황님께서 당신의 영적 유언에 남기신 요청을 우리의 것으로 삼고 이어가도록 합시다. 주님께서 저를 영원한 집에 반가이 맞아들여 주실 수 있도록 저를 위하여 기도해 주십시오.
4. 지난 주교회의 정기총회에서 대한민국-교황청 외교 관계 수립 60주년 기념 행사에 관한 성찰이 시작되었습니다. 우호적이며 애정 어린 관계들로 새겨진 60년의 역사를 되돌아보면, 1963년 12월 7일에 관례적인 구술서(Note Verbali)의 교환이 있었고, 같은 해 12월 11일에 이를 발표하면서 공식적인 외교 관계가 수립되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저는 이 기회를 빌려 올해 말에 이 외교 관계가 수립된 중요한 날을 기념하는 행사를, 정부 당국의 지원도 받아 기획하는 여러분의 노력에 교황대사관이 감사를 표하게 되어 기쁘게 생각합니다. 교황청 대표부는 이러한 행사가 치러질 수 있도록 마땅한 관심을 두고 기꺼이 도울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오는 10월 5일부터 23일까지 서울대교구의 책임자들과 교황청 대표부가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에서 열릴 전시회를 위한 첫걸음을 이미 내디뎠다는 소식을 주교님 여러분께 전하게 되어 기쁩니다. 아울러 바티칸에서는 고무적인 행사를 위하여 전달해야 하는 자료를 확인하고자 특별 회의가 열릴 예정입니다. 교황대사관은 또한 섬세하게 보존된 귀중한 문서들과 예술 작품들을 교황청에서 대여하여 전시회를 풍요롭게 하고 관람객들에게 배움을 주며 만족스럽게 하려는 본연의 역할로 이바지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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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형제 주교님 여러분, 2주 후 우리는 주님 부활 대축일을 기념할 것입니다. 전통에 따라 성주간에 모든 교구는 관례대로 봉헌금을 모아 교황청에 전달할 것입니다. 이 시기에 교회는 우리를 영적 쇄신으로 초대합니다. 또한 가장 가난하고 도움이 필요한 나라에서 선교하는 교회들과 각별히 연대하는 우리의 헌신을 강화할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교황청의 활동과 교황 성하의 애덕 사업을 지원하는 의무적인 임무를 다하라고 초대합니다. 이에, 저는 베드로 성금과 예루살렘 성지 복구를 위한 헌금을 비롯하여 교회법 제1271조에 따른 기여를 위하여 한국의 모든 교구에서 해마다 아낌없이 모아 주신 봉헌금에 대한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진심 어린 감사 인사를 다시 한번 전하고자 합니다. 선교적 연대의 이러한 모범적이며 구체적인 표현에 마음을 다하여 여러분에게 감사드립니다! 최근 튀르키예와 시리아의 지진 피해자들을 지원하기 위하여 교황님께 보낸 아낌없는 기부에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바티칸에서 머지않아 있을 프란치스코 교황님과의 만남에서 저는 교황님을 향한 여러분의 형제적 헌신의 새로운 표현과 여러분 가운데 또다시 그분을 맞이할 수 있기를 바라는 여러분의 기대를 기꺼이 설명해 드릴 것입니다.
끝으로, 비록 물리적으로는 멀리 떨어져 있지만 이번 정기총회에 대한 저의 친밀함을 전합니다. 아울러 이 나라의 선익과 하느님의 더욱 큰 영광을 위한 복음 선포를 주된 목적으로 하는 유익한 과업을 수행하기 위하여, 성령께서 정신을 밝혀 주시고 마음을 따뜻하게 하여 주시도록 기도로 여러분과 함께하겠습니다.
평화의 모후이시며 한국 교회의 수호자이신 지극히 거룩하신 동정 마리아께 주교님 여러분의 교구와 더불어 여러분의 주교직과 사목 직무를 의탁합니다. 저의 형제적 참여에 대한 관심에 감사드리며 진심을 담아 인사드립니다.
대한민국과 몽골의 교황대사
+ 알프레드 슈에레브 대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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