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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민영화를 향한 움직임에 대한 입장 “모든 사회 제도의 근본도 주체도 목적도 인간이며 또 인간이어야 합니다”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3-03-13 조회수 : 561

[성명서] “모든 사회 제도의 근본도 주체도 목적도 인간이며 또 인간이어야 합니다”- 의료민영화를 향한 움직임에 대한 입장 (2023.2.28)


“모든 사회 제도의 근본도 주체도 목적도 인간이며 또 인간이어야 합니다”

(「간추린 사회교리」, 384항; 「사목헌장」, 25항; 「가톨릭교회 교리서」, 1881항)

- 의료민영화를 향한 움직임에 대한 입장 -



지난해 말 국무회의에서 “국민건강을 지키는 최후 보루인 건강보험에 대한 정상화가 시급하다.”며 전 정부의 의료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에 대해 “예산 20조 원을 쏟아부었으나 의료 남용과 건강보험 무임승차를 방치하면서 국민 혈세를 낭비한 인기영합적 포퓰리즘 정책이기에 개혁을 통해 낭비와 누수를 방지해야 한다.”는 대통령의 발언이 있었습니다.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는 시민들이 병원에서 치료받고 내는 비용을 적게 만들자는 것입니다. 그러나 현 정부는 1년에 2~3000번씩 진료를 받는 극히 일부의 환자를 과잉진료의 예로 들며 보장성을 약화하려는 논리 구조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이는 자신의 능력에 따라 보험료를 내는 공적보험과 달리, 낸 만큼 혜택을 받는 민간보험이 확대되어 경제력에 따라 자신의 건강을 지키지 못하는 국민이 많아진다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건강보험의 보장 약화는 민간 보험회사가 각종 의료보험 상품을 만들고 이에 가입한 이들에게만 의료서비스를 제공하여 수익을 내는 배경을 구축하며 병원 영리화까지 가속화 합니다.


대한민국 헌법 제10조는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고 하였습니다. 또한, 의료법 시행규칙 제1조의 3 제1항 환자의 권리에서는 “환자는 자신의 건강 보호와 증진을 위하여 적절한 보건의료서비스를 받을 권리를 갖고, 성별ㆍ나이ㆍ종교ㆍ신분 및 경제적 사정 등을 이유로 건강에 관한 권리를 침해받지 아니하며, 의료인은 정당한 사유 없이 진료를 거부하지 못한다.”고 하였습니다. 인간은 건강과 자유를 누릴 수 있는 존재이며 질병과 위기상황, 의료적 재난으로부터 보호받으며 삶을 지속할 권리 또한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존재합니다. 그러나 건강보험과 같은 공공 의료보장시스템이 없다면 치료는 보편적 인권이 아니라 민간시장경쟁의 한복판에 자리하게 됩니다. 그 결과로 누군가는 치료받을 권리에서 배제되는 불평등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간추린 사회교리」, 388항 참조).


이에 우리는 사회구성원 모두의 삶을 건강하게 지속할 권리와 자유를 위해, 국가 공권력과 정치공동체에 아래와 같이 요구합니다.

시민의 기본권인 건강과 생명의 문제와 직결되는 건강보험의 보장성이 민간시장의 이익보다 우선 되어야 합니다. 의료민영화의 시행으로 공공의료의 서비스 질이 하락하고 이로 인해 계층에 따른 불평등이 더욱 심화 되어 사회적 약자들의 고통이 더욱 커진다면, 이는 시민들의 건강권을 내팽개치고 위험에 방치하겠다는 뜻과도 같습니다. 국가는 공공 의료보장시스템을 통해 국민이 의료적 재난으로부터 보호받으며 삶을 지속할 권리를 보장할 의무를 지닙니다.

건강보험 제도가 가지는 본질적 의미를 훼손하지 않아야 합니다. 사회보험은 사회안전망을 구축하여 구성원 모두의 권리를 보호하고 인간 존엄성을 지키기 위해 존재합니다. 아프면 누구나 치료받을 권리를 보장하는 건강보험 제도를 약화하려는 시도는 국민이 가진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행복을 추구할 권리, 의료권을 퇴행시키는 것입니다. 건강보험은 사람의 생명과 직결됩니다. 치료받을 권리에 있어 불평등이 발생하고 배제되는 이가 생겨난다면 이는 인간 존엄성과 권리보장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건강보험 운용자금의 재정고갈 도래를 근거로 공포감을 조장하며 세대 간 갈등과 분열을 부추기는 것을 그만두어야 합니다. 우리 사회는 이미 세대 간 갈등과 분열로 많은 상처를 안고 있습니다. 세대 간 연대 의식에 기반한 사회보험이 그 의미와 본질을 잃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건강보험 재정을 국고지원금으로 보조해야 하는 국가의 의무를 다하지 않으면서 과잉진료라는 도덕적 해이 문제를 의료공급자와 국가책임이 아닌 국민의 잘못으로 치부해선 안 됩니다. 시민들의 도덕적 해이는 재정 파탄의 근거가 아니라 오히려 건강 불평등을 드러낸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국가는 시민에게 다가올 위험을 예방하고 관리하며 통제할 의무가 있으며, 이에 소요되는 비용의 책무를 져야 합니다.


공권력이 경제, 정치, 문화, 기술의 본질적 개혁과 필요한 제도 개혁을 이루는 데 꼭 기준으로 삼아야 하는 가치는 진리, 자유, 정의, 사랑입니다. “이러한 가치들을 실천에 옮기는 것이야말로 인간이 자기완성을 이루고 더욱 인간다운 사회생활을 영위하는 확실하고 긴요한 방법입니다.”(「간추린 사회교리」, 197항)


2023년 2월 28일

천주교 서울대교구 사회사목국 정의평화위원회, 천주교 광주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천주교 대전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천주교 마산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천주교 부산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천주교 수원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천주교 안동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천주교 인천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천주교 전주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천주교 제주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천주교 춘천교구 정의평화위원회

한국천주교 남자수도회·사도생활단 장상협의회 정의평화환경전문위원회

한국천주교 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 JPIC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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