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신부는 앞으로 4년간 총장직을 수행하는 동안 늘 마음에 새겨 놓고 싶은 성구를 “듣기는 빨리하되, 말하기는 더디 하라”(야고 1,19)로 꼽았다. 시노달리타스의 ‘경청’과 맥을 같이하는 구절이다.
“제가 생각하는 총장은 말하는 사람이라기보다 듣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가깝게는 신학생들과 교수 신부님들, 교직원 목소리를 잘 듣겠습니다. 사제 양성에 관심 있는 모든 신부님과 신자분들 말씀에도 귀 기울이겠고 무엇보다 양성의 최고 주체이신 하느님 말씀을 잘 듣겠습니다.”
“‘잘 듣는 것’은 현시대가 필요로 하는 사제의 모습이고, 잘 듣는 법을 배우고 훈련하는 것은 사제 양성의 기초”라고 역설한 박 신부는 “사제가 되려는 사람은 ‘하느님 말씀’, ‘자기 내면의 소리’, ‘신자들 목소리’, ‘세상의 소리’ 등을 잘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네 가지는 결국 영성, 인성, 사목, 지성 양성의 바탕을 이룬다. 박 신부는 “이것이 통합적으로 이뤄지도록 교수 신부님들과 같이 노력하고 싶다”고 밝혔다.
앞으로 진행할 구체적인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약 2년 전 대학 구성원 모두가 고민하고 연구한 ‘갓등 2030 발전계획’을 들어 설명했다. 이는 ‘새로운 복음화를 선도하는 대학’이라는 비전과 함께 ‘통합, 자율, 개방’의 세 가지 중심 가치에 집중해 대학 인프라 개선과 양성의 질 향상을 추구하는 중장기 계획이다.
박 신부는 “세 가지 가치를 실현해 잘 듣고 소통하는 사제를 양성하고, 다양한 학문적·문화적 교류를 통해 열린 대학이라는 평가를 듣는 신학교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2003년 사제서품 후 약 11년의 세월을 신학교에서 보낸 박 신부는 서품된 지 얼마 안 된 젊은 사제들이 신자들과 행복하게 산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
“세상도, 청소년들의 사고방식과 문화도 급변하는 세상 속에서 사제 양성이 해가 갈수록 어려워진다”는 박 신부는 “사제 양성은 결코 신학교 교수 신부들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 백성인 교회 구성원 모두가 성소 계발과 양성의 협력자라는 것을 기억하고 지속해서 기도해 달라”고 신자들에게 당부했다.
“참으로 많은 분이 다양한 방법으로 사제 양성을 위해 도움을 주십니다.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관심과 후원이 더 빛을 발할 수 있도록 참 사제 양성을 위해 수원가톨릭대학교 모든 교수 신부님과 함께 노력하겠습니다.”