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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과 사이가 안 좋은데 어떻게…” 챗GPT의 답변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3-02-24 조회수 : 821

챗GPT 출현… 인공지능과 종교 어떻게 볼 것인가


“신부님과 사이가 나쁜데 어떻게 해야 하나?” 이렇게 질문을 치자 대화형 인공지능 챗봇 ‘챗GPT’ 창에는 잠시 까만 점이 깜박였다. 1분이 채 지나지 않아 답변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신부님과 교우 간의 관계가 나쁠 경우, 해결하는 것은 어려운 문제입니다. 그러나 몇 가지 방법을 시도해 볼 수 있습니다.… 대화에서는 상대방의 말에 귀 기울이고, 그들의 의견을 존중해야 합니다.” 잠시 후 다시 답변이 이어졌다. “믿는 신에게 갈등이 해결될 수 있도록 기도하고, 신앙 공동체에서 기도를 구합니다.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시간과 인내가 필요합니다. 갈등이 생기면 바로 대화하고… 각자의 신념과 기도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해결 방안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라고 글을 맺었다.

다시 대화창에 ‘고통과 종교의 관계’를 묻는 글을 올렸다. 그러자 기도와 명상, 성서 공부, 교회와 종교 공동체 활동, 치료 및 상담을 극복 방안으로 제시했다. “종교적인 믿음은 우리가 어려운 시간에 힘과 위로를 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신앙을 통해 고통을 극복하는 것은 언제나 쉽지는 않습니다. 필요한 경우 종교 공동체, 치료 및 상담 등을 통해 추가적인 지원을 받아야 합니다.”





인공지능이 우리 생활에 미치는 영향

챗GPT의 성능은 생각보다 놀라웠다. 사용자가 물으면 막힘없이 척척 답변이 나온다. 챗GPT는 오픈AI의 ‘샘 울트먼’이 개발한 대화 전문 인공지능 챗봇이다. 사용자가 대화창에 텍스트를 입력하면 대화를 나눌 수 있다. 특히 많은 양의 전문 지식을 담은 에세이와 논문을 순식간에 써내려가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2022년 11월 공개 일주일 만에 사용자가 100만 명을 넘기는 등 획기적 성능으로 화제를 모았다.

이와 관련해 가톨릭중앙의료원 인공지능-뇌과학사업단장을 맡은 의료정보학교실 김태민 교수는 “챗GPT자체를 인공지능으로 보기에는 좀 무리가 있지만 앞으로 풍부한 자료를 기반으로 검색엔진을 대체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챗GPT가 공개되자 마이크로소프트(MS)는 빙챗봇, 구글은 비드를 내놓았고, 한국에서도 네이버와 카카오 등이 개발에 뛰어들었다.

챗GPT의 빠른 성장은 일자리 등 우리 사회에 큰 영향을 줄 전망이다. 생명보험협회 정희수 회장은 최근 “챗GPT가 발전하면 보험금 지급심사나 소비자 상담 부분 등에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면서 “설계사 등 일자리 유지에 충격을 줄 수 있어 염려되는 부분도 크다”고 밝혔다.



인공지능 시대의 종교의 역할은


아울러 신앙 문제까지도 쉽고 간단하게 답변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챗GPT가 가톨릭교회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될지도 관심이다. 수원가톨릭대 교수 한민택 신부는 “굳이 성당에 가서 신부님 얼굴을 보면서 어려운 얘기를 꺼내기보다 그냥 차라리 이런 데(챗GPT)에 물어보고 마는 게 좋겠다고 생각하는 신자들이 늘어날 수 있다”며 “고해성사까지는 아니더라도 신앙 고민 상담이나 교회에서 하는 사목적인 돌봄과 같은 영역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윤리적인 판단이 어려울 때, 예를 들어서 낙태라든가 아니면 안락사 등의 사안까지 AI(인공지능)가 식별하고 답해 줄 수 있는 것처럼 사람들이 착각할 수 있는 위험이 있다”고 강조했다.

한 신부는 “교회적이고 신앙적인 측면에서 챗GPT가 어떤 문제가 될지는 초창기라 미리 예견하기 어렵다”고 전제하고 “다만 챗GPT가 책임을 지는 건 아닌 만큼 인간이 인격적인 신뢰 안에서 만나서 나누는 대화와 챗GPT가 주는 답변을 동급으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어쩌면 챗GPT가 신부 행세를 하면서 훈계도 주고 보속을 주는 것처럼 하겠지만 사목자가 신자들과 신앙적 어려움, 삶의 어려움에 대해서 고민을 나누는 대화와는 분명히 다를 것”이라며 “이게 어떻게 다른지 더 예리하게 찾아야 하고 그 답을 찾는 게 교회한테 큰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인간의 존엄성이나 인간의 고유한 인격성을 해칠 수 있는 그런 부분들을 파악해서 위험성을 알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부정적 측면만 지나치게 강조해 이를 배척하기보다 과거 네이버와 구글 등 검색시장이 초기 등장했을 때 우려가 컸지만 순차적으로 정착한 것처럼 이를 받아들이고 선용할 수 있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김태민 교수는 “챗GPT는 정답이 없는 문제는 원칙적으로 제공할 수 없다”며 “점점 대중화될수록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거나 문제가 있을 수 있는 질문에 대해서는 강제적으로 대답을 제한하도록 하는 사회적 합의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상도 기자 raelly1@cpbc.co.kr 가톨릭평화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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