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8월 30일 추기경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는 특히 새 교황령 「복음을 선포하여라」(Praedicate Evangelium)의 내용을 주된 의제로 논의를 진행했다.CNS
【외신종합】 프란치스코 교황과 전 세계 추기경들은 8월 29일과 30일 이틀 동안 교황청 시노드홀에서 추기경 회의를 열고 교회의 주요 현안들에 대해 ‘자유롭게 토론’했다.
추기경 회의에서는 평신도 지도자들에게 교회 운영과 통치에 어느 정도로 권한이 주어질 수 있는지를 중심으로, 교황청 관리들의 임기와 바티칸시국의 재정 문제 등이 주로 논의된 것으로 전해진다.
회의는 비공개로 진행됐고 참석자는 추기경과 총대주교, 교황청 관리들을 포함 총 197명이다. 영어와 이탈리아어, 프랑스어, 스페인 등 4개 언어별 12개 소그룹 토의로 진행됐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회의에 앞서 지난 3월 19일 반포, 6월 5일 발효된 교황청 조직 개편에 관한 교황령 「복음을 선포하여라」(Praedicate Evangelium) 반포 취지와 경과를 설명하고 ‘마음으로부터’ 이 교황령의 주요 내용들에 대해 토의할 것을 당부했다. 새 교황령은 2013년 프란치스코 교황 즉위 이래 9년 동안 이어진 교황청 개혁 작업의 성과다. 특히 이전까지 교황청 부서를 이끄는 책임과 권한이 고위 성직자에게 유보됐던 것과 달리 새 교황령은 교회 안의 누구라도 교황청 부서를 이끌 수 있다고 명시했다.
이와 관련해 예수회 신학자인 잔프랑코 기를란다 추기경은 “교회 통치 권위는 성직이 아니라 ‘교회법적 사명’에서 온다”고 말했다.
교황청 주교부 장관 마르크 우엘레 추기경은 지난 7월 ‘로세르바토레 로마노’지 기고문에서 교회 통치의 권한을 성직제도로부터 분리했던 교회사적 선례들을 검토하고, 주교단의 수장으로서 사도 베드로의 후계자는 하느님 백성을 선발하고 그들을 교회 통치의 권위에 참여시킬 권한을 갖는다고 설명했다.
이번 추기경 회의 참석자들은 이러한 관점들이 새 교황령 및 교회 통치 권한에 대한 평신도들의 참여와 관련한 토론의 바탕을 이루고 있다고 전했다.
추기경 회의에서는 또 교황청 부서장들의 임기와 관련된 논의가 이뤄졌다. 새 교황령은 각 부서장의 임기를 5년, 1회에 한해 연임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새 부서장이 충분히 업무를 수행하기에는 임기가 짧다는 의견과 성직주의적이거나 경력주의를 방지하기 위해서 필요한 규정이라는 의견이 함께 제시됐다.
추기경 회의 둘째 날에는 2023년까지 이어지는 세계주교시노드 및 시노달리타스를 통한 교회 통치의 중요성에 대해 논의했다. 이는 경청과 대화, 평신도의 참여가 최우선적으로 강조된다.
일부 추기경들은 시노달리타스가 아직 충분히 계발되지 않은 신학적 개념이라고 주장했지만, 많은 참석자들은 그 뿌리는 초대교회, 가까이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 정신에 바탕을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교황은 직접 이 토의에 참여, 시노달리타스의 구현은 교회의 삶에 있어서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추기경 회의 후 교황은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신임 추기경 서임 감사미사를 봉헌했다. 교황은 미사에서 강론을 통해 추기경들은 자신들이 ‘성직제도 안에서 탁월한 위치’를 가졌다고 생각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
가톨릭신문 2022-09-11 [제3310호, 6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